[작은영웅]16년간 어린이집 차량 몬 기사 할아버지의 퇴사 후 반전 근황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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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3일, 오늘은 어린이집 기사 할아버지의 마지막 근무일입니다.
황혜경 튼튼한어린이집 부원장님"애들을 많이 좋아하셔서 아이들 보러 오시고, 아이들이 막 반갑게 인사하거든요. 할아버지 부르고 하니까. 그래서 더 오시는 것 같아요. 교실에 아기들 보러 가면서 고장 난 거 있으면 고쳐주시고...보수를 받고 하는 일이 아니라 그냥 가족처럼 할아버지죠, 저희한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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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혜경 튼튼한어린이집 부원장님
“방학 기간인데 매일 오시긴 매일 오세요. 대구에 비가 많이 와가지고, 보수하시고, 세탁기도 옮겨주시고 이러시느라고 계속 나오시고 계세요”
지난 2월 23일, 오늘은 어린이집 기사 할아버지의 마지막 근무일입니다. 마지막날에도 ‘달칵’ 안전벨트 소리를 듣고 출발해, 아이들을 한명 한명 모두 집까지 무사히 데려다주고 복귀한 할아버지. 앞마당에서 뜻밖의 광경을 만납니다.
떡 케이크를 든 선생님들이 할아버지를 기다리고 있었던 겁니다. 깜짝 은퇴식입니다. 촛불이 꺼질까 봐 손으로 가린 채 조심조심 내려오던 선생님들은 할아버지를 보자마자 이구동성으로 외칩니다.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건강하세요”
"고맙습니다"
이 은퇴식의 주인공은 대구 ‘튼튼한어린이집’의 인기만점 운전기사인 77세 박영복 할아버지입니다.
시외버스와 고속버스까지 운전 경력만 50년이 넘는 베테랑 기사인 박 할아버지는 정년퇴임 후 자신이 가장 자신있는 일이 운전이라고 생각해 노란 봉고차를 사 16년 전 이 어린이집에 첫 출근을 했다고 해요.
그 긴 시간 동안 단 한 번의 사고도 없이 아이들의 안전한 등‧하원을 책임졌던 박 할아버지는 반년 전부터 무릎 통증이 심해져 운전대를 내려놓기로 결심했습니다.
선생님들은 아쉬움과 고마움에 깜짝 은퇴식을 열어주었고, 학부모들과 공유하고 싶어 인스타그램에 올렸는데 영상은 말 그대로 대박이 났습니다.
조회수는 965만회를 훌쩍 넘었고, 좋아요는 무려 41만개를 넘게 받았죠. 그 뒤로 동네 스타가 된 박 할아버지의 근황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6개월이 지난 지금, 할아버지는 어떻게 지내고 계실까요?
황혜경 튼튼한어린이집 부원장님
“방학 기간인데 매일 오세요. 저희 닭장에 닭 모이도 주셔야 되고, 지금 세탁기가 고장나가지고, 세탁기도 옮겨주시고 요새 비가 대구에 많이 와 가지고 그걸 이제 보수하시고, 이러시느라 계속 나오시고 계세요”
그랬군요, 박 할아버지는 은퇴 이후에도 매일같이 어린이집에 출근을 하시고 계셨습니다. 선생님들이 말려도 어린이집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수리하느라 은퇴하기 전보다 더 바빠지셨다고 해요.
그런데 선생님들은 박 할아버지가 은퇴한 이후에도 매일 어린이집에 오는 진짜 이유가 따로 있다는 걸 다 알고 있다고 합니다.
황혜경 튼튼한어린이집 부원장님
“애들을 많이 좋아하셔서 아이들 보러 오시고, 아이들이 막 반갑게 인사하거든요. 할아버지 부르고 하니까. 그래서 더 오시는 것 같아요. 교실에 아기들 보러 가면서 고장 난 거 있으면 고쳐주시고...보수를 받고 하는 일이 아니라 그냥 가족처럼 할아버지죠, 저희한테는...”
홀로 생활하는 박 할아버지에게는 아이들을 보는 게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매일 아이들을 보러 왔고, 와서는 이곳저곳을 살펴보다가 수리까지 도와주게 된 거죠. 아이들이 보다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할아버지는 조만간 면허증을 반납할 계획인데, 마지막 운전도 어린이집 쌀 배달이라고 합니다.
황혜경 튼튼한어린이집 부원장님
“저희가 쌀을 농사짓는 분한테 받아서 먹거든요. 요번 마지막에 쌀 갖다주신다고... 그것만 하시고 면허증 반납하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차도 파신 것 같더라고요. 이제 운전 안 하시려고...”
운전대는 내려놓았지만 아이들이 보고 싶은 마음만큼은 내려놓을 수 없었던 박 할아버지, 오래오래 건강하셔서 아이들과 행복한 시간을 더 많이 보내시길, 우리 모두가 기원하겠습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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