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가 살인자" 전현희 발언 후폭풍…'최고위원 선거운동' 비판도
전현희 "난 욕 한번 한 적 없는 범생이였다"
최고위 당선권 밖 상황에 '개딸'에 호소?
여야 '정치적 의도' 따지는 양상 점입가경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살인자" 발언을 두고 여야 극한 대치가 심화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소속 의원 108명 이름으로 전 의원 제명 촉구 결의안을 제출한 가운데, 대통령실도 전 의원을 향해 '공개적인 사과'를 요구를 이어가고 있다.
전 의원 측은 자신을 '욕 한번 한 적 없는 범생이'라고 전하며 발언 배경에 대해 "정부·여당이 강직했던 고인의 명예를 매도하는 것은 참기가 어려웠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 8·18 전당대회 경선이 막바지 단계인 상황에서 전 의원의 최고위원 누적 득표율이 아슬아슬하게 당선권 밖(6위)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의도를 따지는 양상으로 비화(飛火)되는 모양새다.
전현희 의원은 16일 SNS를 통해 "평생 욕설 한 번 해본 적 없는 범생이로 살아왔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왜 격한 발언의 당사자가 되었을까"라며 자신이 쏟아낸 극언(極言)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전 의원은 지난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청문회 의사진행발언에서 최근 국민권익위원회 간부가 숨진 사건과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사건 종결이 연관됐다며 "김건희·윤석열이 국장을 죽인 것" "김건희가 살인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직 영부인과 대통령을 '살인자'라고 지칭하는 상황에 국민의힘은 소속 의원 전원의 이름으로 전 의원을 국회의원직에서 제명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냈다. 대통령실도 박찬대 민주당 대표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유감 표명'에 넘어가지 않고 '전 의원의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지난 2020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국민권익위원장을 역임한 전 의원은 숨진 고인을 부하 직원으로 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 의원은 고인의 빈소에서도 현재의 직속 상사로서 "해당 간부 사망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정승윤 부위원장과 책임 소재를 두고 설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 의원은 "아끼고 존경했던 강직한 부하 직원의 믿기지 않는 참담한 죽음에 상관이었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겠느냐"며 "눈물만 흘리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이었고, 고인의 애달프고 안타까운 희생에 나서야 하는 것은 어쩌면 운명"이라고 적었다.
또 "발언 도중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갑자기 끼어들어 내가 '권익위국장 죽음에 죄가 있다 그런 말할 자격이 없다'면서 고인의 죽음이 마치 내게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소리를 질렀다"며 "나에 대한 모욕이나 누명을 씌우는 것은 참을 수 있으나 강직했던 고인의 명예를 그런 식으로 매도하는 것은 도저히 참기가 어려웠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전 의원의 주장과 유가족들의 아픔과는 별개로,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안'이 '민감한 시기'에 주목받으면서 전 의원의 입장 표명이 여러 정치적 해석을 낳고 있다.
특히 여당 측에선 관련 문제에 '투사적 면모'로 대응한 전 의원의 태도와 관련, 얼마 남지 않은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셈법이 작용한 것 아니냐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전 의원은 현재 최고위원 경선에서 누적 득표율이 당선권인 5위 이언주 후보(11.56%)에 이어 6위(11.54%)를 기록하고 있다. 두 후보의 득표율 격차는 0.02%p다.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을 지낸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SBS라디오에 나와 "공직자의 안타까운 죽음을 정쟁으로 이용하려는 아주 정치적인 계산"이라며 "아마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개딸들에게 최고위원 뽑아달라고 아양 떠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많다"고 해석했다.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SNS에 "국가원수와 부인을 아무런 근거 없이 살인자로 몰아도 되느냐"며 "나는 '당신네 당에 있는 어떤 분과 관련해 5명쯤이 이해할 수 없는 죽음을 맞았는데, 그래서 심지어 '자살 당했다'는 괴담까지 나돌았는데 그럼 그분은 연쇄살인자냐'하는 말이 목까지 차올랐다"고 이재명 전 대표를 우회적으로 겨냥했다.
이와 관련해 전 의원 측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최고위원 선거보다 3선인 전 의원의 정치적 이미지가 다른 쪽으로 굳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경선 상황에 대한 정치적 전략은 아닐 것"이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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