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선릉 훼손' 50대 이모씨 경찰 구속영장 기각

"도망·증거인멸 염려 없어"
초범·증거수집 상태 등 반영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조선왕릉 선릉을 훼손한 50대 여성 이모씨의 경찰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사진은 훼손된 선릉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조선왕릉 선릉을 훼손한 50대 여성 이모씨의 경찰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6일 문화유산법 혐의를 받는 이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영장을 기각했다.

신 부장판사는 "피의자가 혐의를 인정하고 초범인 점과 수사와 심문에 임하는 태도, 범행 동기, 피해 정도, 수집된 증거, 주거 및 가족 관계 등을 고려할 때 도망이나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14일 오전 2시 30분께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선릉 성종대왕릉에 주먹 하나 크기의 구멍을 파서 훼손한 혐의(문화유산법 위반 등)를 받는다.

선릉은 조선의 9대 왕인 성종과 그의 세 번째 왕비 정현왕후 윤씨가 묻힌 능으로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토대로 동선을 추적해 사건 발생 당일 오후 5시 40분께 경기도 이씨의 집에서 그를 체포하고 전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측은 구속영장 신청 이유로 선릉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국가지정문화재인 점과 국가유산청 관리 시설을 침입한 점, 최근 잇단 문화재 훼손 사건 발생으로 모방범죄가 우려되는 점 등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경찰은 혐의 내용을 보강해 검찰 송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