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파크커머스도 기업 회생 신청…큐텐그룹 도미노 위기
티몬·위메프와 함께 큐텐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인터파크커머스가 16일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티메프에서 시작된 판매 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큐텐그룹 전체의 유동성 위기로 확산되고 있다.
이날 인터파크커머스는 서울회생법원에 자율구조조정지원(ARS) 프로그램 형태의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인터파크커머스는 큐텐그룹의 100% 자회사로 AK몰과 인터파크쇼핑을 운영하고 있다. 회사 측은 “티몬과 위메프에서 시작된 정산지연 사태가 인터파크커머스의 기업활동에 영향을 미쳤다”며 “판매사와 거래가 중단되고 구매 고객들이 이탈하며 다양한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판매자(셀러)들에 따르면 인터파크커머스는 지난달 31일부터 판매 대금을 정산하지 못하고 있다. 미정산 규모는 약 55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파크커머스 측은 “판매자와 고객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다수의 잠재 투자자들과 전략적 투자부터 기업 매각까지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면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해 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ARS 프로그램은 회생 개시 결정을 최장 3개월까지 연장하고 채권자 협의회 회사 정상화 계획을 설명하도록 한 제도다. ARS를 통해 협의가 이뤄지면 법원에 제기한 기업 회생 신청은 취하된다. 그러나 채권자들과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거나 전체 부채 중 3분의 2 이상을 가진 채권자들이 ARS 진행을 반대하면 법원은 다시 기업회생 개시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티몬·위메프에 ARS를 승인하고 다음 달 2일까지 채권자들과 해결책을 협의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인터파크커머스의 ARS 신청도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 회사 측은 “ARS 방식의 회생절차를 진행하며 채권자들과 지급형평성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며 “현재 추진 중인 투자 유치 과정에서 법원의 판단과 자료를 기초로 채무 지급의 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인터파크커머스는 현재 ARS 신청을 위해 회계법인 등과 자구 계획안을 준비하고 있다. AK몰과 인터파크쇼핑을 하나로 통합하고 인력 축소, 조직개편 등을 추진하는 내용이다. 최근 인터파크커머스는 희망퇴직을 통해 50여명의 인력을 감축했다. 티몬·위메프의 경우 퇴직연금에 가입하지 않아 퇴사 직원들의 퇴직금 지불이 어려운 반면 인터파크커머스는 퇴직연금에 가입돼 있어 당장 퇴직금 지급에는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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