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1st] 뜻밖의 세대교체 신호탄? '웃음가스 논란' 비수마 공백 '양민혁과 동갑' 그레이가 메울까

김희준 기자 2024. 8. 16.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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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 비수마(토트넘훗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앤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홋스퍼 감독.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이브 비수마가 웃음가스 흡입 논란으로 개막전 출장 정지를 당했다. 어쩌면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신입생 기용이 예정보다 빨라질 수 있다.


비수마는 지난 11일(한국시간) 바이에른뮌헨과 프리시즌 마지막 친선경기에서 2-3으로 패한 뒤 밤새 파티를 즐기다가 웃음가스를 흡입해 논란을 빚었다. 본인이 직접 웃음가스를 마시는 영상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는데, 영국에서는 지난해부터 웃음가스를 개인이 소지하는 건 불법이다. 비수마는 곧바로 SNS 영상을 내린 뒤 "심각한 판단 착오였다"며 "축구선수이자 롤모델로서 책임감을 여실히 느끼고 있다"고 사과했다.


토트넘은 비수마에게 개막전 출장 정지 처분을 내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레스터시티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1라운드를 앞두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비수마는 축구선수로서 구단, 동료, 팬, 관계자들에 대한 책임이 있고, 그 의무를 저버렸다"며 "개막전에는 나올 수 없다. 구단 차원에서 징계했다"고 밝혔다. 이어 "징계는 1경기지만 비수마는 이번 일을 계기로 많은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라며 공식 제재와는 별개로 개선된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추가적인 불이익이 있을 거라 경고했다.


개막전에 비수마가 나오지 못하면서 토트넘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누가 볼지 관심이 모인다. 비수마는 지난 시즌 파페 마타르 사르와 미드필더 짝을 이뤘는데 실제로는 사르보다 내려선 위치에서 후방 빌드업을 돕고 수비와 중원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맡았다. 그래서 비수마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보면 4-3-3, 사르와 같은 위치로 보면 4-2-3-1로 토트넘 전형을 설명할 수 있다.


역량 면에서 비수마를 대체할 가장 알맞은 선수는 로드리고 벤탕쿠르다. 벤탕쿠르는 너른 활동량과 간결한 플레이로 수비형 미드필더로서도 제 역할을 할 수가 있다. 다만 전진성이 과해 상대에게 뒷공간을 내줄 확률이 제법 있으며, 경기 조율 능력도 낮아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세세한 지시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1인분도 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로드리고 벤탕쿠르(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아치 그레이(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그렇기 떄문에 벤탕쿠르보다 실력은 아쉬워도 수비적으로 비수마 역할에 더 알맞은 아치 그레이가 중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레이는 이번 프리시즌 주 포지션인 미드필더로 별로 뛰지 못했다. 대부분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미키 판더펜이 모두 빠진 센터백 자리를 채우거나 지난 시즌 리즈유나이티드에서 잠재력을 터뜨린 포지션인 라이트백으로 출장했다. 미드필더로는 한국 투어에서 바이에른뮌헨을 상대로 수비형 미드필더를 소화한 경기가 유일했는데 당시에는 바이에른의 강한 전방 압박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그레이를 개막전에 실험할 만한 요인은 충분하다. 우선 레스터시티는 이번 시즌 승격한 팀이다. PL 경력이 굵직하긴 해도 승격을 이끈 엔초 마레스카 감독과 성골 유스 미드필더 키어넌 듀스버리홀을 모두 첼시에 넘겨줬다. 최근 아담 흘로체크도 호펜하임에 하이재킹당하는 등 선수 보강이 원하는 대로 이뤄지지 않아 전력이 강하지 않다.


또한 레스터에 새로 온 스티브 쿠퍼 감독은 전방 압박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강렬할 정도로 구사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PL에서는 실리적으로 내려앉는 축구를 구사해 살아남았다. 쿠퍼 감독이 중시하는 빠른 공격 전환만 잘 방어해내는 게 관건인데 그레이는 위치 선정과 가로채기가 좋은 선수라 궁합이 맞는다. 프리시즌 내내 단점으로 지적되던 피지컬과 경합 능력을 얼마나 발전시켰느냐가 관건이다.


물론 1경기를 잘했다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시즌 전체 계획을 단번에 수정할 리는 만무하다. 이번 시즌 그레이는 준주전급 자원으로 중요도가 떨어지는 경기에서, 선수가 부족한 포지션을 메우며 성장할 공산이 크다. 비수마가 1996년생으로 막 전성기에 접어든 시점이라는 점에서도 2006년생 그레이가 유리하지는 않다. 그럼에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새로운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걸 주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레이가 비수마를 대신해 개막전에 나오는 모습도 충분히 그려볼 수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비수마를 밀어내고 그레이가 주전을 차지한다면 비수마를 비롯한 토트넘 선수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내리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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