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애플 대신 화장품 샀다…하반기도 장밋빛 랠리? [엔터프라이스]

정호진 기자 2024. 8. 16.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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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셔 해서웨이, 2분기 울타뷰티 69만여주 매수 공시
실리콘투 `B2B 매출 주력, 현지 B2C 플랫폼 확장 관계 없다`

[한국경제TV 정호진 기자]
<기자> 워렌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한 애플 주식의 절반을 팔아 치우며 화제가 됐는데요. 그 돈으로 어떤 기업에 투자했을까요?

버크셔는 미국의 '올리브영'이라고 불리는 울타뷰티의 주식을 샀습니다.

울타뷰티는 직접 PB제품을 만들기도 하지만, 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뷰티 제품을 유통, 판매하는 기업인데요.

버핏은 화장품 시장의 미래를 장밋빛으로 보고 있는 걸까요?

실적 발표 이후 한풀 꺾였던 우리 기업들도 그 장밋빛 미래에 함께 갈 수 있을지, 취재한 내용들 전해드리겠습니다.

<앵커> 워렌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난 분기 미국의 올리브영이라고 불리는 '울타뷰티'의 주식 69만여주를 사들였다고 공시했죠.

정 기자, 미국이 우리 뷰티 기업들의 주요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향후 업황에 대해 버핏도 긍정적인 시선으로 보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미국 현지에서의 유통 상황과, 우리 제품들의 입지를 살펴볼까요?

<기자> 네, 미국의 3대 뷰티 제품 플랫폼은 세포라(Sephora), 울타뷰티(Ulta), 타겟(Target)인데요.

현지 조사에 따르면, 시장 점유율은 세포라와 울타뷰티가 각각 37%와 32%로 박빙을 벌이고 있습니다.

아직 우리 제품들의 미국 시장 침투율이 한 자릿수대이긴 하지만, 마녀공장이나 토니모리, 바닐라코, 스킨1004 같은 제품들이 입점해있고요.

세포라의 베스트 셀러 랭킹 중 우리 제품은 라네즈의 립 글로이 밤, 립 슬리핑 마스크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울타뷰티에선 메디힐의 콜라겐 패드, 히어로코스메틱스의 마이티 패치, 코스알엑스의 스네일 올인원 크림 등이 랭크인 했습니다.

이외에도 SNS를 통한 뷰티 제품들의 구매도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틱톡샵에서 가장 거래가 많이 일어나는 업종이 뷰티(약 23%) 분야로 올해 약 25억 달러가 거래된 것으로 파악되는데요.

미국 틱톡샵 판매 랭킹을 봐도, 1위와 5위에 뷰티 업종이 이름을 올렸는데요.

우리나라의 기초 제품들도 'glass skin'(도자기 피부)라는 태그와 함께 인기를 얻고 있고요.

국내 기업들도 이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실리콘투의 채널 팔로워 수를 합하면, 약 400만 명에 달합니다.

<앵커> 대표님 지금 울타 뷰티가 미국 현지에서 1위 세포라를 따라잡으려고 하는 업체인데, 실리콘투와 비슷하게 이제 SNS 플랫폼 마케팅을 한다고 하잖아요?

미국 현지에 있는 플랫폼인 데다가 SNS 마케팅도 한다고 하면, 경쟁력이 상당할 것 같거든요.

그렇다면 앞으로 뷰티 기업을 투자하는 시각도 이제는 유통이 아니라 ODM이나 브랜드로 바꿔야 되는 건가요?

<이충헌 밸류파인더 대표> 일단 실적 발표가 나온 뒤 화장품주들의 희비가 반도체 기업처럼 엇갈렸었거든요.

실리콘투 같은 경우에도 8월 13일에 실적을 발표했는데 시장 기대치가 4월, 5월, 6월… 계속 올라갔습니다. 2분기 실적이 더 잘 나올 것이라는 건데요.

그런데 호실적이 나왔는데도, 오늘 상승을 제외하면 이틀 동안 주가가 거의 10% 정도 하락했거든요.

일단 현재는 워렌 버핏이 울타 뷰티를 매수하며, 미국에서 갑자기 관심이 늘어나고 있고 프리마켓에서도 주가가 급등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봤을 때에는 우리나라는 업황 성장에 대한 가능성도 있지만요.

지금 당장으로는 사실 수급적인 이슈가 더 영향을 주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실리콘투는 최근에 국내 증권사뿐만이 아니라 일본의 노무라 증권이 목표 주가를 7만 원까지 제시하면서 그 상승 여력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줬는데요.

지난주에도 말씀을 드렸지만 색조, 기초 화장품의 경우 미국 수출이 굉장히 늘었다라고 했는데요.

이런 부분들도 당연히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수급적인 관점도 충분히 한 번은 더 고려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정 기자, 실리콘투는 우리 뷰티 제품들의 해외 시장 진출을 돕는 플랫폼 역할을 하지 않습니까?

유통 채널이 활발해진다면, 중간 다리 역할인 실리콘투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는 것 아닐까요?

<기자> 네, 오늘 원고를 준비하며 실리콘투 측의 내부 의견을 들어봤는데요.

울타뷰티 같은 현지 플랫폼은 B2C가 주력이지만, 실리콘투는 B2B 영역이 훨씬 큰 만큼, 겹치는 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K-뷰티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얻고, 수요가 늘어나는 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올해 2분기 실리콘투의 매출 비중을 보더라도요. 매출 대부분이 해외 사업자 매출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PA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24% 증가한 반면, CA 부문은 전년 대비 152% 성장했습니다. 해외 고객 수도 50% 이상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고요.

물론 아마존이나 알리익스프레스 같은 플랫폼에서, 국내 업체들을 대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건 맞지만요.

물건만 사이트에 올린다고 전부가 아니잖아요?

당장 실리콘투의 물류 인프라나 해외 거점, 마케팅 노하우 등은 쉽게 대체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의견입니다.

<앵커> 뷰티 산업 전반이 미국에서 새롭게 고개를 들고 있다는 지점에서, K-뷰티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데에 무게를 싣는 견해 같습니다.

대표님, 울타뷰티의 올해 예상 순이익 기준으로 PER이 약 12배 정도인데요.

미국 화장품 플랫폼이 이렇게 저평가돼 있다면 K-뷰티보다는 미국 뷰티 기업이 더 투자 매력도가 높다고 봐야 되나요?

<이충헌 밸류파인더 대표> 사실 울타뷰티가 지금까지 그렇게 많은 관심을 받은 기업은 아닙니다. 이번에 버크셔 해서웨이가 투자하며 주목받게 됐는데요.

울타뷰티는 이달 말에 실적 발표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외국계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번 실적은 컨센서스를 하회할 것이고, 주가가 빠지면 그때는 사야 한다고 했거든요.

밸류에이션상으로 보면은 사실 미국 화장품 플랫폼 기업들이 더 저평가가 됐다는 건, 지금 기준으로는 맞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사실 PER이 우리나라만 해도 낮은 회사들이 되게 많거든요.

결국 저평가의 기준은 단순히 현재 주가가 아니라, 미래 성장성이 어느 정도 더 기대가 되느냐가 중요한데요.

우리 기업들 가운데 실리콘투 같은 기업들은 포워드 PER이 약 25배 정도까지는 얘기를 합니다.

그래서 실리콘투도 그렇긴 한데, 울타뷰티는 12배인 상황이고요.

또한 목표가 우리나라에서 해외로 진출하는 것과, 미국은 자국, 또 해외로 가는 건 시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미국이 더 클 테니까, 그 밸류에이션을 추가적으로 더 받을 수는 있겠죠.

그러한 부분들이 이제 미국 시장 내에서도 어떠한 성장성을 보일 수 있을지는 좀 지켜봐야 되지만요.

현 시점에서도 해외주식 투자자분들 가운데 아주 늦은 건 아니니까 울타뷰티에 대해서 한번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앵커> 정 기자, 오늘 소식 한 마디로 정리해 보면요?

<기자> "화태식이 돌아왔구나"
정호진 기자 auv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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