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영이 아버님 진정하시요잉, 이게 끝이 아니랑께요"…'최연소 30-30'에 광주동성고 스승도 뭉클했다

김근한 기자 2024. 8. 16.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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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은 지난 1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 경기 5회초 1사 1루 세 번째 타석에 나서 상대 선발 헤이수스의 초구 148km/h 속구에 곧바로 방망이를 힘차게 휘둘러 중앙 담장을 크게 넘어가는 비거리 130m짜리 홈런으로 연결했다. 김도영은 2015년 에릭 테임즈(당시 NC 다이노스) 이후 9년 만에 KBO리그 역대 9번째 30홈런-30도루에 성공했다. 최연소 30홈런-30도루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광주동성고 시절 김도영. 김근한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근한 기자) KIA 타이거즈 '천재 소년' 김도영이 최연소 30홈런-30도루 대기록 고지에 올랐다. KBO리그 슈퍼스타로 올라선 김도영을 흐뭇하게 바라본 이가 있다. 바로 김도영 모교 스승인 광주동성고등학교 야구부 김재덕 감독이다. 

김도영은 지난 1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 경기에 3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2득점으로 팀 12-1 승리에 이바지했다. 

김도영은 지난 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시즌 29호 홈런을 기록한 뒤 7경기 동안 홈런이 없었다. 앞선 13일과 14일 고척 키움전에서 2경기 연속 안타로 예열한 김도영은 15일 드디어 담장을 넘기면서 시즌 30호 홈런에 도달했다. 

이날 김도영은 1회 초 1사 1루 상황에서 첫 타석에 들어섰다. 김도영은 상대 선발 투수 헤이수스의 3구째 133km/h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아쉬운 파울 홈런을 날렸다. 결국, 김도영은 5구째 151km/h 속구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물러났다. 

김도영은 3회 초 선두타자 김선빈이 안타로 출루한 뒤 다시헤이수스를 상대했다. 공 4개를 지켜본 김도영은 볼카운트 2B-2S 상황에서 5구째 138km/h 체인지업에 방망이를 냈다. 하지만, 김도영은 2루수 방면 병살타로 아쉬운 결과를 받았다. 

경기 초반 1-1로 팽팽한 흐름이 이어진 가운데 KIA는 4회 초 김태군의 2점 홈런으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김태군은 2사 1루 상황에서 헤이수스의 6구째 148km/h 속구를 통타해 비거리 115m짜리 투런 아치를 그렸다.

15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5회초 1사 1루 KIA 김도영이 투런홈런을 날리고 있다. 김도영은 2015년 에릭 테임즈(당시 NC 다이노스) 이후 9년 만에 KBO리그 역대 9번째 30홈런-30도루에 성공했다. 최연소 30홈런-30도루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고척, 김한준 기자


15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5회초 1사 1루 KIA 김도영이 투런홈런을 날린 뒤 소크라테스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김도영은 이 홈런으로 30-30을 달성했다. 고척, 김한준 기자

역사적인 대기록의 순간은 5회 초에서 나왔다. 김도영은 5회 초 1사 1루 상황에서 세 번째 타석에 나섰다. 김도영은 헤이수스의 초구 148km/h 속구에 곧바로 방망이를 힘차게 휘둘렀다. 맞는 순간 헤이수스가 허망한 웃음을 지었을 정도로 타구는 중앙 담장을 크게 넘어가 비거리 130m짜리 홈런으로 연결됐다. 

김도영도 홈런을 직감한 듯 타구를 응시하다가 베이스를 돌면서 오른쪽 팔을 번쩍 들어 기쁨의 세리모니를 펼쳤다. 2015년 에릭 테임즈(당시 NC 다이노스) 이후 9년 만에 KBO리그 역대 9번째 30홈런-30도루에 성공한 김도영은 최연소 30홈런-30도루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김도영(20세 10개월 13일)은 종전 최연소 기록이었던 '리틀쿠바' 박재홍(당시 현대 유니콘스)의 22세 11개월 27일을 약 2년 앞당긴 데다 테임즈(112경기)를 뛰어넘고 최소경기 30홈런-30도루 기록까지 만들었다.

대기록으로 부담을 던 김도영은 7회 초 1사 1루 상황에서 좌전 안타를 때려 멀티 히트 경기도 완성했다. 이어진 2사 만루 기회에서 나성범의 우전 적시타가 터지면서 김도영은 홈까지 밟았다. 

기세를 이어간 KIA는 8회 초 나성범의 비거리 130m짜리 대형 3점 홈런으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선발 투수 양현종의 7이닝 1실점 쾌투와 함께 12-1로 대승을 거둔 KIA는 주중 위닝 시리즈 확정과 함께 다가오는 주말 LG 트윈스 원정 3연전을 기분 좋게 맞이하게 됐다. 

15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KIA가 김태군-김도영-나성범의 홈런에 힘입어 키움에 12:1 완승을 거뒀다. 최연소-최소경기 30-30을 달성한 KIA 김도영이 동료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고척, 김한준 기자

광복절에 거둔 KIA 승리 속에는 광주동성고 선·후배인 양현종과 김도영의 맹활약이 있었다. 두 선수를 학창 시절 지켜봤던 광주동성고 김재덕 감독도 뿌듯한 마음을 감추지 못 했다. 

김도영의 최연소 30홈런-30도루 대기록을 지켜본 고교 스승 광주동성고 김재덕 감독은 16일 엑스포츠뉴스와 통화에서 "어제(15일) 봉황대기 경기를 치르고 내려오다가 (김)도영이의 30홈런-30도루 달성 소식을 들었다. 정말 뭉클하고 뿌듯하더라(웃음). 언젠가 기록을 달성할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어린 나이에 달성할 수 있을지는 예상 못 했다"라고 전했다. 

김재덕 감독은 중학교 시절부터 기본기가 탄탄했던 김도영을 눈여겨보다가 스카우트해 광주동성고로 데려왔다. 광주동성고 3년 동안 야구에 진심이었던 김도영을 지켜본 김 감독은 지금과 같은 KBO리그 슈퍼스타 탄생을 예감하고 있었다. 

김 감독은 "중학교 때부터 탄탄한 기본기가 눈에 들어왔다. 빠른 발과 송구 능력, 그리고 타격 자세까지 잘 준비된 선수였다. 타구 속도 자체도 다른 또래들과 비교해 남달랐다"라며 "무엇보다 야구에 진심인 친구였다. 보통 학생 선수들은 자기 성적이 잘 나오고 팀이 이기면 엄청나게 좋아하고 웃고 다닌다. 그런데 도영이는 자기가 잘하더라도 들뜨지 않고 조용하게 본인이 다음에 해야 할 것만 다시 준비하더라. 그때부터 흔들리지 않는 멘탈이 준비됐던 것"이라고 회상했다. 

15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5회초 1사 1루 KIA 김도영이 투런홈런을 날리고 있다. KIA 김도영이 30-30을 달성한 후 양현종으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고척, 김한준 기자


김도영은 지난 1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 경기 5회초 1사 1루 세 번째 타석에 나서 상대 선발 헤이수스의 초구 148km/h 속구에 곧바로 방망이를 힘차게 휘둘러 중앙 담장을 크게 넘어가는 비거리 130m짜리 홈런으로 연결했다. 김도영은 2015년 에릭 테임즈(당시 NC 다이노스) 이후 9년 만에 KBO리그 역대 9번째 30홈런-30도루에 성공했다. 최연소 30홈런-30도루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광주동성고 시절 김도영. 김근한 기자

김도영 30홈런-30도루 달성 뒤 김재덕 감독에게 김도영 아버지의 전화가 걸려 오기도 했다고. 

"어제 도영이 아버님이 감사하다고 처음 연락을 주셨더라. 그래서 아버님한테 '도영이 아버님 진정하시요잉, 이게 끝이 아니랑께요'라고 말씀드렸다(웃음). 이제 시작이라고. 도영이는 나중에 FA도 해야 하고, 미국 메이저리그에도 가야 하니까 그때 더 좋아하시면 된다고 하니까 크게 웃으시더라." 김재덕 감독의 말이다.

김재덕 감독은 1991년 KIA 타이거즈에 입단해 8년 동안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현역 생활을 하다가 은퇴했다. 1996년 한국시리즈 우승 멤버기도 했다. 

김재덕 감독은 "어떻게 하다 보니까 도영이가 KIA 직속 후배기도 하다(웃음). 광주에서 1차 지명을 받아서 이렇게 팀과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했으니까 더 기쁜 마음이 든다"라며 "국내 선수 최초 40홈런-40도루에도 도전할 만하겠지만, 스승으로서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도영이가 안 다쳤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학생 시절처럼 들뜨지 않고 묵묵하게 걸어가다 보면 계속 자신이 원하는 위치에 서 있을 것"이라고 응원했다. 

사진=고척, 김한준 기자 / 김근한 기자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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