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사, ‘김정은 신형 마이바흐’ 에 “한정판 아냐…3자 판매 통제 못 해”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가 자사 최신 차량이 또다시 북한에서 포착된 데 대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한정판’이 아닌 일반 모델이라며 북한과의 직접 거래 가능성을 부인했다.
16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는 벤츠 독일 본사 커뮤니케이션팀이 관련 질의에 “당사는 제재 및 수출 통제 규정 위반 가능성에 대한 모든 징후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이에 대한 후속 조처를 한다”라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벤츠사는 북한과 어떠한 거래도 하지 않으며 연락사무소나 기타 시설을 통해 북한 시장에 전혀 진출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벤츠사는 또 이번에 공개된 김 총비서의 차량에 대해 “한정판이 아닌 일반 시리즈 생산 차량”이라며 “제3자에 의한 차량 재판매나 재수출, 특히 중고 차량의 재판매 또는 재수출은 당사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국의 대표적인 자동차가 북한에서 지속해서 포착되는 데 대해 독일 외무부 관계자는 “독일은 제3자의 제재 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앞서 지난 10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보도사진에서 평안북도 의주군 수해현장을 찾은 김 총비서의 전용열차에 벤츠 로고가 선명한 검은색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이 실린 모습이 포착됐다.
해당 차량은 벤츠의 최고급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마이바흐 GLS 600 4MATIC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추정됐는데 미국 판매 기준으로 신차 가격이 최소 17만 8000달러(약 2억4000만원)에 달한다.
특히 해당 차량은 올해 초 출시돼 판매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도 해외 고급차의 불법 수입을 계속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치품에 해당하는 고가 차량과 모든 운송 수단은 유엔 대북제재 결의 1718호와 2094호에 따라 북한으로의 수출이나 이전이 금지돼 있다.
북한 노동당 39호실 산하 선박무역회사 부대표를 지내다 탈북한 글로벌피스 재단의 이현승 연구원은 “북한이 자국과의 연결 고리를 찾기 힘든 제3자를 통해 고급차 등 사치품을 수입하고 있다”면서 “관련 대북제재가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사치품의 이동 경로를 직접 쫓기보다는 해외의 북한의 거래 거점 및 인적 커넥션을 겨냥하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VOA에 말했다.
앞서 북한은 2013년 안보리에서 대북 결의 2094호가 채택된 직후 외무성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 결의를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산물로 규정하고 전면 배격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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