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루수 경쟁자들도 '엄지 척'...김도영은 "어려운 이미지 심었으니 만족스러워" [고척 현장]
(엑스포츠뉴스 고척, 유준상 기자) 올 시즌 소속팀을 막론하고 선수들이나 사령탑의 인터뷰가 진행될 때면 자주 언급되는 이름이 있다. 바로 김도영(KIA 타이거즈)이다.
지난 두 시즌 동안 남다른 재능을 보여준 김도영은 3월 6경기 26타수 4안타 타율 0.154 1타점으로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하지만 4월 5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 첫 홈런을 기점으로 페이스를 끌어올렸고, 4월 한 달간 월간 10홈런-10도루를 달성했다. 이는 KBO리그 역사상 최초의 기록이었다.
김도영은 5월 23경기 89타수 29안타 타율 0.326 3홈런 11타점으로 흐름을 이어갔으며, 6월 24경기 91타수 32안타 타율 0.352 8홈런 21타점으로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20-20을 만들었다. 지난달에는 22경기 81타수 33안타 타율 0.407 7홈런 21타점으로 쉼 없이 방망이를 돌렸고, 1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KBO리그 역대 9번째 30홈런-30도루를 완성했다.
김도영의 활약이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타 팀의 경계가 심해질 수밖에 없었다. 투수들은 최대한 실투를 조심하려고 하고, 타자에게 까다로운 공을 던지려고 한다. 그만큼 김도영의 가치가 높아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날 경기 전 홍원기 키움 감독은 김도영의 기록 도전에 관한 질문에 "김도영 선수의 기록과 싸우고 있는 건 아니다. 신경은 쓰이지만, 그걸 피하는 게 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언젠가는 나올 기록"이라며 "상대 팀이긴 하지만, 그런 선수들이 인기몰이를 하고 리그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굳이 (김도영과의 승부를) 피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물론 (기록을 허용한다면) 몇 년 동안 TV에 그 장면이 계속 나오겠지만, 정정당당한 승부에서 나오는 플레이인 만큼 매우 멋있을 것 같다. 언젠가는 나올 기록"이라고 김도영을 치켜세웠다.
'경쟁자'의 입장이지만, 올 시즌 KBO리그에서 활약 중인 3루수들도 인터뷰를 통해 김도영을 높이 평가했다. 송성문(키움)은 "대단한 선수라고 생각한다"며 "(김도영이 타격하는 걸) 보니 그냥 공을 부숴버리더라. 난 (골든글러브) 후보에만 이름을 올려도 감사하다"고 자세를 낮췄다.
'KBO 최다홈런 1위' 최정(SSG 랜더스)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최정은 "뭔가 나와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감이 오진 않는데, 그런 후배들이 너무 잘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좀 더 자극받기도 하고, 욕심도 난다"고 이야기했다.
국내 선수들뿐만 아니라 외국인 선수들도 김도영의 존재감을 인정했다. 최고의 국내 타자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최정, 노시환(한화)과 더불어 김도영을 언급한 기예르모 에레디아(SSG)는 "공격 전반적인 부분에서 좋은 툴과 역량을 가졌다. 그가 가진 재능이 매우 뛰어나다고 생각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상대 팀 사령탑과 선수들의 칭찬을 들은 김도영의 생각은 어떨까. 15일 키움전 이후 취재진을 만난 김도영은 "외국인 투수들, 또 에이스급 투수들에게 어려운 이미지를 심었다는 것이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성적을 보더라도 김도영의 존재감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김도영은 올 시즌 평균자책점 1위를 마크 중인 카일 하트(NC 다이노스·상대전적 8타수 5안타 1홈런 5타점)뿐만 아니라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키움 히어로즈·상대전적 9타수 4안타 1홈런 3타점), 코너 시볼드(삼성 라이온즈·상대전적 3타수 3안타 1타점), 애런 윌커슨(롯데 자이언츠·상대전적 8타수 4안타) 등 팀의 에이스급 투수들에게 대체로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돌아온 에이스' 류현진(한화 이글스)을 상대로도 3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으로 좋은 기억을 남겼다.
김도영은 "잘 던지는 투수들을 상대로 잘 쳤기 때문에 좋은 것 같다"며 "(15일 선발이었던) 헤이수스 선수가 개인적으로 상대하기 가장 까다로운 좌투수였던 기억이 있는데, 오늘(15일)도 역시나 공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그 공을 쳐서 좀 더 뜻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고척, 김한준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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