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美 경기 침체 우려 끝?…나스닥 2.34%↑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15일(현지시간)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소매판매가 시장 예상을 웃돌고,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시장 전망을 밑돌면서 경기 침체 우려를 던 영향이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54.67포인트(1.39%) 상승한 4만563.06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88.01포인트(1.61%) 오른 5543.22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01.89포인트(2.34%) 뛴 1만7594.5에 거래를 마쳤다.
3대 지수는 모두 고용 쇼크 우려가 확산했던 7월 고용보고서 공개 시점인 지난 2일 장 마감 때보다 높게 거래되고 있다. 지난 5일 글로벌 증시 폭락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이날 발표된 소매 판매는 시장 예상을 뛰어넘은 수치를 기록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7월 소매 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 대비 1% 오른 7097억달러로 집계됐다. 전월(0.2% 감소)과 시장 예상치(0.3% 증가)를 모두 크게 웃돌았다.
소매 판매는 미국 전체 소비의 약 3분의 1,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고금리 환경에서 미국인들의 소비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지표다.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 소비가 여전히 견조한 회복력을 갖고 있음을 보여줬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주간(8월 4~10일)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계절 조정 기준 22만7000명을 기록했다. 전주 대비 7000명 감소하며 시장 예상치(23만6000명)를 밑돌았다.
스테파니 로스 울프 리서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견고한 소매 판매 및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미국 경제의 하늘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점을 상기시킨다"며 "경제 모멘텀은 식었지만, 곧장 경기 침체로 향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아디티야 바베는 "7월 소매 판매 데이터는 연착륙 경제 전망과 일치한다. 우리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9월과 12월에 각각 0.25%씩 금리를 두 차례 인하할 것이라는 견해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금리를 인하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이날 외신 인터뷰에서 9월에 금리를 인하하는 것에 열려 있다고 밝혔다.
현재 시장에서는 빅컷(0.5%포인트 인하)보다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9월 FOMC에서 금리를 0.50%포인트 이상 내릴 가능성을 23.5%로 반영하고 있다.
미국 최대 소매업체이자 다우 지수를 구성하는 기업인 월마트는 이날 탄탄한 분기 실적을 내놓고 연간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월마트는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1693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조정 후 주당순이익(EPS)은 0.67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8% 급증해 매출과 EPS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월마트 주가는 전날보다 6.58% 상승했다.
주요 기술주들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는 각각 전일 대비 6.34%, 4.05% 올랐다. 엔비디아는 4거래일 연속 올라 시가총액 3조달러 선을 회복했다. 아마존(4.4%), 애플(1.35%), 마이크로소프트(1.18%)도 모두 상승했다.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시스템즈는 6.8% 뛰었다. 시스코는 전날 장 마감 뒤 회계연도 4분기 실적과 매출이 예상치를 뛰어넘고, 글로벌 인력의 7%를 감원한다고 발표했다.
화장품 업체 울타뷰티는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며 11.17% 급등했다.
국채금리는 상승세를 보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현재 전 거래일 대비 14.4bp(1bp=0.01%포인트) 상승한 4.091%,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인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일보다 0.5bp 오른 3.917%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날 발표된 미국 소매 판매가 예상치를 웃돌자 원유 수요 기대감에 유가가 상승했다. 최근 유가 하락 요인이었던 수요 하락에 대한 우려가 완화된 것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1.18달러(1.53%) 오른 배럴당 78.1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1.28달러(1.60%) 상승한 배럴당 81.04달러에 마감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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