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추신수 "팀에 도움이 됐다는 게 뿌듯, 유종의 미 거두고 싶다" [주간 MVP]

배중현 2024. 8. 1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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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KBO리그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7회초 2사 2루 추신수가 동점을 만드는 적시타를 치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2024.08.06/


베테랑 추신수(42·SSG 랜더스)가 나이를 잊은 활약으로 쟁쟁한 후배들을 제쳤다.

추신수는 지난주 프로야구에서 가장 까다로운 타자였다. 주간 5경기에서 기록한 타율이 0.529(17타수 9안타). 출루율은 0.579로 KBO리그 전체 1위였다. 지난 9일 인천 두산 베어스전에선 자신이 보유한 KBO리그 최고령 도루 기록(42세 27일)을 다시 한번 경신했다. 국가대표 안방마님 양의지의 송구를 뚫고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냈다. 조아제약과 본지는 추신수를 8월 둘째 주 주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추신수가 조아제약 주간 MVP로 뽑힌 건 2021년 10월 이후 근 3년 만이다. 그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상을) 받게 돼 좋다. 다음 주를 잘 준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거 같다. 팀에 도움이 됐다는 게 뿌듯하다"고 말했다.

추신수의 후반기 키워드는 '반등'이다. 스프링캠프부터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린 추신수는 지난 5월에는 어깨 근육 손상 문제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하지만 노련하게 위기에서 탈출했다. 14일 기준으로 추신수의 8월 월간 타율은 0.519(27타수 14안타)에 이른다. 그는 "야구를 오랫동안 해오면서 배운 건 상황을 부정하기보단 받아들이자는 거였다. 쉽지 않겠지만 빨리 잊고 현재 놓여 있는 상황을 받아들이려고 하니까 마음이 괜찮아졌다”며 "어깨가 안 좋을 때는 투수와 싸우는 게 아니라 나 자신과 싸웠다. 어깨를 비롯한 몸 상태가 나아지면서 투수에 집중할 수 있다"고 반겼다.

2024 KBO리그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7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8회초 무사 추신수가 2루타를 치고 출루해 윤재국 코치의 축하를 받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2024.08.07/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16년 동안 활약한 추신수는 2021년 2월 KBO리그에 입성, 4년째 SSG에서 뛰고 있다.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 올해부터 리그에는 그의 장남(추무빈)과 동갑인 2005년생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밟기 시작했다. "2024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지난겨울 선언한 상황. 아들뻘 후배와 경쟁하면서 욕심은 내려놨다. 추신수는 "시즌을 준비하면서 20(홈런)-20(도루) 기록을 생각했었다. 하지만 어깨가 아프면서 모든 개인 성적은 내려놓은 상태"라며 "팀이 가을야구에 갈 수 있게끔 보탬이 되는 거밖에 없는 거 같다. 개인 성적은 전혀 생각 안 하고 있다"고 몸을 낮췄다. 

추신수는 "아이들이 마지막 시즌이라는 걸 알고 방학 기간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 요즘 '아빠 생각을 바꿔서 내년에도 할 생각이 없냐'는 말을 많이 한다. 나보다 더 아쉬워하는데 전혀 그런 마음이 없다"며 "(성한 곳이 없는) 몸과 싸우고 타협도 하면서 지쳐있는 상태다. 몸이 괜찮고 성적이 좋으면 욕심이 날 수 있지만 지난해 후반기부터 몸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졌다. 그래서 그런지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수원 KT전에 앞서 팬 사인회를 열고 팬들에게 인사하는 추신수. SSG 제공 


추신수는 올해 연봉(3000만원)을 전액 기부했다. 이밖에 유소년 야구부 지원, 아동 도서 기부 등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모든 일에는 다 전염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내가 10명에게 나눔을 주면 10명 모두 나눔의 감사함을 알아달라고 하는 건 욕심이다. 다만 한두 명이라도 감사함을 알고 그 사람들이 나중에 베풀면 그게 4명, 8명이 되길 바라는 거"라고 기대했다. 

'선수 추신수'의 마지막 목표는 우승이다. 추신수의 8월 고감도 타격 덕분에 SSG는 5강 경쟁에서 힘을 내고 있다. 추신수는 "그 어떤 것보다 가장 좋은 그림은 팀이 우승하고 떠나는 거"라고 힘주어 말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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