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檢총장 남은 한 달…명품백·도이치 임기내 처리 가능할까

정진우 2024. 8. 16.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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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검찰총장의 임기 만료(9월 15일)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도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명품백 수수 및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모두 사실상 수사 실무는 마무리된 채 최종 법리검토와 처분만을 남긴 상태다. 이 총장은 이달 중 명품백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를 보고받고 발표 시점을 정할 예정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의 경우 다음 달 12일 예정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항소심 선고 이후 처분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재영 목사가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백을 건네는 장면이 담긴 지난해 11월 27일 인터넷매체 서울의소리 보도 영상의 일부. 사진 서울의소리

명품백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이승호) 최재영 목사가 김 여사에게 선물한 명품백과 지난달 26일 대통령실에서 임의 제출한 가방이 동일한 제품이라고 결론 내렸다. 2023년 11월 서울의소리가 보도한 영상 속 명품백 겉면에 반쯤 떼어진 스티커가 붙어있는 점 디테일한 요소를 제출받은 명품백과 비교·분석한 결과다. 해당 명품백의 경우 개별 제품에 부여되는 고유번호가 없는 탓에 육안 검증 이외엔 동일성을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고 한다.

동일성 검증에 이어 지난 13일 이른바 ‘여사팀’으로 불리며 김 여사의 일정 관리 등을 맡았던 대통령실 소속 조모 행정관에 대한 재소환을 끝으로 사건 수사는 사실상 마무리됐다. 검찰은 앞서 지난 6월에도 조 행정관을 소환했다. 다만 당시엔 김 여사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에 동행하는 일정이 마무리된 직후 출석한 탓에 검찰 조사에 대비할 시간이 부족했고, 최 목사와의 만남 과정 등 세세한 부분을 충분히 진술하지 못했다. 수사팀은 조 행정관에 대한 두 차례의 조사를 통해 김 여사와 최 목사 간 온라인 메신저 대화 내용은 물론, 지난달 20일 김 여사가 검찰 대면조사에서 진술한 내용의 사실관계도 교차 검증했다.


청탁·직무관련성 불분명…무혐의 처분할 듯


정근영 디자이너
지난 5월 전담수사팀을 꾸린 이후 지난 3개월간 명품백 사건을 수사해 온 검찰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청탁금지법에 배우자 처벌 조항이 없는 것과 별개로 애초에 김 여사가 명품백을 수수한 것 자체를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미다.

검찰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 분석 및 관련자 진술을 종합한 결과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선물한 명품백은 직무관련성·대가성이 없고, 청탁이 이뤄진 정황도 불분명하다고 봤다. 최 목사가 요청한 김창준 전 미국 연방 하원의원의 국립묘지 안장의 경우 관련 내용이 김 여사에게 전달되지 않았고, 통일TV 송출 재개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김 여사에게 전달은 됐지만 조 행정관을 통해 곧장 거절당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국민동의 청원 관련 청문회에 출석한 최재영 목사. 뉴스1

최 목사 역시 지난달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청문회에 출석해 “청탁 중에 일부는 반응이 없었고 나머지는 (김 여사가) 들어주려고 청취는 했는데 청탁이 이뤄진 것은 한 건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명품백을 선물 받은 김 여사는 물론 선물한 최 목사 역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무혐의 처분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퇴임식 전날 항소심 선고…'임기 내 처리' 가능할까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는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중이다. 이 사건에 연루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에 대한 항소심 선고는 이원석 검찰총장 퇴임식 전날인 다음달 12일 열린다. 연합뉴스
김 여사가 연루된 또 다른 의혹 사건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은 이 총장의 임기 내에 매듭짓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최재훈)와 중앙지검 지휘부는 우선 권오수 전 회장과 전주(錢主) 손모 씨 등에 대한 항소심 선고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항소심 선고가 이 총장의 퇴임식(9월 13일) 하루 전날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물리적으로 이 총장이 수사 결과를 보고받기엔 촉박한 일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원석 총장이 ‘임기 내 처분’을 강조한 건 수사 결과에 따른 후폭풍까지 본인이 감당하고 책임지겠다는 의미였는데 항소심 일정 등을 감안했을 때 현실적으로 쉽지 않게 됐다”며 “검찰총장이 누구냐에 따라 사건의 처리 결과가 달라지지 않는 만큼, 수사팀 입장에선 임기 내 처분보다 빈틈없는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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