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진짜 이기자, 지면 안 돼"라는 말에…오재일, '한 방'에 4연패 끊었다 [현장 인터뷰]

최원영 기자 2024. 8. 16.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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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내야수 오재일이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에서 결승 홈런을 치는 등 맹활약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대구,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대구, 최원영 기자) 한 방이면 충분했다.

KT 위즈 오재일은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에 4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결승 홈런을 때려내는 등 3타수 1안타(1홈런) 3타점을 자랑했다. 팀의 5-3 역전승과 4연패 탈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오재일은 0-1로 끌려가던 4회초 1사 2, 3루서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올렸다. 3루주자 천성호가 득점해 점수는 1-1 동점이 됐다.

2-2로 팽팽하던 9회초엔 승기를 가져오는 한 방을 터트렸다. 선두타자 김민혁의 중전 안타 후 삼성이 투수를 오승환으로 교체했다. 후속 타자는 오재일이었다. 오재일은 오승환의 초구, 137km/h 포크볼을 강타해 비거리 115m의 우월 투런 홈런을 선보였다. 시즌 10호 아치로 팀에 4-2를 선물했다. 후속 황재균도 솔로 홈런을 그려내며 5-2로 점수를 벌렸다.

오재일과 황재균의 연속 타자 홈런은 올 시즌 리그 46번째이자 KT의 9번째 기록이다. 이날 홈런으로 오재일은 10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까지 완성했다. 리그 역대 16번째의 대기록이다. 2015년부터 꾸준히 홈런을 생산해왔다.

경기 후 오재일은 "연패 중이라 팀 분위기가 처질 수도 있는 시기였는데, 이동일에 연패를 끊고 역전승을 거둬 다행이다. 내일(16일)부터 다시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KT 위즈 내야수 오재일이 정규시즌 경기에 출전해 타격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홈런 상황에 관해 물었다. 오재일은 "오늘(15일) 타석에서 호흡이나 밸런스가 잘 맞지 않았다. 그런데 (9회초) 내 타석에 앞서 투수가 바뀌어 내게 3분 정도 시간이 생겼다"며 "그 3분 동안 호흡을 가다듬고, 내 스트라이크존에 공이 들어오면 무조건 친다고 다짐했다. 초구부터 바로 치자는 생각으로 임했는데 실투가 들어와 홈런이 됐다"고 설명했다.

오재일은 2021년부터 삼성에 몸담았다가 올 시즌 도중 KT로 트레이드됐다. 한솥밥을 먹었던 베테랑 오승환을 상대로 결승 홈런을 뽑아냈다. 오재일은 "(오)승환이 형은 내가 제일 존경하는 선배고, 좋아하는 형이다. 그렇다고 안 칠 수는 없으니 최선을 다하려 했다"며 "상대 투수가 형이라 생각하지 않고 그냥 내 타격에만 집중했다"고 밝혔다.

10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 기록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오재일은 "지난번에 홈런 1개만 더 치면 그 기록을 달성한다는 기사를 봐서 알고는 있었다. 꾸준히 잘하고 있다는 뜻인 듯해 뿌듯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3연전 동안 담장 바로 앞에서 잡히는 타구가 종종 나오곤 했다. 오재일은 "시리즈 내내 타격감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결과가 안 나와 심적으로 조금 부담감이 느껴지려 했다. 마침 오늘 좋은 홈런이 나와 다행이다"고 전했다.

KT 위즈 내야수 오재일이 정규시즌 경기에 출전해 타격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경기를 앞두고 4연패에 빠진 선수들은 어떤 이야기를 나눴을까. 오재일은 "'오늘은 이겨야 된다. 진짜 이기고 가야 된다. 오늘은 지면 안 된다'라고 했다. 다 그 이야기만 했던 것 같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연패를 끊었으니 다시 반등해야 한다. KT는 현재 6위로 5위 SSG 랜더스와 2게임 차다. 중위권 경쟁이 치열하다. 오재일은 "KT는 여름에 잘하는데 지금 한창 더울 때다. 더 잘할 것이라 본다"며 "감독님, 코치님, 트레이닝 파트에서 워낙 관리를 잘해주신다. 선수들이 스스로,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주셔서 다들 체력이 별로 안 떨어진 듯하다. 선수들 모두 앞으로 보다 잘할 것이라 믿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재일은 "선수들은 한 경기, 한 경기만 생각한다. '오늘 이기자'는 마음뿐이다"며 "순위에 대한 스트레스는 받지 않는다. 그냥 각자에게 주어진 타석, 수비 등 그날 하루하루만 신경 쓰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어 "KT는 팀 분위기가 정말 좋다. 선수들끼리 경기할 때나 훈련할 때 집중하는 것은 물론이고, 무척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야구한다"며 "그래서 경기 중에도 경직되지 않는다. 젊은 선수들도 마음껏 내가 하고 싶은 야구, 해보고 싶은 야구를 편하게 할 수 있다. 감독님께서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 주신다"고 강조했다.

오재일은 "나도 마음 편하게 야구에 임하니 조금씩 잘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눈을 반짝였다.

사진=대구, 최원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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