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글로벌”… 韓애니메이션, 출발점이 달라졌다

임세정 2024. 8. 16.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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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단계부터 세계 시장을 겨냥한 국산 애니메이션들이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기존엔 국내용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지적재산권(IP)을 해외에 수출했다면 이제는 처음부터 글로벌향(向) 콘텐츠를 제작하는 추세다.

국내에선 EBS를 통해, 해외에선 HBO 맥스와 텐센트 등의 채널을 통해 스트리밍되고 있는 '사샤 앤 마일로'는 국내 업체인 핑고엔터테인먼트가 기획한 작품으로 2022년 EBS '국산애니메이션 공동제작프로젝트'를 통해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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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 인사이드’ 등 해외 시장 성과
영어로 녹음한 뒤 한국어 더빙 제작
해외 스튜디오·OTT 제작 투자 활발
3D 애니메이션 ‘히어로 인사이드’는 국내에서 제작됐으나 해외 시장을 먼저 공략한 후 국내 개봉이 이뤄졌다. 한국어 더빙판도 나중에 제작됐다.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애니메이션이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밀리언볼트 제공


기획 단계부터 세계 시장을 겨냥한 국산 애니메이션들이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기존엔 국내용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지적재산권(IP)을 해외에 수출했다면 이제는 처음부터 글로벌향(向) 콘텐츠를 제작하는 추세다.

3D 애니메이션 ‘히어로 인사이드’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인 HBO 맥스를 통해 공개된 직후 포르투갈·남아프리카공화국 1위, 멕시코·아르헨티나 2위, 벨기에 3위, 영국 4위 등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국내 시청자들에겐 생소한 이 만화는 CJ ENM의 자회사 밀리언볼트가 해외 시청자를 타깃으로 만든 작품이다.

‘히어로 인사이드’는 한 만화가가 100명의 히어로를 주인공으로 그린 책을 13세 소년 마이크가 우연히 손에 넣게 되며 벌어지는 판타지물이다. 국내에서 제작됐으나 영어로 음성을 입히고 해외 진출 이후 국내 개봉을 위해 한국어로 더빙판을 제작했다. 라틴아메리카, 유럽·아프리카, 한국 등에서 여러 OTT 플랫폼과 TV 채널을 통해 순차적으로 선보였으며 이달 북미 공개를 앞두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15일 “국내 시장을 넘어 애니메이션 시장이 활성화돼 있는 북미 시장, 나아가 전 세계의 시청자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목표로 만든 작품”이라며 “글로벌 애니메이션 시장이 지속 성장세를 그리는 만큼 이같은 창작 시도는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IPX(옛 라인프렌즈)가 넷플릭스의 투자를 받아 함께 기획·제작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시리즈 ‘브라운 앤 프렌즈‘는 넷플릭스를 통해 190여개 국가에서 스트리밍되고 있다. 해외 시청자들에게 이미 익숙한 라인 캐릭터들을 기반으로 만든 넌버벌 3D 애니메이션으로 총 18개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다.

국내에선 EBS를 통해, 해외에선 HBO 맥스와 텐센트 등의 채널을 통해 스트리밍되고 있는 ‘사샤 앤 마일로’는 국내 업체인 핑고엔터테인먼트가 기획한 작품으로 2022년 EBS ‘국산애니메이션 공동제작프로젝트’를 통해 만들어졌다. 조디악키즈 프랑스, 텐센트 비디오,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라틴 아메리카와 공동제작했다.

더핑크퐁컴퍼니가 만든 콘텐츠 ‘베베핀’은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 8개 언어로 유튜브 채널을 서비스하고 있다. 지난 7월 기준 전 채널 누적 구독자 3500만명, 누적 조회수 175억뷰, 누적 시청 시간 13억 시간을 돌파했다. 지난해 24개국에서 넷플릭스 톱10에 등극하는 인기를 얻었다.

디지털 미디어 소비가 늘고 3D 애니메이션 기술이 발전하면서 전 세계 애니메이션 시장 규모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3 애니메이션산업백서’에 따르면 2022년 3860억 달러(약 525조원)였던 시장 규모는 매년 5.4%씩 성장해 2030년 5880억 달러(약 80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글로벌 OTT들은 애니메이션 콘텐츠에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 주요 OTT 플랫폼 7곳에서 91개국을 대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 장르를 분석한 결과 애니메이션이 액션 장르와 공동 2위를 차지했다”며 “과거 미국, 일본 중심이었던 애니메이션 산업이 한국, 중국, 캐나다 등 다양한 국가에서 독자적으로 발전하면서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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