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해리스가 이기면 대공황”… ‘경제’ 대결 막 올랐다
“인플레 해결 소비자 가격 낮출 것”
해리스, 16일 유세 경제 비전 발표
도널드 트럼프(사진) 전 미국 대통령이 ‘조 바이든-카멀라 해리스 행정부’의 인플레이션 문제 등을 비난하며 자신이 대선에서 패배하면 경제 대공황이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이 경제 비전을 발표하려 하자 선제 공격으로 김 빼기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 애슈빌 유세에서 “(백악관) 집무실에 돌아가는 첫날 나는 모든 장관과 기관 책임자에게 인플레이션을 해결하고 소비자 가격을 낮추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도구와 권한을 사용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며 “자동차와 주택 구매력, 보험비용, 최악의 공급망 문제, 처방약 가격까지 모든 것을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100일 안에, 그보다 훨씬 빨리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지시할 것”이라며 “우리는 매우 빨리 그것(가격 하락)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연설 대부분을 해리스 정책 비난에 할애했다. 그는 “해리스는 버니 샌더스(상원의원)보다 진보적인 극좌파”라면서 “해리스가 만지는 모든 게 나쁘게 변했다. 해리스와 사기꾼 조의 끔찍한 인플레이션으로 중산층이 파괴됐고 수백만 미국 가정의 재정이 망가졌다”고 주장했다. 또 가계 실질소득 감소, 신용카드 부채 증가, 모기지 금리 상승, 실업률 증가 등을 언급하며 “해리스와 사기꾼 조 아래에서 덜 비싼 게 있느냐”고 따졌다.
트럼프는 인플레이션 원인을 해리스의 녹색에너지 정책으로 돌리면서 “나는 해리스의 그린 뉴딜 사기를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석유와 가스 시추 제한을 풀고, 그린에너지 정책에 책정된 예산 중 미사용 기금을 철회하며, 유엔 지원금을 중단해 미국의 도로와 교량을 짓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특히 해리스가 2020년 민주당 대선 경선 출마 때 셰일가스 시추 기술의 하나인 프래킹(수압파쇄법)을 금지하겠다고 한 것을 거론하며 “그녀는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이길 수 없다. 그곳에선 프래킹이 가장 큰 산업”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는 “내 리더십하에 미국은 에너지와 전기 가격을 최소 절반까지 낮추는 야심 찬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며 “우리는 최대 18개월, 이르면 12개월 이내에 그렇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내가 이길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증시가 오른다고 한다”며 “(내가 지면) 1929년 스타일의 폭락이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공황의 시작이던 ‘검은 목요일’(1929년 10월 24일) 같은 상황이 올 것이라는 의미다.
트럼프는 자신의 ‘팁과 사회보장 혜택 면세’ 공약을 언급하며 “해리스도 이번 주에 이를 발표할 것이다. 여기 관중석에 스파이가 있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해리스 캠프는 “무엇을 말하든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트럼프에게 계획과 비전이 없고 중산층을 키우는 데 관심도 없다는 것”이라며 “미국에서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앗아갔고 우리를 경기침체 직전으로 몰았으며 억만장자와 대기업에 막대한 지원을 제공했다”고 비판했다.
해리스는 16일 노스캐롤라이나 롤리 유세를 통해 경제 비전을 발표한다. 해리스 캠프는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계승하면서도 물가 억제에 중점을 두는 차별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일자리 창출과 미국 제조업 강화에서 생활비를 억제하려는 노력으로 강조점을 옮길 것”이라며 “경제 비전의 본질은 바이든과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세부 사항에 대해선 비교적 가벼운 접근 방식을 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해리스는 경제정책에 너무 구체적으로 접근하지 말라는 참모들의 조언을 반영해 16일 연설에 세부 내용은 담지 않고 전략적 모호성을 취할 예정이라고 NYT는 전했다.
한편 쿡 폴리티컬 리포트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일까지 7개 경합주 유권자 286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지지율이 48%, 트럼프는 47%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해리스는 5개 주(애리조나·미시간·노스캐롤라이나·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에서 근소하게 앞섰다. 조지아에선 두 후보가 동률, 네바다에선 트럼프가 우위를 보였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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