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주의 뉴스터치] 김경수 복권의 경고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복권이 여러 곳을 들쑤셔 놓았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반대 입장을 보이며 대통령실과 또 한 번 각을 세웠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수세에 몰린 친문 세력이 구심점으로 삼을 분위기다. 용산이 민주당 내부 분열을 노렸다는 분석, 친윤이 친문과 손잡고 정계개편을 추진할 것이라는 설, 민주당 지명직 최고위원이 될 것이란 예상까지 나온다.
김 전 지사는 복권이 확정되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우리 사회를 위해 보탬이 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잘 고민하겠다”고 썼다. 연말에 귀국하겠다던 계획, 즉 본격적인 정치 재개가 앞당겨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복권을 반대했던 분들의 비판에 담긴 뜻도 잘 헤아리겠다”고 덧붙였는데, 유죄판결 받은 행위에 대한 반성인지 불명확하다.
그는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2016년 11월부터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당선을 위해 온라인 댓글을 조작한 혐의를 받았다. ‘킹크랩’이라는 프로그램을 활용했다. 댓글 순위 조작시스템으로 자동반복 작업 기능을 기반으로 한다. 김 전 지사가 유죄 확정을 받은 건 드루킹 아지트에서 킹크랩 시연을 보고 댓글 조작을 지시했다는 이유가 핵심이다. 끝까지 그가 부인한 대목이다. 복권으로 김 전 지사의 행적이 완전히 지워지진 않겠지만 분명한 반성과 사과는 과거 잘못과의 단절을 위한 출발점이다.
지금도 곳곳에서 댓글 조작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정치적 화합을 앞세운 복권은 이런 불법적 행위에 대한 경고도 함께 불러냈다. 대놓고 당당하게 국민의 이목을 흐리는 행태들이 만연한 정치판에 굳이 그 경고가 무슨 소용일까 싶기도 하다.
문병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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