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대표에 "세관 연루 마약수사 외압 의혹 입장 밝혀야"
[고창남 기자]
▲ 정춘생 의원 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이 14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세관연루 마약수사 외압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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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의원은 이어 "백 경정은 그 전부터 수사 외압의 '전조'를 느꼈다고 증언했다"며 "당시에는 알 수 없었던 '전조'의 실제가 드러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8일부터 13일 사이, 백해룡 경정과 김찬수 영등포서장은 마약수사와 관련하여 서울청 고위 간부뿐만 아니라, 경찰청장으로부터 칭찬을 받았다. 특히 윤희근 경찰청장은 "아주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다. 소기의 성과가 대내외에 제대로 알려지고 평가받을 수 있도록 세심하게 챙겨라"고 한다.
그러나 지난해 같은 달 18일 영등포경찰서와 김광호 당시 서울청장의 비공개 오찬 일정 이후부터 김찬수 서장의 태도가 바뀌었다는 게 백 경정 측 주장이다.
정 의원은 "마약 수사 전담팀을 꾸리고, 필로폰 압수현장에서 직접 수사지휘도 했던 김 서장이 수사팀에 대한 걱정과 우려 섞인 말들을 전달했다고 한다"며 "격려와 독려를 받던 마약수사팀은 갑작스러운 서장의 태도 변화에 큰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이후 지난해 9월 20일 오후 1시 30분 백 경정은 9월 22일로 예정된 언론브리핑 보도자료 내용을 서울청으로 보냈으나, 이상하게도 저녁 8시가 넘도록 서울청에서는 아무런 답을 주지 않았다고 정 의원은 설명했다. 국민적 관심이 큰 만큼 곧바로 국가수사본부(국수본) 마약과로 보내 보도자료 내용을 검수 받아야 함에도, 밤 늦게까지 회신조차 없는 의아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그리고 같은 날 밤 9시경, 김찬수 서장은 백 경정에게 전화를 해서 "용산에서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언론브리핑을 연기하라"는 지시를 했다는 것이다. 이후 백 경정은 사전 공지된 22일 언론브리핑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고, 이후 윗선의 계속된 압박으로 '세관 연루'가 포함되거나 연상되는 내용은 모두 보도자료에서 삭제되었다는 주장이다.
이와 같은 의혹을 제기하면서 정 의원은 먼저 김광호 전 서울청장을 향해 "9월 18일 오찬에서 무슨 대화를 나누었나? 또 무슨 지시를 했냐? 왜 오찬은 '보안 유지'라는 주의까지 줘가며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했는가? 그 오찬은 본인의 결정이었냐? 아니면 누구의 지시를 받아 진행한 것인가?"라고 캐물었다.
정 의원은 또한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에게도 이와 관련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했다. 정의원은 "당시 한 대표는 법무부 장관이었고, 마약과의 전쟁 선봉장이었다. 경찰의 수사권을 빼앗을 때도 마약 수사에 필요하다는 논리를 폈다"면서 법무부 장관 당시 '세관연 루 마약 사건'과 관련해 어떤 보고를 받았고,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한 대표에게 따져 물었다.
그는 이어서 "많은 의혹들이 제기되고, 관련 수사팀장은 보복성 좌천 인사를 당했다. 국민들의 관심 이슈인데, 왜 이 사건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는가?"라고 지적하면서 집권여당의 대표답게 당당히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는 오는 20일 세관연루 마약수사 외압 의혹에 대한 청문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 의원은 이 사건에 대하여 "철저한 진상규명으로, 법과 원칙, 그리고 양심에 따라 묵묵히 일하고 있는 공직자들이 더이상 불이익 당하지 않도록 국회가 제 할 일을 해야 한다. 법과 원칙에 따라 꿋꿋하게 수사를 하며 외압에 흔들리지 않았던 백해룡 경정을 포함한 전담수사팀의 명예를 회복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정춘생 기자회견 세관연루 마약수사 외압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정춘생 의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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