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공원' 공론화 불공정... 국회청원 진행"
[윤성효 기자]
▲ 합천 옛 새천년생명의숲에 있는 일해공원 표지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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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군민운동본부는 15일 "합천군 공론화위원회 구성·운영에 관한 협조 요청"에 대한 입장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합천군은 일해공원 명칭 관련 공론화를 (사)한국공공자치연구원에 의뢰했고, 연구원은 지난 8일 합천군민운동본부에 공문을 보내 '공론화위원회 구성·운영에 관한 협조'를 요청했다.
연구원은 "공론화 참여에 협조를 요청한다"면서 "협조가 여의치 않아 '구성·운영안'을 별첨으로 보내드리니 서면으로라도 의견을 제시해 주면 적극 반영을 약속한다"라고 했다.
16일까지 회신을 부탁한다고 한 연구원은 "공론화위원회 구성·운영이 어려울 경우 불가피하게 주민설문조사와 공청회 등 향후 일정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앞서 합천군은 7월 31일까지 공론화위원회 위원을 모집했다. 합천군은 일해공원 명칭에 찬성·반대·중립 의견을 가진 주민 10~15명씩을 같은 수로 모집해 30~45명 규모로 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었으나 마감 결과, 찬성 3명과 반대 2명, 중립 1명으로 총 6명만 신청했다.
"국회청원 진행"
합천군민운동본부는 입장문을 통해 "첫 단추를 잘못 꿰면 그 다음 단추들도 줄줄이 어긋나게 된다. 합천군의 공론화는 첫 단추부터 잘못 꿰었다. 문제는 잠근 단추를 다시 풀고 꿰어도 될 텐데 그럴 의지가 없다는 데 있다"라고 했다.
이어 "공론화 설계와 과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개문발차 하더니만 모집에 응한 군민이 고작 6명. 대개 이런 경우 낯부끄러워 고개도 못 들 것 같을 텐데 합천군은 낯짝 두껍기가 얼마인지 가늠조차 어려울 정도로 당당하다"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멀쩡한 공원을 전두환 공원으로 바꾸어 국민들의 상처를 들쑤시고 군민들을 분열과 갈등으로 몰아넣은 합천군은 범죄사건에 비유하면 가해자인 셈이다"라며 "가해자가 그동안 친했던 용역기관에 돈 주고 재판을 해달라고 하면 어느 누가 이 재판부에 공정하고 정의로운 결과를 기대하겠는가?"라고 했다.
공론화 진행과 관련해, 합천군민운동본부는 "합천군이 추진하는 공론화에 대해 대표성, 공정성, 숙의성, 합리성이 결여되어 참여하지 않는다고 지난 기자회견에서 밝혔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지적한 문제들을 해소하기는커녕 더 개악을 해놓은 안을 제시하는 합천군의 무례함에 개탄스럽기 그지없다"라며 "합천군의 이 낮은 수준의 능력과 태도가 이 사안에만 발휘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앞이 캄캄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합천군의 새로운 계획안에 대해 운동본부가 조목조목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더라도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금방 찾을 수 있다고 믿기에 굳이 열거하지 않겠다"라고 했다.
이어 "다만, 요약해서 한 마디만 하면 중립을 가장한 용역기관과 중립위원이 사실상 결정을 하는 구조이며 과연 공무원과 특정정당의 도의원 등을 중립이라 믿을 사람 누가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라며 "차라리 지난번 선착순 접수가 더 공정해 보이니 웃음밖에 나오질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공론화에 불참하면서 국회청원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합천군민운동본부는 "합천군은 벽이다. 차라리 벽을 마주 하는 게 낳겠다. 벽은 그나마 헛소리는 지껄이지 않으니"라며 "이제 합천군과 씨름하는 것은 부질없는 짓임을 확인하고 국회국민청원의 배를 띄운다. 법률 밖에 없다"라고 했다.
이들은 "지난 한 달간 전두환 공원 폐지를 위해 대구, 서울, 부산 등 전국의 시민단체에 다니며 국회청원을 위한 연대활동을 약속받았다"라고 했다.
합천군민운동본부는 국회청원을 경남도 국정감사 전후 또는 전두환 사망일인 11월 23일, 군사반란일 12.12를 계기 삼아 진행하기로 했다.
국회청원은 국회의 '국민동의청원'을 말하고, 100명의 동의서를 받아 신청하면 국회에서 1주일 안에 심의를 거쳐 청원등록 여부를 결정한다. 청원등록이 결정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5만명 이상 서명해야 성사가 된다.
합천군은 2004년 경남도비 지원을 받아 합천읍 황강변에 '새천년생명의숲'을 조성했고, 2007년 1월 합천군 율곡면 출신인 전두환씨의 아호를 붙인 '일해공원'으로 바꾸었다.
덧붙이는 글 |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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