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하·김동진·김진규, 홍명보호 코치 합류…외인 코치 2명도 마무리 수순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논란 속에 국가대표팀 복귀전을 앞두고 있는 홍명보 감독이 국내파 코치 인선을 마무리지은 것으로 보인다.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수비수로 뛰었던 김동진과 김진규가 합류한다.
15일 축구계에 따르면 홍명보 축구대표팀 새 감독은 박건하 한국프로축구연맹 기술연구그룹(TSG) 위원을 수석코치로 내정했다. 또 김동진 홍콩 킷치 구단 23세 이하(U-23) 감독, 김진규 FC서울 전력강화실장을 코치로 발탁해 국내파 코칭스태프로 구성한다.
박 코치는 일찌감치 수석코치에 부임하는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홍 감독과 이미 호흡한 적이 있다. 2012 런던 올림픽 때 당시 홍 감독 아래서 코치직을 맡아 한국 축구 사상 첫 올림픽 메달(동메달) 획득에 힘을 보탰다. 이후 2013년 여름 홍 감독이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면서 국가대표팀 코치로 다시 부임했다. 홍 감독과 박 코치는 이듬해 브라질 월드컵에 함께 나서 벤치에 앉았는데 1무2패를 기록, 대표팀 성적은 좋지 않았다.
박 위원은 대표팀을 떠난 뒤에는 서울 이랜드, 수원 삼성 감독을 지냈다. 지난 6월엔 김도훈 임시 감독을 도와 대표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5차전 싱가포르 원정, 6차전 중국과의 홈 경기에서도 코치를 맡았다.
홍콩 킷치에서 2018년부터 7년이나 코치, 수석코치를 차례로 지낸 김동진 감독도 박 위원과 함께 코치로 홍명보호 코칭스태프에 합류한다.
1982년생 김 감독은 2006 독일 월드컵과 2010 남아공 월드컵 등 두 차례 월드컵 최종엔트리에 올랐고 독일 월드컵에선 거의 주전급으로 뛰었다. 홍 감독은 당시 딕 아드보카트 감독을 보좌해 코치로 일했다. 김 감독은 한국 축구사 첫 원정 월드컵 16강을 일궈냈던 남아공 대회에선 나이지리아와의 조별리그 3차전 후반에 교체로 들어가 잠깐 뛰었다.
1985년생인 김진규 실장도 대표팀 코치로 자리를 옮긴다. 선수 시절 서울에서 8년을 뛴 김 실장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서울 산하 유스 오산고를 지도하며 지도자 경력을 시작했고, 이후 서울 1군 코치, 수석코치를 차례로 역임했다. 수석코치를 맡던 지난해엔 안익수 감독이 사퇴한 뒤 시즌이 끝날 때까지 감독대행으로 서울을 지휘했다.
김 실장도 독일 월드컵에서 센터백으로 뛰었다.
홍 감독은 선수들과 친화력, 리더십 등 김 실장의 장점을 눈여겨본 뒤 그의 합류를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감독이 직접 스페인, 포르투갈로 가 후보를 물색한 외국인 코치진 계약도 마무리 단계다. 큰 틀에서 계약 관련 합의를 마쳤으며 현 소속 구단과 관계 정리, 세부 사항 조율 등만 남겨뒀다. 2명의 외국인 코치는 유럽에 체류하며 A매치 때 국내에 들어오는 방식으로 활동한다. 전술 준비와 상대 분석에 더해 유럽 현지에서 유럽파들을 점검하는 업무도 맡을 전망이다.
홍 감독은 곧 코칭스태프를 일괄 발표할 예정이며, 오는 26일 전후로 홍명보호 1기 명단을 공개한다.
10년 만에 다시 출항하는 홍명보호는 오는 9월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첫 경기를 치른다.
한국은 지난달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조추첨에서 이라크, 요르단, 오만, 팔레스타인, 쿠웨이트 등 중동 5개국과 B조에 편성됐다. B조 1~2위 두 팀에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이 주어지는 가운데 한국은 B조 5번 시드를 받은 팔레스타인과 첫 경기를 홈에서 치르고, 이어 중동으로 건너가 오만과 2차전 원정 경기를 벌인다.
홍명보호는 9월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팔레스타인과 B조 1차전을 치른다. 지난 2014년 6월 미국 월드컵 본선 벨기에전 이후 10년 3개월 만에 홍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으로 복귀해 치르는 첫 경기가 됐다.
2차전은 9월 10일 오후 11시(현지시간 오후 6시) 오만 무스카트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열린다.
한국이 객관적 전력에서 앞서는 만큼 정상적인 플레이를 진행한다면 전부 낙승할 수 있는 경기로 예상된다. 한국은 팔레스타인과는 이번에 처음 A매치를 벌인다. 과거 23세 이하(U-23) 대표팀이 홍 감독이 이끌 때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 팔레스타인과 격돌한 적이 있었다. 당시 한국은 윤빛가람, 박주영, 박희성의 연속골에 힘입어 3-0 쾌승을 거뒀다. 다만 국가대표팀과의 대결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만과는 A매치에서 총 5번 싸워 4승 1패를 기록 중이다. 가깝게는 지난 2015년 호주 아시안컵 본선 조별리그 2차전에서 오만과 붙어 조영철의 결승포를 잘 지키고 1-0으로 이겼다.
하지만 오만전은 원정이라는 게 변수다. 21년 전인 2003년 10월21일 오만 무스카트에서 벌어진 2004 아시안컵 예선에서 한국이 홈팀 오만에 1-3으로 충격패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른 바 '오만 쇼크'로 회자되는 한국 축구 역대급 패배였다. 한국은 오만에 이어 베트남에도 같은 장소에서 패해 아시안컵 본선행이 위태로운 지경에 몰렸다.
그러나 홍 감독 앞에선 오만 쇼크도 없었다. 홍 감독은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이던 2012년 2월 런던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오만 원정에서 남태희와 김현성, 백성동의 릴레이 골을 묶에 3-0 완승을 챙겼다. 이 때 승리로 런던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고 이후 본선에서 동메달까지 거머쥐었다.
홍 감독 입장에선 비록 연령별 대표팀에서의 경기였지만 좋은 기억을 갖고 있는 두 나라와 상대하는 셈이다. 박건하 수석코치도 당시 코칭스태프로 동행했다. 축구팬 혹은 국민들이 자신의 선임을 납득하지 못하는 상황인 만큼 좋은 경기력으로 2연승을 챙겨야 그나마 호응 얻을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홍 감독은 앞서 파리 하계올림픽 기간 중인 지난달 29일 취임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부임과 관련돼 서툴렀던 점에 대해선 깨끗하게 사과하면서 향후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 16강을 넘어 8강 이상의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K리그 팬들과 약속을 저버린 점에 대한 한없는 미안한 마음과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이 자리에 섰다. 특히 그동안 내게 큰 성원을 보내 주셨던 울산HD 팬들께 사과와 용서를 부탁드린다. 울산 팬들이 보내주신 뜨거운 응원과 전폭적 지지 속 다시 감독으로 일어설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 선택이 팬들에게 큰 상처와 실망감을 드렸다는 점에서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울산HD, 그리고 K리그 팬 여러분께 깊은 용서를 구하며 어떤 질책과 비난이든 받아들이고 겸허히 수용하겠다. 실망하신 팬들에게 용서받는 방법은 내가 내 자리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성장과 발전을 이끄는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보내 주셨던 성원에 더 큰 책임감을 갖고 이 자리에 임하겠다"고 알렸다.
홍 감독은 이어 자신을 선임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와의 독대 내용을 소개한 뒤 "대표팀은 성적만이 아니라 체계의 확립이라는 과정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야 한다. 그를 위해 내가 가진 모든 걸 쏟아내겠다. 지적과 비판 전부 받아들이겠습니다. 겸손한 자세로 전부 듣고 한국 축구가 전진하는 데 내게 주어진 역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9~10월에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 3차예선 1~4차전도 얘기했다.
홍 감독은 "월드컵 3차예선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가 철저한 대응으로 준비하겠다"며 "당장 9월과 10월 경기들은 전략적 고민도 해야 한다. 유럽파들이 시즌 초반이라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은 상태이지만 월드컵 최종예선이기 때문에 선수 구성까지 고민하겠다"고 분석했다.
홍 감독은 월드컵 본선에선 지금까지 원정 대회에서 두 차례 일궈냈던 16강 이상의 성적을 약속했다. 현 대표팀 구성이 역대 최강으로 평가받는 만큼 8강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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