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민주당 그분은 연쇄살인자냐"…與 뭉치게 한 전현희 발언

김기정 2024. 8. 15.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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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탄핵소추사건 조사'와 관련한 청문회에서 권익위원회 고위 간부 사망과 관련한 의사진행발언을 하던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왼쪽)과 이를 항의한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오른쪽)이 설전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살인자’로 지칭한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국민의힘이 한목소리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 국면에서 분열 조짐을 보였던 여권이 전 의원의 발언을 계기로 단합하는 모양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한 뒤 취재진과 만나 “(전 의원의 발언은) 상식적이지 않다”며 “아무리 정치인이라도 그런 발언을 하는 것에 공감하실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의원의 살인자 발언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검사 탄핵 청문회에서 나왔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민권익위원장을 지낸 전 의원은 최근 권익위 고위 간부 사망 사건을 언급하며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그리고 윤 대통령의 청탁금지법 위반을 덮기 위해서 권익위 수뇌부가 유능하고 강직한 공직자 한 명을 억울하게 희생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본인이 고생시킨 것 생각하라. 그분의 죽음에 본인은 죄가 없느냐”고 맞받자, 전 의원은 “김건희, 윤석열이 (간부를) 죽인 것이다. 살인자”라고 소리쳤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김건희 때문에 사람이 죽지 않았느냐”고 거들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5일 육영수 여사 서거 50주기를 맞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내 육영수 여사 묘역을 찾아 헌화와 분향을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은 전날 소속 의원 108명 전원 명의로 전 의원 국회의원직 제명 촉구 결의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한 데 이어 이날도 비판을 이어갔다.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권익위 간부 사망 사건을 문제 삼는 전현희ㆍ장경태 의원의 모습에서 서해 공무원의 처절한 죽음에는 침묵과 외면으로 일관했던 그들의 또 다른 모습이 겹친다”며 “공직자의 죽음을 애도하고 성찰하기보다, 정치적 필요에 따라 감정 이입을 달리하는 선택적 분노가 민망하고 난감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전 의원의 발언이 갖는 심각성을 인식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국가원수와 부인을 아무런 근거 없이 살인자로 몰아도 되느냐”며 “나는 ‘당신네 당에 있는 어떤 분과 관련해 5명쯤이 이해할 수 없는 죽음을 맞았는데, 그래서 심지어 자살 당했다는 괴담까지 나돌았는데 그럼 그분은 연쇄살인자냐’하는 말이 목까지 차올랐다”고 적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의 김경수 전 지사 복권 결정을 반대하면서 '당정 갈등이 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불거졌는데, 전 의원 등의 막말이 여권을 다시 뭉치게 한 측면이 있다”며 “민주당과 전 의원의 사과를 촉구하기 위한 다양한 대처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민주당은 전 의원과 충돌한 송석준 의원에 대한 국회의원직 제명을 추진할 방침이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어제 법사위에서 송 의원은 권익위 고위공무원의 안타까운 죽음을 정쟁으로 활용하며 동료 의원에게 입에 담지 못할 망언을 쏟아냈다”며 “고인의 죽음을 정쟁에 활용하고 동료의원을 모욕한 송 의원은 국민과 고인께 사과하라. 염치도 모르고 전 의원의 제명을 추진한 국민의힘 역시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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