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통일, 역사적 과제…분단 지속되는 한 광복 미완성"(종합2보)

서소정 2024. 8. 15.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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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경축사서 '8·15 통일 독트린' 천명
남북 당국 간 실무차원 '대화협의체' 설치 제안
"북한 주민, 자유 통일의 강력한 우군될 것"
"올해 '자유 평화 번영의 통일 대한민국' 새 원년"
사상 첫 '반쪽' 행사…광복회·야당 행사 불참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며 '8.15 통일 독트린'을 발표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우리 앞에는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중차대한 역사적 과제가 있다"며 "바로, 통일"이라고 밝혔다. 또 남북 당국 간 실무차원의 '대화협의체' 설치를 제안하면서 "긴장 완화를 포함해 경제 협력, 인적 왕래, 문화 교류, 재난과 기후변화 대응에 이르기까지 어떤 문제라도 다룰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 경축사에서 "한반도 전체에 국민이 주인인 자유 민주 통일 국가가 만들어지는 그날 비로소 완전한 광복이 실현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국권을 침탈당한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 국민은 참으로 위대한 역사를 써내려 왔다"면서 "위대한 여정을 관통하는 가치는 바로 자유"라고 말했다. "우리의 광복은, 자유를 향한 투쟁의 결실이었다"면서 "국권을 잃은 암담한 상황에서도 우리 국민들은 포기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제 대한민국은 눈부신 경제성장을 넘어 글로벌 중추국가, 글로벌 문화 강국으로 도약했다"며 "제국주의 세력의 국권 침탈도, 분단도, 전쟁도, 그 무엇도 자유를 향한 우리의 힘찬 전진을 막지 못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특히 "우리에게 완전한 광복은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다"며 통일은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중차대한 역사적 과제라고 밝혔다.

"한반도 전체 자유 민주 통일 국가, 광복 실현"

윤 대통령은 "1919년 우리 국민들은 한반도에 국민이 주인인 자유민주 국가를 세우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면서 "1945년 일제의 패망으로 해방이 됐지만, 분단 체제가 지속되는 한, 우리의 광복은 미완성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자유가 박탈된 동토의 왕국, 빈곤과 기아로 고통받는 북녘땅으로 우리가 누리는 자유가 확장돼야 한다"며 "한반도 전체에 국민이 주인인 자유 민주 통일 국가가 만들어지는 그날, 비로소 완전한 광복이 실현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헌법이 대통령에게 명령한 자유민주주의 평화통일의 책무에 의거해 우리의 통일 비전과 통일 추진 전략을 우리 국민과 북한 주민 그리고 국제사회에 선언하고자 한다"고 말한 윤 대통령은 "우리가 꿈꾸는 통일 대한민국의 미래는 분명하다"고 했다.

통일 위한 3대 비전·3대 추진 전략·7대 추진 방안 제시

이날 윤 대통령은 3대 통일 비전, 3대 통일 추진 전략을 비롯해 7대 통일 추진 방안 등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3대 통일 비전으로 "▲국민의 자유와 안전이 보장되는 행복한 나라 ▲창의와 혁신으로 도약하는 강하고 풍요로운 나라 ▲국제사회의 화합과 발전을 선도하며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나라. 이것이 바로 통일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설명했다.

통일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3대 추진 전략으로 ▲국민이 자유 통일을 추진할 수 있는 가치관과 역량을 더욱 확고히 가져야 하고 ▲북한 주민들이 자유 통일을 간절히 원하도록 변화를 만들어 내야 하며 ▲국제사회와 연대해야 한다는 것을 꼽았다.

7대 통일 추진 방안으로는 ▲통일 프로그램 활성화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다차원적 노력 전개 ▲북한 주민의 ‘정보접근권’ 확대 ▲북한 주민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인도적 지원 추진 ▲북한이탈주민의 역할을 통일 역량에 반영 ▲남북 당국 간 '대화협의체' 설치 제안 ▲'국제 한반도 포럼' 창설로 국제사회의 자유 통일에 대한 지지 견인 등을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스스로 자유의 가치에 대한 확신을 더욱 강하게 가져야 한다"면서 "우리 안의 자유를 굳건히 지켜야만 우리가 자유민주주의 통일을 주도하는 통일 추진 세력이 될 수 있다"고 주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며 '8.15 통일 독트린'을 발표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특히 윤 대통령은 질서와 규범을 무시하는 방종과 무책임을 자유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가짜 뉴스에 기반한 허위 선동과 사이비 논리는 자유 사회를 교란시키는 무서운 흉기"라며 "지금 가짜 뉴스는 하나의 대규모 산업이 됐다"고 지적했다.

"사이비 지식인들은 가짜 뉴스를 상품으로 포장해 유통하며, 기득권 이익집단을 형성하고 있다"면서 "사이비 지식인과 선동가들은 우리가 진정으로 지향해야 할 가치와 비전을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선동과 날조로 국민을 편 갈라, 그 틈에서 이익을 누리는 데만 집착할 따름"이라며 "이들이 바로 우리의 앞날을 가로막는 반자유 세력, 반통일 세력"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는 투쟁으로 얻어내는 것이다. 결코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면서 "저와 정부는 우리 사회에서 자유의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尹 "교육·노동·연금·의료개혁에 더 박차"

윤 대통령은 "민간 주도의 시장경제 기조하에 기업들이 마음껏 뛰며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국민들이 취업과 경제활동의 기회를 더 많이 누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우리 사회를 더욱 공정하고 건강하게 만들 교육·노동·연금·의료개혁에 더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어려운 분들을 집중 지원하는 맞춤형 약자 복지를 확충하고 국민의 삶을 더 따뜻하게 살펴, 모든 국민의 자유를 지키고 확대하겠다"며 "이를 통해 우리 사회에 자유의 가치가 더 깊이 뿌리 내리도록 하고, 검은 세력의 거짓 선동으로부터 우리 국민들을 지켜내겠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공연을 감상하며 박수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이 자유의 가치와 책임의식으로 강하게 무장해야 한반도의 자유 통일을 주도해낼 수 있다"면서 "청년과 미래세대가 자유 통일의 기대와 꿈을 가질 수 있도록 미래지향적인 '첨단 현장형 통일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북한 주민들이 자유 통일을 강력히 열망하도록, 배려하고 변화시키는 과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유의 가치를 북녘으로 확장하고, 북한의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내는 데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한 윤 대통령은 "무엇보다, 북한 인권의 실질적 개선을 위해 다차원적인 노력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북한 인권 국제회의 추진·북한 자유 인권 펀드 조성

북한 인권의 참상을 우리 국민과 국제사회에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알려야 한다는 점도 꼽았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연례 북한 인권 보고서'를 공개 발간한 것도 그런 이유"라며 "국내외 민간단체(NGO), 우방국, 국제기구와 공조해 북한의 인권 유린 실태를 더 널리 알리고, 인권 개선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북한 인권 국제회의'를 추진하고, '북한 자유 인권 펀드'를 조성해 북한 주민의 자유와 인권을 촉진하는 민간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 주민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인도적 지원도 계속 추진할 것"이라며 "지난 8월 1일, 북한 수해 이재민에 대한 구호물자 지원을 북한 정권이 거부했지만, 인도적 지원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주민들이 자유의 가치에 눈을 뜨도록 만드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 통일이 그들의 삶을 개선할 유일한 길임을 더 많은 북한 주민들이 깨닫고, 통일 대한민국이 자신들을 포용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하면 이들이 자유 통일의 강력한 우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의 미래 세대에게 자유 통일의 꿈과 희망을 심어줘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북한 주민들이 다양한 경로로 외부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정보접근권'을 확대할 방침이다.

"북한이탈주민 역할, 통일 역량에 보탤 것"

이어 "정부는 북한이탈주민을 제대로 보호하고, 이들의 역할을 통일 역량에 보태겠다"면서 "남북한 모두를 경험한 탈북민들의 경험과 지식을 통일정책 수립과 추진에 적극 반영해, 통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는 소중한 자산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남북대화의 문은 활짝 열어놓겠다. 남북대화는 보여주기식 정치 이벤트가 아니라 우리 국민과 북한 주민의 평화 보장과 생활 개선 등을 논의하는 실질적인 자리가 돼야 한다"면서 남북 당국 간 실무차원의 '대화협의체' 설치를 제안했다. 이 협의체는 긴장 완화를 포함해 경제 협력, 인적 왕래, 문화 교류, 재난과 기후변화 대응에 이르기까지 어떤 문제라도 다룰 것이며 이산가족, 국군포로, 납북자, 억류자 문제와 같은 인도적 현안도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의 첫걸음만 내딛더라도 정치적, 경제적 협력을 즉각 시작할 것"이라며 "대화와 협력을 통해 남북관계의 실질적 진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북한 당국의 호응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이동일 순국선열유족회장 등 참석자들과 함께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尹, '국제한반도포럼' 창설…통일 위해 국제사회 연대

국제사회와의 연대에도 더욱 힘쓸 것임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의 분단이 국제정치의 산물이었듯이, 통일은 우리 혼자 이뤄내기가 쉽지 않다"며 "통일 대한민국이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는 믿음을 국제사회에 널리 확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 통일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견인해 나가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며 "이를 위해,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과 함께 '국제한반도포럼'을 창설하겠다. 동맹 및 우방국들과 자유의 연대를 공고히 하면서 우리 통일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통일 대한민국에서 우리는 더 큰 자유와 기회를 누리게 될 것이며 더 나아가 인류사회 모두를 향한 축복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며 "저와 정부는 2024년 올해를 '자유 평화 번영의 통일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통일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우리가 더 강해져야 한다"면서 "우리의 자유를 위협하는 안팎의 도전에 맞서 더 큰 역사의 발전을 이뤄내야 한다. 더 큰 대한민국, 통일 대한민국으로 더 굳게 손잡고 우리 모두 힘차게 나아갑시다"고 덧붙였다.

사상 첫 '반쪽' 광복절 경축식…광복회·야당 불참

한편 이날 정부가 주최한 광복절 경축식은 '반쪽' 행사로 진행됐다. '뉴라이트 논란'에 휩싸인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인선을 둘러싸고 광복회 등 일부 독립운동단체와 야당, 정부·여당이 충돌하면서 대거 경축식에 불참했기 때문이다.

정부와 여당은 세종문화회관에서 행사를 연 반면, 광복회와 독립운동단체연합, 야당은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행사를 개최했다. 그동안 광복절 경축식은 이념이나 정파와 상관없이 함께 열었지만, 이번엔 사상 처음으로 두 동강 난 상태로 진행됐다.

광복회 등이 주관한 행사에는 광복회원과 독립운동가 유족 등 350여명이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기본소득당 등 야당 인사 100여명도 정부 경축식이 아닌 이 행사에 참석했다. 특히 민주당 출신인 우원식 국회의장도 정부 주최 기념식에 불참하고,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독립선열을 참배했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최근 진실에 대한 왜곡과 친일 사관에 물든 저열한 역사 인식이 판치며 우리 사회를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며 "우리의 역사의식과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물러설 수 없는 투쟁의 일환으로 광복회원들의 결기를 보여줘야 했다"고 강조했다.

제79주년 8·15 광복절인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광복회 주최 광복절 기념식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오른쪽부터),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가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여야 공방…"민주당 분열 조장" vs "尹 순국선열에 사죄하라"

여야는 이날 분열된 광복절 경축식을 두고 치열한 '네 탓' 공방을 벌였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 등 야당이 나라의 빛을 되찾은 기쁜 날인 오늘까지도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정치적 선동에 여념이 없다"며 "무책임한 태도에 순국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이 퇴색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도 논평에서 "민주당의 경축식 불참은 진정한 광복의 의미를 훼손하고 국가 경사인 광복절을 스스로 반쪽짜리로 만들어버리는 행위"라며 "국민 갈등을 조장하는 식의 '역사 팔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백범김구기념관 앞에서 발표한 '친일·반민족 윤석열 정권 규탄 성명'에서 "윤석열 정권은 나라를 통째로 일본과 친일 뉴라이트에 넘기려는 음모를 당장 중단하고 국민과 순국 선열에게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최민석 민주당 대변인도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윤석열 정권은 친일의 역사를 복권하기 위해 광복절 79주년마저 '친일 부활절'로 만들어버렸다"며 민주당은 김 관장 임명 철회를 위해 광복회 등 관련 단체와 연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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