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北에 "남북 당국자 간 실무차원 '대화협의체' 설치하자" [광복절 경축사 전문]

송오미 2024. 8. 15.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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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주년 광복절 경축사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제79주년 광복절을 맞아 북한을 향해 "오늘 남북 당국 간 실무차원의 '대화협의체' 설치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해 "남북대화는 보여주기식 정치 이벤트가 아니라 우리 국민과 북한 주민의 평화 보장과 생활 개선 등을 논의하는 실질적인 자리가 돼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여기에서 긴장 완화를 포함해 경제 협력과 인적 왕래, 문화 교류, 재난과 기후변화 대응에 이르기까지 어떤 문제라도 다룰 수 있다"며 "이산가족 국군포로, 납북자, 억류자 문제와 같은 인도적 현안도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재작년 광복절의 '담대한 구상'에서 이미 밝힌 대로, (북한이) 비핵화의 첫 걸음만 내디뎌도 정치적·경제적 협력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윤 대통령 경축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700만 재외동포 여러분, 그리고 2,600만 북한 동포 여러분, 오늘 우리는 광복 79주년을 맞았습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께 경의를 표하며, 유가족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국권을 침탈당한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 국민은 참으로 위대한 역사를 써내려 왔습니다.

그리고, 이 위대한 여정을 관통하는 근본 가치는 바로 자유입니다. 우리의 광복은, 자유를 향한 투쟁의 결실이었습니다.

국권을 잃은 암담한 상황에서도 우리 국민들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1919년 3.1운동을 통해, 국민이 주인 되는 자유로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일치된 열망을 확인했습니다.

이러한 열망을 담아 상해 임시정부를 세웠고, 국내외에서 다양한 독립운동을 펼쳐 나갔습니다.

안으로는 교육과 문화를 통해 스스로의 힘을 기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고, 밖으로는 외교적, 군사적 독립운동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1945년 해방 이후에도 자유를 향한 투쟁은 계속되었습니다.

1948년 자유민주주의 헌법을 제정하여 이 땅에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했습니다.

제헌 이후 지금까지 지켜온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헌법 정신은 우리가 누리는 풍요와 번영의 토대가 됐습니다.

북한의 남침으로 6.25 전쟁이 발생하자, 자유민주주의 국가들과 함께 피 흘려 싸워 자유를 지켜냈습니다.

자유의 가치를 지키고 발전시키며 함께 땀 흘려 노력한 결과, 산업화와 한강의 기적, 그리고 민주화를 이뤄냈습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눈부신 경제성장을 넘어, 글로벌 중추국가, 글로벌 문화 강국으로 도약했습니다.

제국주의 세력의 국권 침탈도, 분단도, 전쟁도, 그 무엇도 자유를 향한 우리의 힘찬 전진을 막지 못한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완전한 광복은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우리 앞에는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중차대한 역사적 과제가 있습니다. 바로, 통일입니다.

1919년 우리 국민들은 한반도에 국민이 주인인 자유민주 국가를 세우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습니다. 1945년 일제의 패망으로 해방이 되었지만, 분단 체제가 지속되는 한, 우리의 광복은 미완성일 수밖에 없습니다.

자유가 박탈된 동토의 왕국, 빈곤과 기아로 고통받는 북녘 땅으로 우리가 누리는 자유가 확장되어야 합니다.

한반도 전체에 국민이 주인인 자유 민주 통일 국가가 만들어지는 그날, 비로소 완전한 광복이 실현되는 것입니다.

저는 오늘, 헌법이 대통령에게 명령한 자유민주주의 평화통일의 책무에 의거하여, 우리의 통일 비전과 통일 추진 전략을 우리 국민과 북한 주민, 그리고 국제사회에 선언하고자 합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가 꿈꾸는 통일 대한민국의 미래는 분명합니다.

국민의 자유와 안전이 보장되는 행복한 나라, 창의와 혁신으로 도약하는 강하고 풍요로운 나라, 국제사회의 화합과 발전을 선도하며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나라, 바로 이것이 통일 대한민국의 미래입니다.

저는 오늘, 이러한 통일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우리의 과제를 제시하고자 합니다.

첫째, 우리 국민이 자유 통일을 추진할 수 있는 가치관과 역량을 확고히 가져야 하고, 둘째, 북한 주민들이 자유 통일을 간절히 원하도록 변화를 만들어 내며, 셋째, 국제사회와 연대하는, 세 가지 과제입니다.

먼저, 우리 스스로 자유의 가치에 대한 확신을 더욱 강하게 가져야 합니다.

우리 안의 자유를 굳건히 지켜야만, 우리가 자유민주주의 통일을 주도하는 통일 추진 세력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자유인이 되고 우리의 자유가 서로 공존하기 위해서는, 책임과 배려, 질서와 규범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질서와 규범을 무시하는 방종과 무책임을 자유와 혼동하면 안 됩니다.

자유 사회를 무너뜨리기 위한 허위 선동과 사이비 논리에 휘둘려서는 더더욱 안 됩니다.

이른바 가짜 뉴스에 기반한 허위 선동과 사이비 논리는 자유 사회를 교란시키는 무서운 흉기입니다.

지금 가짜 뉴스는 하나의 대규모 산업이 됐습니다.

사이비 지식인들은 가짜 뉴스를 상품으로 포장하여 유통시키며, 기득권 이익집단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사이비 지식인과 선동가들은 우리가 진정으로 지향해야 할 가치와 비전을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시할 수가 없습니다.

국민을 현혹하여 자유 사회의 가치와 질서를 부수는 것이 그들의 전략이고, 진짜 목표를 밝히면 거짓 선동이 먹혀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선동과 날조로 국민을 편 갈라, 그 틈에서 이익을 누리는 데만 집착할 따름입니다.

이들이 바로,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는 반자유 세력, 반통일 세력입니다.

디지털 사이버 산업의 발전에 따라 지식산업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는 상황에서, 이를 악용하는 검은 선동 세력에 맞서 자유의 가치 체계를 지켜내려면, 우리 국민들이 진실의 힘으로 무장하여 맞서 싸워야 합니다.

자유는 투쟁으로 얻어내는 것이지, 결코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저와 정부는 우리 사회에서 자유의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민간 주도의 시장경제 기조 하에 기업이 마음껏 뛰며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국민들이 취업과 경제활동의 기회를 더 많이 누리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 사회를 더욱 공정하고 건강하게 만들 교육개혁, 노동개혁, 연금개혁, 의료개혁에 더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어려운 분들을 집중 지원하는 맞춤형 약자 복지를 확충하고 국민의 삶을 더 따뜻하게 살펴, 모든 국민의 자유를 지키고 확대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에 자유의 가치가 더 깊이 뿌리 내리도록 하고, 검은 세력의 거짓 선동으로부터 우리 국민들을 지켜내겠습니다.

우리 국민들이 자유의 가치와 책임의식으로 강하게 무장해야, 한반도의 자유 통일을 주도할 수 있습니다.

특히 청년과 미래세대가 자유 통일의 기대와 꿈을 가질 수 있도록, 미래지향적인 ‘첨단 현장형 통일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겠습니다.

통일이 가져올 기회와 변화를 가상공간에서 미리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들겠습니다.

둘째, 북한 주민들이 자유 통일을 강력히 열망하도록, 배려하고 변화시키는 과제입니다.

자유의 가치를 북녘으로 확장하고 북한의 실질적인 변화를 끌어내는 데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무엇보다, 북한 인권의 실질적 개선을 위해 다차원적 노력을 펼치겠습니다.

북한 인권의 참상을 우리 국민과 국제사회에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알려야 합니다.

우리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연례 북한 인권 보고서>를 발간한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앞으로 더욱 충실히 만들어 전 세계에 더 널리 전하겠습니다.

국내외 민간단체(NGO), 우방국, 국제기구와 공조하여 북한의 인권 유린을 더 널리 알리고, 인권 개선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겠습니다.

<북한 인권 국제회의>를 추진해서, 북한 인권 담론을 전방위적으로 확장해 나가겠습니다.

<북한 자유 인권 펀드>를 조성하여, 북한 주민의 자유와 인권을 촉진하는 민간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북한 주민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인도적 지원도 계속 추진할 것입니다.

지난 8월 1일, 북한 수해 이재민에 대한구호물자 지원을 제안한 것도,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우리 정부의 의지를 밝힌 것입니다.

북한 정권이 또다시 거부했지만, 인도적 지원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영유아, 여성, 고령자, 장애인 등 북한의 취약 계층에 대해, 식량, 보건을 비롯한 인도적 지원을 적극 추진할 것입니다.

북한 주민들이 자유의 가치에 눈을 뜨도록 만드는 일이 매우 중요합니다.

많은 북한이탈주민들은 우리 라디오 방송, TV를 통해 북한 정권의 거짓 선전 선동을 깨닫게 되었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자유 통일이 그들의 삶을 개선할 유일한 길임을 더 많은 북한 주민들이 깨닫고, 통일 대한민국이 자신들을 포용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면, 이들이 자유 통일의 강력한 우군이 될 것입니다. 특히, 북한의 미래 세대에게 자유 통일의 꿈과 희망을 심어줘야 합니다.

북한 주민들이 다양한 경로로 다양한 외부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정보접근권’을 확대하겠습니다.

‘먼저 온 통일’인 북한이탈주민들을 따뜻하게 품는 일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지난 7월 14일, <북한이탈주민의 날>이 제정되어, 첫 기념식을 열었습니다.

탈북민 보호와 지원에 대한 우리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밝힌 것입니다.

정부는 북한이탈주민을 제대로 보호하고, 이들의 역할을 통일 역량에 보태겠습니다.

남북한 모두를 경험한 탈북민들의 경험과 지식을 통일정책 수립과 추진에 적극 반영하여, 통일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는 소중한 자산으로 삼겠습니다.

이러한 노력들과 함께, 남북대화의 문은 활짝 열어놓겠습니다.

남북대화는 보여주기식 정치 이벤트가 아니라, 우리 국민과 북한 주민의 평화 보장과 생활 개선 등을 논의하는 실질적인 자리가 되어야 합니다.

저는 오늘, 남북 당국 간 실무차원의 <대화협의체> 설치를 제안합니다.

여기에서 긴장 완화를 포함해 경제 협력, 인적 왕래, 문화 교류, 재난과 기후변화 대응에 이르기까지 어떤 문제라도 다룰 수 있습니다.

이산가족, 국군포로, 납북자, 억류자 문제와 같은 인도적 현안도 협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 재작년 광복절의 ‘담대한 구상’에서 이미 밝힌 대로, 비핵화의 첫 걸음만 내디뎌도 정치적, 경제적 협력을 시작할 것입니다.

대화와 협력을 통해, 남북관계의 실질적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북한 당국의 호응을 촉구합니다.

마지막으로, 국제사회와의 연대입니다. 우리의 분단이 국제정치의 산물이었듯이, 통일은 우리 혼자 이뤄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우리의 통일은 자유와 인권의 보편가치를 확장하는 과업이며, 세계 평화와 인류의 번영에 직결된 사안입니다.

통일 대한민국이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는 믿음을 국제사회에 널리 확산시켜야 합니다.

국제사회에 책임 있는 기여를 하며, 국제사회와 함께 통일 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합니다.

저는 작년 UN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국가 간의 개발 격차, 기후 격차,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는 데 대한민국이 선도적인 역할과 기여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정부 출범 이후 ODA 예산 규모를 과감하게 2배 이상 늘렸습니다.

우리나라 주도의 <무탄소 연합>을 출범시켜 기후 과제에 대한 국제적 규범 논의를 선도하고 있고, AI 서울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등 국제사회의 새로운 디지털 규범 정립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여와 역할을 토대로, 자유 통일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견인하는 데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뜻을 같이하는 국가들과 함께 <국제한반도포럼>을 창설하겠습니다.

동맹 및 우방국들과 자유의 연대를 공고히 하면서, 우리 통일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그리고 북한 동포 여러분!

통일 대한민국에서 우리는 더 큰 자유와 기회를 누리게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인류사회 모두를 향한

축복의 메시지가 될 것입니다.

저와 정부는 2024년 올해를, ‘자유 평화 번영의 통일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원년으로 만들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한민국이 걸어 온 도전과 성취의 여정은 인류 현대사의 빛나는 기록이 되었고,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지난 8월 1일, 세계은행은 ‘중진국 함정’이라는 보고서에서 대한민국을 ‘성장의 슈퍼스타’라고 지칭하며, 대한민국 성장의 역사가 ‘모든 중진국이 숙지해야 할 필독서’라고 평가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Korea’를 무려 100번이나 언급하며, ‘투자’, ‘기술 도입’, ‘혁신’에 이르는 우리의 성공 비결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작년 우리의 1인당 국민소득은 처음으로 일본을 넘어섰고, 2026년 4만 달러를 내다보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 한국과 일본의 수출 격차는 역대 최저인 35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파리 올림픽 세계 8위라는 눈부신 성적으로 확인했듯이, 우리 청년들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힘차게 미래로 도약하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이 대한민국이 걸어온 길을 따라오려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만족할 수는 없습니다.

통일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우리가 더 강해져야 합니다.

우리의 자유를 위협하는 안팎의 도전에 맞서, 더 큰 역사의 발전을 이뤄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의 발걸음을 계속 합시다!

더 큰 대한민국, 통일 대한민국으로 더 굳게 손잡고 우리 모두 힘차게 나아갑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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