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조선어 말살 카드 공개한 손희하 교수 “‘18번, 새빨간 거짓말, 그것이 알고 싶다’.. 모두 일제 잔재어”

MBC라디오 2024. 8. 15.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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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손희하 전남대 명예교수

☏ 진행자 > 어제 JB타임즈 시간에 잠깐 전해드렸는데요. 일제가 우리 초등학생들이 조선어를 쓰지 못하게 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로 카드를 이용을 했다라는 점을 전해드린 바가 있었는데요. 바로 이 카드를 발굴한 주인공을 잠깐 전화로 만나보겠습니다. 손희하 전남대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입니다. 나와 계시죠?

☏ 손희하 > 안녕하십니까?

☏ 진행자 > 예, 안녕하세요. 지금 기사를 보니까 교수님이 고서적을 샀는데 여기에 끼어 있었다고 하던데 맞습니까?

☏ 손희하 > 네, 그랬죠. 제가 평소에 연구나 교육용으로 책을 많이 구입해요. 서점에 직접 가기도 하고 다른 지역에도 가기도 하고 또 인터넷 고서점을 이용하기도 하는데, 실은 이번에는 인터넷 고서점에서 구입을 했습니다.

☏ 진행자 > 인터넷 고서점에서 구입하신 거예요?

☏ 손희하 > 예.

☏ 진행자 > 직접 책방에 가서 하신 게 아니고.

☏ 손희하 > 그렇죠.

☏ 진행자 > 배달해서 와서 보니까 거기에 카드가 끼어 있더라.

☏ 손희하 > 네.

☏ 진행자 > 그러면 이런 카드가 있다라는 거 그전에 알고 계셨었어요? 교수님.

☏ 손희하 > 그렇죠. 제가 어려서 부모님한테 그런 말씀도 들은 거예요. 부모님이 말하자면 그때 명칭으로는 국민학교를 다닌 거 아니겠어요.

☏ 진행자 > 그렇죠.

☏ 손희하 > 국민학교를 다니면서 4학년 때인가 해방이 되셨어요. 광복을 맞아서. 근데 그때 그런 일들이 있었다. 일본 사람들이 가르쳤던 교육, 이런 것들도 말씀을 더러 하셨죠.

☏ 진행자 > 그럼 구체적으로 카드를 어떻게 활용을 했다라는 겁니까? 일제가.

☏ 손희하 > 이 카드를 어떤 언론에 보니까 이걸 카드놀이라고 이렇게 잘못 표현한 것이 있어요. 그건 바로잡아야 돼요. 이건 놀이가 아니고 일제가 이 카드를 학생들한테 나눠주고 조선어를 쓴 사람들에게는 이 카드를 뺏게 돼 있어요. 친구들끼리 서로.

☏ 진행자 > 친구들끼리 서로.

☏ 손희하 > 예. 그러니까는 저 친구가 조선어를 썼나 안 썼나 뺏어가지고 그 일주일 동안 뺏은 것을 갖다가 또는 뺏긴 거 이걸 갖다가 토요일 날 검사하는 거예요. 일주일 마다. 그래서 거기에 따라서 상을 주고 벌을 주고. 그리고 이걸 갖다 점수에도 반영을 하죠. 말하자면 평소에 그때 일본어가 국어였으니까 국어라고 표현했죠. 그래서 이 국어를 안 썼다 해서 국어 점수에도 까고 평소의 태도니까 도덕 점수 말하자면 수신이라고 그랬어요. 그때는 수신 점수에도 빼고 그리고 상을 연말에 상을 주고 벌을 주고 이런 식으로 하고 그랬죠.

☏ 진행자 > 때리기도 했습니까? 혹시.

☏ 손희하 > 그래요. 그 방법이 여러 가지였죠. 말하자면 단순하게 벌을 세우는 경우도 있고, 또 벌 중에는 나가서 벌서라 할 수도 있고 그다음에 어떤 경우에는 샌드위치맨 아시죠? 보통 우리가 영화를 갖다가 예전에는 선전한다든가 또는 가게에서 선전한다든가 목걸이를 거는 거예요.

☏ 진행자 > 선전 문구가 들어있는 널빤지를 양쪽에 이렇게 끼고 하는 그거 말씀하시는 거죠?

☏ 손희하 > 조그마한 패찰을 해서 나는 그런 조선어를 썼다, 이런 걸 갖다가 거기에다가 메게 해가지고 창피를 주는 거죠. 창피하게 하고.

☏ 진행자 > 그렇게까지 했어요?

☏ 손희하 > 네, 그리고 선생님이 때려요. 때리는데 정말 얼마나 그날만큼은 선생님이 그렇게 무섭게, 평소에 친절했던 선생님도 그 체벌을 할 때는 무섭게 하고 선생님이 체벌을 하다가 나중에는 동료들 간에 체벌을 시켜요.

☏ 진행자 > 그래요.

☏ 손희하 > 그리고 심지어는 뺨까지 서로 때리게 하고.

☏ 진행자 > 그러면 카드를 많이 모은 학생에게는 상을 줬다면 어떤 식으로 상을 준 거예요?

☏ 손희하 > 실은 체벌을 상으로 주는 경우도 있고요.

☏ 진행자 > 쟤 때려라 이렇게 시키는 거예요?

☏ 손희하 > 예, 때리는 것을 상으로 하는 거예요. 처음에는 아이들이 장난처럼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나중에는 이걸 갖다가 체벌하게 되는데 실은 뺏기고 또 맞는 아이들 간에도 서로 장수 차이에 따라서 장수가 더 많은 아이들이 또 때릴 수가 있게 되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그런 아이들이 없는, 장수가 아주 모자란 애들을, 그 애들은 보복성으로 더 때리고 이렇게까지 한 거죠.

☏ 진행자 > 이런 방식을 일본이 자기네 나라에서도 혹시 썼대요?

☏ 손희하 > 그렇습니다. 일본도 보면 원래 본토가 혼슈잖아요. 혼슈고 그 외에는 대부분 이민족들이었어요. 말하자면 잘 아시지만 오키나와라든지 홋카이도 또는 가라후토 이런 데는 다 이민족들인데 이걸 갖다가 다 자기 일본으로 끌어들였잖아요. 그러면서 이 사람들이 방언을 쓰면 똑같은 일을 한 거예요.

☏ 진행자 > 사투리 못 쓰게.

☏ 손희하 > 그렇죠. 우리한테 하기 전에 이미 거기는 방언을 쓰는 그런 사람, 주민들에게 그런 일을 저질렀어요. 똑같이.

☏ 진행자 > 그러면 일제강점기에 이런 방법을 어떤 특정한 학교, 특정한 지역에서만 쓴 게 아니라 다 쓴 겁니까? 그러면 모든 학교에서.

☏ 손희하 > 제가 기록에는 아직 찾지를 못했어요. 말하자면 무슨 교육령이라든지 지침, 여기에 나와 있는 건 찾지 못했는데 제가 알기로 저희 부모님은 광주 지역에서 학교를 다니셨는데 그런 거라든지 또 강원도 인제에 사시는 분이 그런 증언한 것도 책에서 봤고.

☏ 진행자 > 인제에서도.

☏ 손희하 > 네, 그리고 아마 아실 거예요. 김시종 씨라고 재일한국 시인, 그분 책에도 보면 그런 본인이 겪었던 글이 나와요. 저희 부모님하고 동시대 사람이더라고요. 보니까, 1년 차이인데, 그런 걸로 봐서는 전국적으로 이런 것이 행해졌고 또 방법은 학교마다 조금씩 달랐을 것 같아요. 혹시 그런 것이 조금 다른 방법으로 행해졌던 그런 학교도 있을 수 있을 것 같아요.

☏ 진행자 > 오늘이 광복절이잖아요. 근데 사실 아직도 우리말에 일제 잔재, 일본어들이 많이 스며 있지 않습니까?

☏ 손희하 > 네, 그렇죠.

☏ 진행자 > 예를 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손희하 > 지금 보면 18번, 이런 것 어른들이 많이 쓰고 있잖아요.

☏ 진행자 > 예, 18번 많이 쓰죠. 이것도 일제 잔재입니까?

☏ 손희하 > 이런 것은 실은 가부키 18번에서 나온 거 다 잘 알고 계시잖아요. 예를 들어서 새빨간 거짓말을 한다, 이런 것은 우리말처럼 잘 쓰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거는 일본말로 맛카나 우소라고 그래요. 맛카나 우소는 정말 지금은 새빨간 거짓말로 번역을 해야 더 잘 알 텐데 실은 우리말로 하면 터무니없는 거짓말이에요. 우리가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는 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일본어를 갖다 그대로 하다 보니까 지금은 그게 일본에서 온 것인지도 모르고 자연스럽게 동화가 돼버린 거죠.

☏ 진행자 >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관용 표현이 일본에서 온 거예요?

☏ 손희하 > 그렇죠. 그런 단어들 말고도 우리가 보면은 방송에서 나오는 것도 상당히 프로그램 이름도 그런 게 많거든요.

☏ 진행자 > 갑자기 경계모드가, 어떤 게 있습니까?

☏ 손희하 > 예를 들어서 그것이 알고 싶다, 이 문법을 보세요. 그것이 알고 싶다.

☏ 진행자 > 그것을 알고 싶다가 돼야죠. 원래.

☏ 손희하 > 그렇죠. 알고 싶다 그러면 뭐뭐을, 대상이 와야 되는데 그것이 알고 싶다, 일본어 표현이거든요. 실은 일본에 그런 방송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런 제목을 본 따 온 거죠.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시간이 모자라서 더 듣고 싶은데 아쉽지만 마무리해야 될 것 같네요. 아무튼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교수님.

☏ 손희하 > 네, 감사합니다.

☏ 진행자 > 손희하 전남대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와 함께 했습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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