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용만 "윤 대통령 '매국' 행위에 분노 치민다"
金 "국민 뒷전, 일본 이익만 챙기는 '앞잡이' 노릇
내 큰아버지 김진 광복회 부회장도 등 돌리셨다
지금 정부·여당은 역사 훼손하는 밀정 그 자체"
집권 3년차를 맞은 윤석열 정부, '5년만의 정권교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크고 작은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야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에 남은 3년의 임기는 너무 길다"며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한다. 국민의 반감은 총선 참패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엎친데 덮친격, 최근 대통령의 '일본관(日本觀)'이 정치권의 단두대에 올랐다. 우리 정부가 8·15 광복절을 앞두고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적극 반대하지 않았다는 논란과 최근 김형석 고신대 석좌교수를 신임 독립기념관장으로 임명하면서 불거진 논란이다.
"우리 정부가 국민보다 우리를 식민 지배했던 일본의 이익과 실리를 챙기는 '앞잡이' 노릇을 하고 있다. 우리 역사를, 우리 민족을 팔아먹는 '매국 행위'에 분노가 치민다."
현 정부가 마주한 일련의 사태에 백범(白凡) 김구 선생의 증손자이자 대한민국 22대 국회에 입성한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같이 분개했다.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은 김용만 의원의 생일이지만, 그는 이날 독립기념관을 찾아 시민사회와 함께 정부의 대일 굴종외교를 규탄했다.
평소 말 수가 적다 못해 일면 수줍은 분위기마저 풍기던 그가 이처럼 대노(大怒)한 까닭은 무엇일까. 데일리안은 8·15 광복절을 맞아 김용만 의원이 바라보는 윤석열 정부의 일본관을 인터뷰했다. 다음은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과의 일문일답.
Q. 독립운동가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이자 대한민국 국회의원인 김용만은 집권 3년차의 윤석열 대통령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윤석열 정부 들어 우리 역사는 후퇴도 모자라 말살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후쿠시마 핵폐기 오염수 방류 용인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동의 △뉴라이트 독립기념관장 임명 논란까지 충격적 일들이 끊임없다. 지금 정부와 여당은 역사를 훼손하는 공범이자 밀정 그 자체다. 무도한 정권이다.
정부가 자국민을 위하지 않고 우리를 식민지배했던 일본의 이익과 실리만 챙기는 일본의 '앞잡이' 노릇을 하고 있다. 대일 굴종외교로 우리 국익을 훼손하고 있고, 우리 역사를 우리 민족을 팔아먹는 매국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묵과할 수 없다."
Q. 박근혜 정권 당시 '위안부 강제동원 3자 변제', 이명박 정권 당시 '건국절' 논란이 있었다. 전임 정권과 현 정권을 비교했을 때 어떠한가.
"더 심하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도 언급했던 심각한 대일 문제가 있었지만, 적어도 독립운동정신이나 독립운동계를 직접 건드리진 않았다. 이명박 정권 때는 김능진 독립기념관장이, 박근혜 정권 때는 국민의힘 비례대표를 지낸 윤주경 관장이었다. 두 분 다 독립운동가 후손이었다. 그러니까 지금처럼 정부가 직접 독립운동계를 뒤흔들려고 하는 조직적인 시도는 없었단 얘기다.
지금은 어떠한가. 아예 '뉴라이트' 인사를 대놓고 임명하고, 결국 독립기념관이라는 독립의 상징적인 기관 수장으로 독립운동정신을 부정하는 사람을 올려놓지 않았나. 이 얼마나 무도한가.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했던 제 큰아버지이자 김구 선생의 장손 김진 광복회 부회장도 등을 돌렸다.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이자 그가 '아버님'이라고 호칭하던 이종찬 광복회장마저 윤석열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다."
Q. 민주당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에 반발 차원으로 헌정사상 첫 광복절 행사 '보이콧' 방침까지 밝혔다. 김용만 의원이 원내부대표인 만큼, 당내에서 김 관장에 대한 '탄핵' 논의는 없었나.
"탄핵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는 없지만, 의견 제기는 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형석 관장의 임명 과정에서 평가 절차에 대한 불법성이 확인될 경우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탄핵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차원에서도 김 관장에 대한 현안질의를 준비하고 있다. 한 점의 의혹이라도 확인된다면 국정조사까지 추진할 의지로 꼼꼼히 들여다보고 있다."
Q. 구체적으로 무엇을 들여다 본다는 건가.
"최근 독립기념관이 의원실에 제출한 '독립기념관장 면접심사 평가결과'를 보면 심사자나 심사대상자에서 이상한 점이 몇가지 보였다.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의 구성이 공정했는지도 쟁점 사안이다. 임추위는 독립기념관장 이사회에서 임추위를 구성하고, 임추위가 후보자를 추려 국가보훈부로 추천하면 보훈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다.
임추위는 지난 5월 이사회의 의결로 총 7명을 구성했는데 여기엔 비상임이사 4인, 이사회 추천 외부위원 2인, 내부 대변위원 1인으로 구성토록 의결했다. 그러나 이미 윤석열 정부는 지난 2월 독립기념관 이사에 뉴라이트 본산 격인 박이택 낙성대 경제연구소 소장과 오영섭 전 연세대 이승만연구원 연구교수를 이사로 임명한 바 있다.
즉,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들의 주도로 7인 중 4인을 윤석열 대통령의 입맛대로 구성한 것이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원하는 인사를 독립기념관장으로 추천하는 것이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거라고 보고 있다. 관련 내용을 확인하고자 보훈부와 독립기념관에 자료를 요청했는데 미온적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Q. 구상하는 바람직한 한·일 관계는 어떤 모습인가. 그리고 이를 위해 어떤 의정 활동을 계획하고 있는가.
"독일은 과거 자국 나치의 만행으로 인한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끊임없이 사과하고 있다. 한·일 관계도 그런 방향과 같다. 일본의 진심이 한국에 다가온다면 양국이 함께 상당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거라고 본다.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상이 우리 정부인데 지금의 정부는 노력은커녕 일본에 굴욕적 자세로 우리 것을 다 내어주는 형국이다. 이런 정권이 다시 등장하지 않게 하기 위해, 우리 역사관을 해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는 야당 입장에선 입법 활동 뿐이다. 주어진 권한으로 국민과 동행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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