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시간 필요…때 온다" 김경수 복권에 꿈틀대는 친문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15일자로 복권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비주류로 그간 잠잠하던 친문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친문계 의원모임 ‘민주주의4.0 연구원’은 이달 28일 총회를 열고 비명계 송기헌 의원을 이사장에, 친문계 김영배 의원을 연구원장으로 임명한다. 민주주의4.0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일했던 정태호(일자리수석)·한병도(정무수석)·고민정(대변인) 의원과 한정애(환경부 장관)·황희(문화체육관광부 장관)·권칠승(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의원 등 22명의 현역이 소속돼 있다.
민주주의 4.0 관계자는 “최근 가입을 타진하는 초·재선까지 포함하면 소속 현역의원은 40여명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앞으로 외교·안보, 균형발전 등 다양한 어젠다를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일부 친문계 의원은 독일에 체류 중인 김 전 지사를 만나러 가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김 전 지사를 위로하는 한편 향후 정치 복귀 구상에 대해 들으려는 것 아니겠나”고 했다.
전날 복권 결정 후 김 전 지사는 “우리 사회를 위해 보탬이 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정치 복귀를 시사한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현재 베를린의 한 대학에서 연구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김 전 지사의 귀국 예정 시점은 11월 말이다.
한 친문계 의원은 “김 전 지사가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도입에 따른 노동환경 변화나, 사회변화에 따른 통합·갈등 문제 등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며 “귀국하면 모임을 꾸려 공부를 이어가고 싶어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피선거권이 회복됐지만 2026년 6월 지방선거까지 전국단위 선거가 없다 보니 정치 일선에 바로 뛰어들기보다는 내공을 쌓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김 전 지사를 잘 아는 민주당 전직 의원은 “그에겐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때가 올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지사가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그가 관련한 ‘드루킹 댓글 사건’이 선거여론조작 사건이란 점과 관련이 있다. 친명계 인사는 “‘김경수’라고 하면 일반 국민은 드루킹 사건을 떠올릴 것”이라며 “새로운 어젠다로 차근차근 정치 복귀를 타진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봤을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일극체제'로 기운 민주당 상황도 영향을 줬을 수 있다. 친문 세력화를 서둘러 모색할 경우 친명계의 집중 견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가 김 전 지사 복권에 대해 “진심으로 환영한다. 더 큰 역할을 해달라”며 70자짜리 짧은 메시지를 낸 점을 두고도 설왕설래 중이다. 비명계 인사는 “경계감을 드러낸 것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다만 친명계 재선 의원은 “김 전 지사도 비주류가 된 친문계와 당장 함께하려고 하겠는가”라며 “오히려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 당내 기류를 살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효성·강보현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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