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용 목사의 스티그마] 만나가 그친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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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대기업 CEO가 "엔비디아(NVIDIA)라는 회사는 2~3년간 적수가 없겠지만 이후에는 무너질 수 있다"고 말해 큰 이슈가 됐다.
그래도 과거 성공한 기업들인 소니(Sony)나 파나소닉(Panasonic), 모토로라(Motorola), 노키아(Nokia) 같은 회사는 적어도 20~30년 시대의 변화를 이끌었다.
그리고 시대와 함께 울고 웃으며 세상 사람들과 같이 이 땅을 기경하기 위해 땀 흘리는 수고와 노력으로 하나님이 원하시는 시대를 개척하고 경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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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대기업 CEO가 “엔비디아(NVIDIA)라는 회사는 2~3년간 적수가 없겠지만 이후에는 무너질 수 있다”고 말해 큰 이슈가 됐다. 엔비디아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혁명적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이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비싸고 가치 있는 회사가 됐다.
그러나 그렇게 대세가 된 엔비디아를 두고 한 CEO는 그 회사 전성기가 2~3년밖에 되지 않을 것으로 예측한 것이다. 그래도 과거 성공한 기업들인 소니(Sony)나 파나소닉(Panasonic), 모토로라(Motorola), 노키아(Nokia) 같은 회사는 적어도 20~30년 시대의 변화를 이끌었다. 급진적인 시대에 기업 수명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짧아지고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회사는 도태되는 현실이 됐다.
이런 시대 속에서 한국교회는 여전히 특별한 존재인 것처럼 생각하며 우물 안 개구리가 돼 가고 있다. 교회 지도자들은 도덕적 불감증에 빠져 자기 잘못은 인식하지 못한 채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태도만 보이고 교회들은 과거 부흥했던 영광에만 취해 여전히 자기들이 대단한 영향력을 가진 것처럼 자아도취에 빠져 있다. 그러나 ‘죽은 교회를 부검하다’라는 책을 쓴 톰 레이너는 교회가 과거에 묶여 현재 소유와 쌓아놓은 창고만 바라보고 있으면 급변하는 세상에서 뒤처지고 존재감도 사라져 사회적 퇴물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한국교회가 반드시 들어야 할 경고다.
한때 세상을 향해 예언자적 메시지를 전했던 교회는 거꾸로 세상으로부터 시대적 경고를 받고 있다. 새로운 시대에 교회가 세상에 어떤 희망의 메시지를 던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이제 그리스도인조차 관심이 없게 됐다.
한국교회가 부흥하던 때에는 십자가만 세워도 사람들이 기도하고 싶어 교회에 모였다. 일제강점기와 보릿고개 시절, 동네 교회들은 가난하고 고통받는 이들에게 콩 한 쪽도 나눠 먹는 공동체적 소망을 주기도 했다. 그 시절의 교회에는 하늘의 만나가 내리던 때였다. 지지리도 못 살던 시대, 아무 기대할 것도 없는 그늘진 땅만 바라보던 그때 교회에서는 하늘을 바라보라 했다. 그곳에서 하나님은 상상할 수 없는 은혜의 만나를 내려 주셔서 한국교회의 부흥과 함께 대한민국의 발전까지 보게 하셨다.
이제 그 만나는 그쳤다. 하늘만 바라봐도 하루를 책임져 주셨던 하나님의 은혜는 그친 것이다. 그런데 40년 광야 후, 가나안 땅을 앞둔 이스라엘 백성도 똑같은 경험을 했다. 하늘만 바라봐도 하나님이 부어 주시던 만나가 약속의 땅 바로 앞에서 그쳐 버린 것이다. 그러나 그때 하나님은 새로운 길을 열어 주신다. “또 그 땅의 소산물을 먹은 다음 날에 만나가 그쳤으니 이스라엘 사람들이 다시는 만나를 얻지 못하였고 그 해에 가나안 땅의 소출을 먹었더라.”(수 5:12)
하나님은 만나를 그치게 하셨지만 ‘가나안 땅의 소출’을 먹게 하셨다. 하늘을 바라보며 은혜만을 받았던 삶에서 이제는 두 손에 흙을 묻히고 온몸에 땀을 흘리며 땅을 기경하고 경작해야만 열매와 소출을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은혜의 방법, 곧 본 회퍼 목사가 말한 ‘값비싼 은혜’의 삶을 살아내는 길을 허락해 주신 것이다.
이처럼 상상할 수 없는 변화가 이뤄지는 시대 속에 교회도 더 이상 하늘만 바라봐선 안 된다. 만나는 그쳤다. 이제 하늘이 아니라 세상의 땅을 바라봐야 한다. 그리고 시대와 함께 울고 웃으며 세상 사람들과 같이 이 땅을 기경하기 위해 땀 흘리는 수고와 노력으로 하나님이 원하시는 시대를 개척하고 경작해야 한다. 그때 교회는 다시 소망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만나가 그쳤다는 것은 이제 진짜 약속의 땅에 왔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 변화의 시대는 하나님이 주신 선물임을 기억하고 기회를 놓치지 않는 한국교회가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김주용 연동교회 목사
△전 미국 시카고 기쁨의교회 담임, 현 연동복지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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