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는 살인자” 전현희 극언, 난장판 된 검사 탄핵 청문회

김판,이종선 2024. 8. 15.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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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 사상 처음 열린 국회의 '검사 탄핵' 청문회가 야당 의원의 '김건희 살인자' 발언으로 난장판이 됐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사건을 담당했던 국민권익위원회 간부 사망 사건을 언급하며 "김건희, 윤석열이 죽인 것"이라고 하자 국민의힘은 "반인륜적 폭언"이라고 반발하며 정면충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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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 소관 아닌 권익위 사건 언급
국힘 “용서할 수 없는 반인륜적 폭언”
대통령실, 민주당 공식적 사과 요구
14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탄핵소추 사건 조사 청문회’에서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권익위원회 간부 사망과 관련한 의사진행발언을 하던 중 고함을 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전 의원 발언에 항의하는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헌정 사상 처음 열린 국회의 ‘검사 탄핵’ 청문회가 야당 의원의 ‘김건희 살인자’ 발언으로 난장판이 됐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사건을 담당했던 국민권익위원회 간부 사망 사건을 언급하며 “김건희, 윤석열이 죽인 것”이라고 하자 국민의힘은 “반인륜적 폭언”이라고 반발하며 정면충돌했다. 대통령실도 민주당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4일 전체회의를 열어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 탄핵소추 사건 조사 청문회’를 진행했다. 탄핵소추 당사자인 김 검사를 비롯해 김 여사와 이원석 검찰총장 등이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주요 증인들은 모두 불출석했다.

‘맹탕 청문회’로 끝나는 듯했던 분위기는 전 의원의 의사진행발언을 시작으로 엉뚱하게 흘러갔다. 문재인정부에서 국민권익위원장을 지낸 전 의원은 법사위 소관이 아닌 권익위 간부 사망 사건을 언급하며 “국회 정무위원장이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라 청문회를 거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사위에서 할 발언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송석준 의원은 전 의원을 향해 “본인은 그분의 죽음에 죄가 없느냐.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전 의원은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밝히자는 것”이라며 “김건희가 살인자다” “김건희, 윤석열이 죽였다”고 소리쳤다. 여야 의원들은 서로 삿대질하며 고함을 쳤고 청문회는 잠시 중단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어 “공직자의 안타까운 죽음을 정쟁으로 이용하려는 무책임하고 무도한 발언”이라며 “정치적 이익 앞에서 고인에 대한 애도와 성찰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잔인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소속 의원 108명 전원 명의로 전 의원의 제명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전 의원에게 응분의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은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 대통령 가족을 향해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내뱉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걸핏하면 국회로 불러 윽박지르고 공무원연금 박탈 발언을 하는 등 공직사회를 압박해 고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다름 아닌 민주당”이라며 “야당이 일말의 책임을 느낀다면 고인의 죽음을 두고 정쟁화하는 것은 당장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

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김 검사가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에게 위증을 교사했다는 의혹을 비롯해 김 여사의 코바나콘텐츠 대기업 협찬 의혹 등을 무혐의 처분한 경위를 따져 물었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민주당을 수사한 죄를 묻는 청문회, 이재명 전 대표를 구하기 위한 방탄 플랜”이라고 맞섰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도 이날 방송장악 관련 2차 청문회를 진행했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직무가 정지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과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부위원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야당 의원들과 설전을 벌였다.

이 위원장은 역사관이 편향됐다는 지적에 대해 “대한민국에서는 모든 사람이 사상의 자유, 생각의 자유가 있다. 여러분들과 같은 생각을 강요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뉴라이트가 개인적으로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공영방송을 장악할 생각도 없고 MBC가 내 생각에 따라 편집을 바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판 이종선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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