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군 진격에 러 벨고로드도 ‘비상사태’ 주민들 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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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서남부 벨고로드주가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에 따라 자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벨고로드는 지난 6일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 이후 쿠르스크주와 함께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접경 지역이다.
러시아가 벨고로드·쿠르스크 등 본토 서남부로 병력을 투입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주둔군 일부를 철수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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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본토 방어 위해 병력 재배치
우크라 “공정한 평화에 동의하라”
러시아 서남부 벨고로드주가 1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에 따라 자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벨고로드는 지난 6일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 이후 쿠르스크주와 함께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접경 지역이다. 점령지를 넓혀가는 우크라이나는 ‘공정한 평화’에 동의하면 본토 공격을 중단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러시아는 빼앗긴 영토를 무력으로 수복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러시아가 벨고로드·쿠르스크 등 본토 서남부로 병력을 투입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주둔군 일부를 철수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뱌체슬라프 글래드코프 벨고로드 주지사는 이날 텔레그램 영상 메시지에서 “지역 상황이 매우 어렵다. 매일 계속되는 우크라이나군의 포격으로 가옥이 파괴됐고 민간인이 다치거나 사망했다”며 “벨고로드 내 모든 지역에 대한 주 차원의 비상사태 선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2022년 2월 개전 이후 2년6개월 만에 처음으로 지난 6일부터 대규모 정규군을 투입해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고 있다. 첫 표적이 된 쿠르스크는 러시아 연방정부 차원의 비상사태가 선포돼 12만1000명의 주민이 대피한 상태다. 우크라이나는 12일부터 쿠르스크 남쪽의 벨고로드로 전선을 확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에서 여러 방면에서 1∼2㎞를 더 진격했고 100명 넘는 러시아 군인을 생포했다고 보고한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총사령관의 영상을 공개했다.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전날에는 러시아 영토 1000㎢ 이상을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AFP통신은 미국 전쟁연구소(ISW) 자료를 인용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내에서 최소 800㎢를 통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서울시(605㎢)의 1.32배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ISW는 러시아가 올해 우크라이나에서 1175㎢의 영토를 빼앗은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적을 격퇴하며 공격 시도를 차단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우크라이나가 점령지를 넓혀가자 쿠르스크 주변의 다른 지역에서도 주민이 달아나는 등 공황 상태가 발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러시아가 본토로 들어온 우크라이나군에 대응하기 위해 점령지에서 일부 병력을 철수시키고 있다”며 “모스크바 정가가 우크라이나의 공격을 받은 뒤 병력 재편에 나선 첫 번째 신호”라고 보도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도 자포리자와 헤르손 등에서 러시아군이 일부 철수해 쿠르스크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본토 공격은 향후 휴전이나 종전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헤오르히 티크히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러시아 영토에는 관심이 없다”며 “러시아가 공정한 평화 회복에 빠르게 동의할수록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본토 공격도 빠르게 끝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민간인과 민간 시설을 공격하는 자들과 무슨 협상을 하겠는가”라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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