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의 100년 산책] 광복은 통일의 완성을 향한 출발이다

2024. 8. 15.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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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79년 전의 광복은 해방과 독립을 성취하였으나, 한 민족국가를 두 정권으로 분열시켰다. 그동안 통일을 위해서 노력을 계속했지만, 현재 상황으로 이어져 왔다.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존할 수 없는 적대 국가로 선언했다. 대한민국은 북한 정권과 더불어 우리 동포를 자유 민주국가로 통일할 수 없음을 확인한 지 오래다. 계속돼온 배신과 전쟁을 체험했기 때문이다.

무엇이 그 원인을 만들었는가. 공산주의 국가의 탄생이다. 마르크스의 경제이론을 레닌이 러시아를 정치화시켰고 스탈린 때에는 그 실세가 세계화되기 시작했다. 6·25전쟁도 그 하나이나, 최근까지 지속해 온 무력 없는 냉전도 그로부터다.

「 해방 얻었으나 분열의 아픔도
휴머니즘 저버린 공산주의 탓
인적 교류 및 문화 동질성으로
협력과 통일의 분위기 조성을

공산주의의 세 가지 원칙과 철학

김지윤 기자

공산주의 국가 정책은 세 가지 원칙과 철학을 방법으로 삼는다. 첫째는 경제문제 해결이 사회문제 해결의 기본이면서 목적이 된다는 사상이다. 둘째는 그 구체적 실현을 위해서는 절대권력이 필수적이다. 셋째는 그 목적을 위해서는 어떤 수단 방법도 혁명과 무력으로 감행할 수 있다는 신념과 철학이다. 그런 목적을 위해 계급투쟁을 선언하면서 자유세계와 대립해 왔다.

100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에 공산주의 자체도 수정되고 자유세계는 더 높은 경제 성장을 성공시켰다. 지금은 북한의 김일성 왕가 정치를 제외하고는 러시아와 중국까지도 좌와 우가 진보와 보수로 체질을 개선해 공존하는 사회로 서서히 변화하고 있다.

21세기를 맞이하면서 선진 국가들은 진보나 보수를 넘어 열린 사회를 지향하는 공존의 정신과 질서로 방향을 바꾼 지 오래다. 이런 역사적 현실에 직면하면서 대한민국은 통일을 위해 무엇을 선택하며 책임져야 하는가. 무엇보다도 소중한 과제는 인간다운 삶과 살고 싶은 조국을 위한 우리들의 정신과 삶의 가치관을 재정립해야 한다.

3000년 이상 지속되어 온 세계역사의 정신과 인간적 가치를 불과 2세기 동안의 일시적인 이데올로기 때문에 포기해서는 안 된다. 경제관이 그렇다. 경제정책에 실패하고 국민 대부분이 가난과 굶주림에 시달리게 되면 다른 모든 것이 헛수고가 된다. 돌로 떡을 만들어서라도 절대 빈곤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러나 경제가 인간을 위한 삶의 전부도 아니고 삶의 궁극적 목표도 못 된다. 정신적 가치의 빈곤은 경제가치를 창출하지 못한다. 인간애의 정신이 배제된다면 경제적 실책과 빈곤은 급속도로 가중될 수 있다. 경제는 빈곤층이 없는 사회육성으로 출발해 더 높은 경제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경제가 정치 제일의 선결과제이기는 해도 정치의 가치는 윤리와 휴머니즘에서만 완성될 수 있다.

인간애 없는 경제가 지닌 문제
뒤따르는 문제도 있었다. 그런 경제이념을 성취하기 위해서 정권 의존 정책을 당연시했다. 정권을 차지하지 못하면 가난과 빈곤을 해결할 주체가 없다고 주장한다. 마르크스의 사상에 레닌과 스탈린의 정권 관념이 정치계를 주관했다. 그 정권은 기존 정권과 싸워서 쟁취해야 한다. 정권투쟁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경제적 계급관념은 정치적 제국주의와 동행하게 되고 권력 지상 관념에 빠지게 된다.

스탈린은 히틀러보다 더 조직적인 독재정치를 했다. 그 결과는 정권 이념이 존속하기 위해서 권위적 상징으로 변했다. 이념을 앞세운 정권은 모든 권위를 독점하는 권력의지를 정당화했다. 그러나 인류의 전통적 가치인 자유와 휴머니즘은 공산주의 정신과 공존을 용납하지 않았다. 민주정치의 등장과 승리가 세계사의 무대를 차지했다. 국민을 위한 정치, 약자를 높여주는 의지, 소외자에 희망을 안겨주려는 민주정치가 공산정권에 우위를 점유하게 되었다. 정치가와 사회복지를 창조해주는 지도자가 존경과 감사의 권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공산정권은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서는 어떤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는다. 투쟁의 대상이 있어야 성장 발전할 수 있다고 믿으며, 우리의 목적이 정당하므로 진실을 거짓으로 바꾸어도 싸워서 이기면 정의가 된다고 주장한다. 전통적인 가치관까지 거부하며 정신적 혁명 없이는 정치 경제적 혁명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진실과 자유를 배제하며 투쟁과 폭력을 성공의 무기로 삼는다.

인류의 절대가치 저버린 북한 정권
북한의 실정이 그렇다. 진실을 폭력으로 소멸시켰다. 후에는 자유와 인간애의 질서와 전통까지 설 자리를 주지 않았다. 진실과 정의, 자유와 인간애의 가치와 질서를 거부 배제하면 남는 것이 없어진다. 악의 수단과 방법이 선한 의지와 역사의 희망까지 상실케 했다. 악을 악으로 갚으면 공멸을 면치 못한다. 대한민국 안에도 역사적 진실까지 왜곡시키려는 좌파 지도자들이 있었을 정도다.

현재의 북한은 민주주의의 정신과 가치를 포기했고 인류의 절대가치인 인간애와 인권의 존엄성까지 저버린 독재정치를 감행하고 있다. 통일을 위한 우리의 과제는 무엇인가. 공산 정치의 폐습을 버리고 자유 민주정치로 환원하며 인류 역사의 정도인 휴머니즘(인간애)의 가치를 지향하도록 이끌어 주어야 한다.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가 균형을 만든다. 가난을 극복하면 자유를 찾게 되고, 교육을 받으면 조화로운 공동체 의식을 찾아 누리게 된다. 남과 북의 동포는 서로의 실상을 비교하면서 인적 교류와 문화의 동질성을 높여야 한다. 객관적 위치에서 경제 교류를 통해 삶의 질이 높아진다면 정치적 협력과 통일도 충분히 가능해진다. 북한 동포를 위하는 정성과 사랑을 증대하는 노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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