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화재 입주민 만난 벤츠코리아 사장 “추가 지원”…주민들 냉담

이지영 2024. 8. 14.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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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사장이 14일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 사고 발생 아파트 입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취재진 앞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사장이 14일 전기차 화재가 발생한 인천 청라 아파트 단지의 입주민을 만나 “이미 지원한 45억으로 충분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인도적 차원의 추가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민들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바이틀 사장은 인천 청라의 한 교회에서 지난 1일 메르세데스-벤츠 EQE 350+ 화재로 피해를 본 인천 청라 입주민을 찾았다. 오후 7시 20분부터 약 2시간 반 이상 입주민 대상으로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화재 사고에 사태 수습과 보상 대책 등의 논의가 오갔다.

바이틀 사장은 “(화재 발생 아파트) 주민분들이 이런 상황에 처한 것이 유감이고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 자리에서 주민분들의 말씀을 듣고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들었다”고 했다.

EQE 등 벤츠 전기차 리콜 가능성에 대해서는 “벤츠코리아의 우선순위는 안전”이라며 “안전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집중하고 있다. 화재의 근본적인 원인을 밝히고 결과에 기반해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간담회는 주민들의 질문과 벤츠 임원진의 답변이 계속되면서 3시간 동안 진행됐다.

피해 주민들은 앞서 벤츠코리아가 인도적 차원에서 45억원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과 관련해 산정 근거를 알 수 없는 데다 피해 복구에 턱없이 부족한 규모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주민은 “벤츠 한대로 1581세대의 일상이 망가졌고 계속해 2차 피해를 보고 있다”며 “(사장은) 꼭 망가진 현장에 가봐야 한다”고 호소했다.

간담회를 주선한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은 “주민들의 불만 지점은 벤츠코리아의 무책임한 태도”라며 “화재 이후 즉각 주민을 만나 지원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채 뒤늦게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고는 벤츠 차량 배터리가 있는 차량 하부에서 연기가 발생하고 1분 후 폭발이 난 것”이라며 “정상적인 주차 상태였다는 점에서 제조물 책임법상 차량 결함이 원인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벤츠코리아가 지원한다는 45억원은 전체 피해 수준을 봤을 때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주민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지난해 벤츠코리아의 한국 매출이 8조원, 영업이익은 2000억원대를 훨씬 넘는데 벤츠는 이에 걸맞지 않은 무책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화재는 지난 1일 오전 인천시 서구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있던 벤츠 전기차에서 발생했다.

이 불로 주민 등 23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차량 87대가 불에 타고 783대가 그을렸다. 또 지하 설비와 배관 등이 녹아 정전과 단수가 이어졌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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