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사태, 자본 시장까지 번진다
SK스퀘어 자회사 11번가는 올 초 씨티증권글로벌과 삼정KPMG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11번가는 이번 사태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매각 작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자본 시장 시선이다. 투자자들이 이커머스 시장 자체에 지갑 열기를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돼 원매자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최근 신선식품 배송 전문 업체 오아시스가 인수 후보로 떠올랐지만 인수 방식 등을 두고 입장 차를 보이며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티몬·위메프 사태로 오아시스의 11번가 인수 계획은 완전히 물거품이 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신세계그룹 SSG닷컴도 비슷한 상황이다. SSG닷컴은 지난 2019년과 2022년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블루런벤처스(BRV)캐피탈의 1조원(지분율 30%) 투자를 유치했다. 당시 IPO를 전제로 풋옵션(매도청구권) 조항을 맺었는데 IPO가 무기한 연기돼 문제가 생겼다. 양측은 풋옵션 행사 대신 FI가 보유 중인 SSG닷컴 주식을 제3자에 넘기기로 합의했다. 다만 올해 새로운 투자자를 찾지 못하면 신세계그룹이 이를 되사야 한다. 최근 티메프 사태로 투자자를 찾는 것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IPO 시장도 위기감이 고조된다. 기관뿐 아니라 개인 투자자도 이커머스를 꺼릴 게 분명해 투자 심리가 악화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이커머스 대표 주자 컬리의 IPO 재추진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컬리는 올 1분기 설립 이후 처음으로 영업을 통한 현금 순유입 상태를 만들었는데, 이 역시 정산 시점을 늦춰 이뤄낸 효과라는 의구심을 받고 있다. 컬리는 올해 ‘차등 정산 제도’를 도입했다. 기존에는 매달 매입한 제품의 대금은 다음 달 말일에 일시 지급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매달 11~20일 납품 건은 두 달 뒤 10일까지, 21일 이후 납품 건은 두 달 뒤 20일로 정산 기한을 늦췄다. 티몬·위메프의 긴 정산 시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만큼, 자본 시장에서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창원 기자 choi.changw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72호 (2024.08.14~2024.08.2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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