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칫상 엎은 체육회? "선수단 피로·안전 고려해 축소 진행"

채혜선 2024. 8. 14.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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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2024 파리올림픽 선수단 해단식을 취소한 대한체육회가 귀국 행사를 간소하게 진행한 이유를 14일 밝혔다.

체육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애초 파리 올림픽 선수단 귀국 행사 장소를 ‘인천공항 2터미널 1층 입국장’으로 정해 인천공항 측에 공식으로 협조 공문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기흥 체육회장 등 본부 임원진과 7개 종목 선수단 등 50여명은 지난 13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선수단은 입국장 인근 그레이트홀에서 해단식을 애초 진행할 예정이었는데, 체육회가 선수단 피로 등을 이유로 행사를 입국장에서 간소하게 진행했다. 사전 공지가 없던 일정 변경이었다. 당시 현장에선 해단식을 기다리던 종목 단체 관계자나 선수 가족, 팬 등이 허탈하게 발걸음을 돌리는 일도 있었다고 알려졌다.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서 체육회 측은 장소 변경 사유나 해단식 취소 이유 등에 대한 해명에 나섰다. 체육회 측은 “최근 수년 동안 국제종합경기대회 귀국 행사는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열렸고, 이번에도 동일한 장소에서 진행하고자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인천공항에서 제안한 별도 행사 장소(그레이트홀)는 선수단의 장기간 비행시간, 항공 연착 및 수화물 수취 시간 소요 등으로 인한 선수단의 피로와 행사장소 이동에 따른 혼잡, 안전 등을 고려하여 부득이 애초 계획된 입국장에서 행사를 축소하여 진행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귀국 행사가 축소된 것을 놓고 스포츠계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체육회 간 깊은 갈등이 드러났다고 해석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과 이기흥 회장이 올림픽 전부터 신경전을 벌여와서다. 체육 단체장의 임기 제한을 없앤 체육회 정관 개정 승인 요청을 문체부가 거부하고, 문체부는 체육회를 건너뛰고 종목 단체와 지방 체육회에 예산을 직접 교부하겠다고 밝히면서 양측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기도 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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