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없는 나무늘보 바이러스, 남중미 환자 8000명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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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푸체 바이러스(OROV)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이 바이러스는 나무늘보나 원숭이 등 영장류를 숙주로 서식하는데, 작은 파리나 모기에 의해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OROV의 주요 증상은 발열, 오한, 두통, 근육통, 메스꺼움, 구토 등이다.
갑자기 OROV가 확산된 원인으로는 기후 변화, 도시화 등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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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OV는 지카 바이러스나 뎅기열과 같은 계열의 질환으로, 현재 백신은 없는 상태다. 사람 간 전염은 불가능하다.
OROV는 주로 중남미 지역에서 발생하는데, 올해 확진 사례가 급증했다. 8월 초 기준으로 볼리비아(356건), 브라질(7284건), 콜롬비아(74건), 쿠바(74건), 페루(290건) 등 5개국에서 8078건의 확진 사례가 확인됐다. 지난해(832건)보다 약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유럽으로도 확산됐다. 유럽 질병통제센터(ECDC)는 지난 두 달간, 유럽 지역에서 OROV 확진자가 19명 보고 됐다고 밝혔다. 스페인에서 12건, 이탈리아에서 5건, 독일에서 2건이 확인됐다. 이 중 18건은 확진 전 쿠바를 여행한 이력이 있고, 이탈리아의 1건은 브라질을 여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감염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임페리얼칼리지 런던 면역학 대니 알트만 교수는 "OROV는 잘 알려지지 않은 바이러스고, 진단 능력도 한계가 있어 감염 사례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걱정해야 하는 문제로, 향후 확산을 멈추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했다.
게다가 OROV의 주요 증상은 뎅기열, 지카 바이러스와 비슷해 오진할 가능성도 크다. OROV의 주요 증상은 발열, 오한, 두통, 근육통, 메스꺼움, 구토 등이다. 주로 물린 후 4~8일 뒤 증상이 나타나고, 3~6일간 증상이 지속된다. 대부분 자연스럽게 회복되나, 드물게 뇌수막염, 전신 발진 등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는 바이러스가 신경을 침습해 뇌수막염, 뇌염 등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했다. 이땐 심한 두통, 현기증, 무기력함, 목이 뻣뻣함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미국 뉴욕대 랭곤 메디컬 센터 마르크 지겔 교수는 "증상은 완화되기도 하고, 재발하기도 한다"며 "환자의 약 4%는 발열 증상이 나타난 후에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백신은 없고, 예방은 물론 치료 방법도 없다"고 했다. 지난 7월 25일엔 브라질에서 OROV로 인한 사망자 두 명이 처음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두 명은 기저 질환이 전혀 없었다.
갑자기 OROV가 확산된 원인으로는 기후 변화, 도시화 등이 꼽힌다. 산림 벌채로 바이러스 숙주 동물들의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이를 매개하는 모기 등 곤충이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또 기온 상승으로 모기 개체수와 활동량이 증가했다.
OROV를 예방하려면 중남미, 유럽 등을 여행할 때 모기에게 물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임산부는 전염되면 태아도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CDC는 곤충 기피제 사용, 선풍기 사용, 긴팔·긴바지 착용 등을 권장했다. OROV를 매개하는 작은 파리는 크기가 매우 작아, 모기장은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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