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SNU 학생 엄빠입니다"…'서울대 가족' 스티커에 시끌, 왜
서울대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지급한다는 차량용 스티커를 놓고 온라인상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서울대 가족’ 스티커가 지나친 학벌 지상주의를 보여준다는 비판이 있는가 하면 국내는 물론 외국 대학에서도 흔한 기념품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반박도 존재하는 상황이다.
14일 서울대학교 발전재단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재단은 학부모들에게 ‘SNU(서울대 영문 약자)’ Family 차량 스티커를 발송해주고 있다.
학부모와 자녀의 정보를 입력하면 학교 소식 및 모금사업 안내 등 서비스 및 기념품을 제공받는 형식이다. 지난 1월부터 배부를 시작해 8월 현재까지 약 2100개 세트가 배부됐다고 전해졌다.
이 기념품에는 학부모 차량 스티커가 포함된다. 공지에 포함된 스티커 도안을 보면 ‘프라우드 페어런트’(PROUD PARENT), ‘프라우드 패밀리’(PROUD FAMILY), ‘아임 맘’(I’M MOM), ‘아임 대드’(I’M DAD) 등의 문구와 함께 서울대 로고가 그려져 있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 ‘지나친 학벌 과시’라는 주장이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들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이들은 “자녀가 서울대에 간 거지 부모가 간 게 아닌데 유난스럽다”, “대한민국의 학벌 지상주의를 잘 보여주는 현상같다”라며 꼬집었다.
반면 “대학들이 판매하는 다양한 기념품 중 하나인데 이상하게 생각할 이유가 없다”, “서울대에 갈 만큼 열심히 공부한 자녀 본인만큼 가족도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국내 대학교에서도 비슷한 기념품을 준다. 서울대만 그런 것은 아니다”라는 긍정적인 의견도 나왔다. 실제로 서울대발전재단 측에 따르면 고려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중앙대학교 등의 학교도 소속감 고취 등의 취지로 이런 스티커가 있다.
‘나는 예일대생 사촌입니다’ 美 대학서는 흔해
“외국 대학에서는 이미 비슷한 가족용 기념품이 많이 있는데 한국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문화라 갑론을박이 벌어진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실제로 하버드, 예일 등 미 동부 8개 대학을 일컫는 ‘아이비리그’ 대학들이나 스탠퍼드 대학교 등에서도 학교 기념품 사이트에서 ‘MOM’, ‘DAD’ 등의 단어가 새겨진 기념 티셔츠를 판매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버지와 어머니 뿐만 아니라 할아버지(GRANDPA)와 할머니(GRANDMA)용 기념 티셔츠를 판매하는 학교도 있었다.
심지어 예일대학교의 경우에는 부모와 조부모 뿐만 아니라, 누나(혹은 언니, SISTER) 등 형제자매용, 삼촌(UNCLE)이나 사촌(COUSIN) 등 친척용 기념 티셔츠까지 판매하고 있었다. 우리 말로 표현하자면 ‘나는 예일대생의 사촌입니다’라는 의미의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가 대학교 공식 기념품으로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서울대발전재단 측은 논란이 된 스티커에 대해 “서울대 구성원으로서 소속감을 강화하는 목적으로 만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발전재단 측은 “우월주의 차원이 아니라 학교 구성원과 가족들이 학교에 대해 더 많은 관심과 공동체 의식을 갖고, 이를 통해 기부금 모금 등에도 도움이 될 수 있길 기대하는 취지로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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