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2월 유행' 때보다 환자 더 많다…"병원선 마스크 써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입원 환자가 빠르게 늘면서 올 2월의 겨울 유행 정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병원·요양병원 등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강력하게 권고하는 한편, 다음 주부터 코로나 치료제를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14일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민관협의체 회의를 열고 의료 전문가들과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코로나 입원 환자 수는 7월 이후 매우 빠르게 늘고 있다. 의료기관 220곳(표본 병원)의 코로나 입원 환자는 이달 첫째 주 기준 861명으로 7월 첫째 주(91명)와 비교하면 한 달 만에 약 9배로 뛰었다. 특히 이달 둘째 주 환자 수는 1357명(잠정치)으로 더 늘면서 지난 2월 기록한 올해 유행 정점(875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2022·2023년 여름철 유행세를 고려했을 때, 이러한 상승세가 8월 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환자 증가에 따라 코로나 치료제 사용도 급증하고 있다. 질병청에 따르면 코로나 치료제 사용량은 6월 넷째주 1272명분에서 7월 다섯째주 4만2000명분 이상으로 늘었다. 이는 지난해 여름 사용량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질병청은 빠르게 소진되는 치료제 재고를 고려해 예비비 확보 후 긴급 추가 구매와 공급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추가로 들어오는 치료제 물량은 다음 주부터 순차적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그 다음 주인 이달 넷째 주부터는 전체 약국에 여유 재고까지 공급돼 치료제 투약이 원활히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영미 청장은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치명률을 보이는 걸 감안해 고령층 중심으로 치료제가 쓰일 수 있도록 의료계가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코로나 재유행 조짐에 마스크 착용 지침도 한층 강화된다. 질병청은 현재 호흡기 감염병 증상이 있을 때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의료기관·요양병원 등 감염취약시설에선 종사자·방문자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는 쪽으로 강력히 권고하기로 했다. 착용 의무까진 아니지만 지침 수위가 크게 올라가는 셈이다.
또한 코로나에 감염돼 발열 등 증상이 심한 경우 집에서 쉬고, 직장에서도 이를 배려하도록 권고할 계획이다. 감염 시 위험성이 높은 고위험군엔 실내 다중시설에서 마스크를 쓰고, 밀폐된 실내의 대규모 행사장 등은 피하는 쪽으로 권고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관계부처 합동 회의를 열고 환자 증가에 대비해 의료대응체계도 손보기로 했다. 과거 코로나 거점전담병원으로 운영된 공공병원 등을 중심으로 여유 병상을 확보할 예정이다. 또한 중환자 발생 상황에 따라 국립중앙의료원에 공동 대응 상황실을 설치해 중환자 발생 모니터링, 병상 확보·조정 역할을 맡길 계획이다.
질병청은 앞으로도 코로나 유행이 주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영미 청장은 "코로나는 일 년에 한두 번, 여름·겨울에 유행하는 감염병으로 남아있을 것"이라면서 "현재 엔데믹화 되는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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