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과 CJ, 1년 8개월 만에 화해...비비고만두, 로켓배송 된다

오삼권 2024. 8. 14.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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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쿠팡과 CJ제일제당이 1년 8개월 만에 직거래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9월 말까지 햇반·비비고·스팸 등 CJ제일제당의 인기 제품의 로켓배송 판매가 순차적으로 재개된다. 사진 뉴스1

납품 단가 문제로 갈등하던 쿠팡과 CJ제일제당이 1년 8개월만에 화해했다. 14일부터 쿠팡은 CJ제일제당의 비비고만두·김치 등을 로벳배송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내수 부진과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C커머스) 등장에 따른 위기감이 양사의 협력을 가속했단 분석이 나온다.

이날 양사는 햇반·비비고·스팸 등 CJ제일제당 인기 제품을 쿠팡 로켓배송으로 판매한다고 밝혔다. 쿠팡이 CJ제일제당으로부터 제품을 직접 매입해 소비자들에게 파는 방식이다. 비비고 만두·김치, 고메 피자 등 냉동·냉장·신선식품은 이날부터 로켓배송을 시작했고, 햇반·스팸 등 상온 제품의 로켓배송은 다음달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에서 OTT까지 길었던 전선


쿠팡과 CJ제일제당은 지난 2022년 12월 거래를 중단했다. 당시 쿠팡은 “CJ제일제당이 발주 약속 물량보다 물량을 적게 공급했다”고 주장했고, CJ제일제당은 “쿠팡이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의 마진율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CJ제일제당은 쿠팡 대신 네이버·컬리·SSG닷컴·알리익스프레스 등과 협업체계를 구축하며 이커머스 판로를 확대했다. 쿠팡은 햇반 대신 오뚜기밥, 하림 더미식밥 등 대체 상품과 자사 브랜드(PB) 제품 판매를 늘렸다. 두 회사는 택배(CJ대한통운, 쿠팡 로지스틱스), OTT(티빙, 쿠팡 플레이) 등 여러 부문에서 경쟁을 지속해왔다.
차준홍 기자


두 손 맞잡은 배경은?


상황이 달라진 건 올해부터다. 전문가들은 식품업계와 이커머스업계의 수익성이 악화한 것이 이번 거래 재개의 배경이라고 본다. CJ제일제당의 식품사업부문은 올해 2분기 매출 2조7051억원(전년 동기 대비 -1%), 영업이익 1359억원(-4.8%)을 기록했다. 내수 부진에 따른 소비 침체가 원인으로 꼽힌다. 쿠팡도 올해 2분기 34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8분기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추정액(1630억원)이 실적에 반영된 탓이다. 여기에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차이나 커머스의 공세가 시장 경쟁을 심화시킨 것도 영향을 미쳤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CJ는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해 판매 채널 확대가 필요하고 쿠팡은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소비자에게 인기 있는 제품을 확보해야 했다”며 “위기 상황에 서로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했다.
강한승 쿠팡 사장(왼쪽)과 손경식 CJ그룹 회장(오른쪽). 두 사람은 지난 3월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쿠팡플레이가 주최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개막전을 함께 관람했다. 사진 연합뉴스
업계에선 쿠팡이 먼저 손을 내밀어 두 회사의 경영진 간 만남이 성사된 게 결정적인 계기였다고 입을 모은다. 쿠팡은 지난 3월 쿠팡 플레이가 주최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서울 개막전에 CJ 경영진을 초대했고 CJ 측에서 이에 응했다.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경기에서 강한승 쿠팡 대표는 손경식 CJ그룹 회장, 김홍기 CJ 대표, 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 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 등과 나란히 앉아 경기를 관람했고 이후 협력 논의에 훈풍이 불었단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는 거래 재개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지속해서 소통해왔다”며 “지난 3월 야구 경기 관람 이후 논의가 협의가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쿠팡과 CJ제일제당 로고. 사진 각 사
두 회사는 협력을 통해 식품업계와 이커머스업계에서 각각 1위 지위를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소비자 편의를 더 강화하기 위해 쿠팡과 거래를 재개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고객이 우리 제품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온라인 채널을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쿠팡 관계자는 “고객이 더 다양하고 좋은 품질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소통과 협업을 이어갈 것”이라며 “당사의 로켓배송 물류 인프라와 CJ제일제당의 상품을 결합해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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