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보복' 막을 휴전 협상에 하마스 불참…바이든 "포기 안 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가자지구 휴전협상이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 여부를 결정하는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 이란 당국자들이 휴전 협상 성사가 보복 공격을 막는 유일한 방법이란 입장을 밝혔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를 염두에 두고 협장 중재에 노력 중이라고 확인했다. 하자민 하마스가 불참 의사를 고수하는 등 휴전 협상의 재개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이란의 고위 당국자 3명을 인용해 15일로 예정된 가자지구 휴전협상만이 하마스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 암살과 관련한 이란의 보복공격을 막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고위 안보 당국자는 로이터에 “가자지구 협상이 실패하거나 이스라엘이 협상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판단될 경우 이란은 레바논의 무장단체 헤즈볼라 등 중동 내 동맹들과 함께 직접 공격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란 당국자들은 이란이 언제까지 가자지구 협상을 지켜볼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고 매체는 전했다.
앞서 미국, 카타르, 이집트는 15일 도하 또는 카이로에서 가자지구 휴전 및 인질석방 협상을 하자고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에 제안했다. 협상에 이스라엘은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했지만, 하마스는 불참 의사를 밝혔다. 이스라엘도 가자와 이집트 국경에 대해 통제권을 추가 조건으로 요구하는 등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휴전 협상이 타결되면 이란이 보복공격을 보류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게 내 예상”이라면서도 “(타결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지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하마스는 잇따라 이스라엘을 공격하며 긴장을 높이고 있다. 이날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북부의 메론 기지와 레바논 내 이스라엘 점령 지역 등을 향해 15기 이상의 로켓을 발사했다. 하마스도 이스라엘 중심 도시 텔아비브에 로켓 공격을 가했다. 그러나 헤즈볼라의 로켓은 벌판, 하마스의 로켓은 해상에 각각 떨어지면서 이스라엘측 피해는 없었다.
미국은 이란을 압박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이날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의 원유 수출을 더욱 죄는 방안을 찾고 있다. 이란은 미국의 경제 재재로 원유수출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제재망을 우회하는 길을 찾아 원유 수출이 꾸준히 늘리고 있다.
이스라엘의 자제도 요구하고 있다. 이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극우 이스라엘 정치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이 동예루살렘 알아크사 사원(이스라엘 명칭 성전산)을 찾아 유대인들의 기도할 권리를 주장하자 “강력하게 반대한다”며 경고했다.
알아크사 사원은 이슬람과 유대교, 기독교의 공동 성지다. 요르단이 관리권을 갖고 있고, 이스라엘은 치안유지 권한을 갖고 있다. 규정상 알아크사 사원에서는 이슬람교도만 기도할 수 있는데, 벤-그비르 장관은 지난 6월 “성전산에서 유대인 기도를 허용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이날도 일종의 도발을 한 것이다.
이날 이란 국영방송 프레스TV는 이스라엘의 텔아비브에 위치한 모사드 관련 건물들이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군이 지하에 설치한 지휘시설도 타격 후보로 꼽혔다. 프레스TV는 지하 시설과 관련해 “U자 모양의 테이블과 평면 TV 스크린이 설치된 회의 장소에서 매주 군 고위급이 모여 비밀 작전을 논의한다”며 정보력을 과시했다.
이스라엘 내부 여론도 강경한 분위기다. 이날 이스라엘에선 국민의 67%는 헤즈볼라에 더 공격적인 접근 방식을 지지하고, 이 가운데 42%는 레바논 인프라 공습도 필요하다고 답했다는 여론조사가 공개됐다.
박현준 기자 park.hyeon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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