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침체 수출로 뚫었다…K-푸드, 2분기도 '好好'(종합)
하이트진로, 마케팅비 상쇄로 영업익 급증
농심 원가부담, 오뚜기·빙그레 광고비 영향 영업익↓
국내 식품기업들이 고물가와 경기 침체 등 악조건을 딛고 올해 2분기에도 비교적 선방한 경영 성적표를 받았다. 연 매출 3조원이 넘는 이른바 '3조 클럽' 중에서는 내수 부진을 해외시장에서 만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제조사도 있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까지 4~6월분 실적을 발표한 주요 식품기업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대체로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괄목할 성장세를 그린 곳은 삼양식품이다. 주력인 불닭볶음면의 인기가 아시아를 넘어 미국, 유럽으로 확산하면서 연결 기준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3.2%나 증가한 89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244억원으로 48.7% 상승했다. 역대 분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최대치다. 특히 2분기 해외 매출로만 3221억원을 올려 처음으로 3000억원을 돌파했다. 회사 전체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78%까지 확대됐다.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101억원, 169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52.6%와 149.6% 늘었다.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도 사상 최대치다. 창사 이래 처음 1000억원을 웃돈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1475억원)을 상반기 만에 이미 넘어섰다.
제과·제빵 업계에서는 오리온의 성적표가 두드러졌다.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법인의 판매 호조로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47% 증가한 1217억원, 매출은 4.38% 상승한 7452억원을 올렸다.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과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8%와 6.5% 늘어난 2468억원과 1조4677억원을 기록하면서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해외 사업을 통해 창출되는 탄탄한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식품 사업 확대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롯데웰푸드도 인도를 비롯한 글로벌 사업 호조와 여름철 빙과 성수기가 맞물리면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3% 오른 633억원을 기록했고, 매출은 1조4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SPC삼립도 2분기 매출은 849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했으나 비용 효율화를 통해 영업이익은 1.89% 상승한 270억원을 올렸다. 빙그레는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시장 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84% 늘어난 4075억원을 기록했으나, 올해 출시 50주년을 맞은 투게더와 바나나맛 우유 등의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은 449억원으로 소폭(2.81%) 감소했다.
식품업계 1위 CJ제일제당은 만두와 김밥 등 K-푸드의 해외 매출 증가와 미래 성장 동력인 바이오 사업의 약진으로 지난해 4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 증가를 이뤄냈다. 자회사 CJ대한통운을 포함한 CJ제일제당의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38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 증가했고, 같은 기간 매출은 7조2387억원으로 0.3% 상승했다.
특히 해외 식품 사업이 유럽과 북미, 오세아니아 등에서 선전하면서 1조3244억원의 매출을 올려 성장세를 이끌었다. 그동안 납품가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쿠팡과 1년 8개월 만에 거래를 재개하기로 하면서 부진했던 국내식품사업에서도 반등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대상도 김치를 비롯한 식품 사업의 수출과 온라인 채널 판매량이 증가하고, 바이오 업황이 개선되면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2.14% 늘어난 44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1조542억원으로 5.02% 상승했다. 이 밖에 동원F&B는 앞서 설비투자를 진행한 참치액, 즉석밥, 펫푸드 등 전략 품목이 안정적인 성장을 기록하면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한 289억원을 올렸고, 매출은 1조615억원으로 소폭(0.9%) 상승했다. 풀무원도 식품서비스유통사업이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미국, 중국 등 해외법인 수익 개선을 통해 2분기 영업이익이 16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6% 상승한 수치다. 매출은 7930억원으로 4.98% 증가했다. 풀무원의 상반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1조5623억원과 325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주류 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가 2분기 영업이익 68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3.1%나 상승한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4월 맥주 신제품 '켈리'를 출시하면서 마케팅 비용을 투입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가 올해 기저효과로 큰 폭의 반등을 이뤄냈다. 매출도 6652억원으로 3.7% 늘었다. 롯데칠성음료는 소주 수출 증가와 지난해 자회사로 편입한 필리핀펩시를 통한 외형 성장으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602억원을 올렸고, 매출은 1조992억원으로 분기 기준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라면 3사 중 농심과 오뚜기는 다소 부진한 결과를 받아들었다. 농심의 2분기 매출은 860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437억원으로 18.6% 줄었다. 매출 원가와 경영 비용 부담 증가에 지난해 신라면, 새우깡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을 인하한 영향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대신 상반기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3.6% 증가했다. 농심 관계자는 "경영환경이 어려웠던 가운데, 수출을 늘리고 판관비(판매비와 관리비)를 절감하는 등 내부적인 노력을 통해 영업이익 감소 폭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오뚜기도 2분기 매출은 85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9%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616억원으로 4.6% 감소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2분기 기준으로 광고비와 수수료 등이 증가함에 따라 영업이익률이 소폭 감소했다"고 전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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