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기시다 누구…고노·이시바·모테기 거론, 가미카와 女총리론도
14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67) 총리가 다음달 예정인 자민당 총재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자, 당내 선거로 선출될 신임 총재가 누가 될 지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내각제인 일본에선 다수당인 자민당 총재가 총리가 된다.
의원들과 당원들의 투표로 결정될 자민당 총재 후보로는 이시바 시게루(石破茂·67) 전 자민당 간사장, 고노 다로(河野太郎·61) 디지털상,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68) 간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젊은 피'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43) 전 환경상을 비롯해 여성 대표주자인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63) 경제안보담당상과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71) 외무상 등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지난달말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여론조사에서 자민당 지지층에 차기 총리감을 묻자 이시바 전 간사장(20%), 고이즈미 전 환경상(18%),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13%), 고노 디지털상(8%), 가미카와 외무상(5%), 모테기 간사장(3%) 순으로 나타났다.
1위에 오른 이시바 전 간사장은 2008년~2020년 동안 4차례에 걸쳐 총재 선거에 출마한 적 있다. 정부에 쓴소리하는 이미지로 대중적인 인기가 높은 편이나, 자민당 내에서 세력을 규합하지 못한다는 약점이 있다.
후보군 중 가장 먼저 출사표를 먼저 던진 건 고노 디지털상이다. 이날 교도통신은 고노 디지털상이 자신이 속한 '아소파' 수장이자 '킹메이커'로 불리는 아소 다로(麻生太郞·83) 부총재에게 경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고노는 정치 명문가 출신의 세습 정치인으로, 부친인 고노 요헤이(河野洋平·87)는 1993년 내각관방장관일 때 일본 정부 최초로 일본군의 위안부 관여를 인정한 '고노 담화'를 발표했다.
모테기 간사장도 최근 각종 행사에 참석해 출마를 위한 물밑 작업을 벌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 모테기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트럼프와 구축했던 개인적 친분을 재현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평했다.
40대 정치인·여성도 주목
자민당의 낡은 이미지를 벗겨줄 '40대 기수론'도 나오고 있다. 한국에서 '펀쿨섹좌'로 불리는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대표적이다. 그는 2019년 유엔 기후변화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 문제를 대할 때는 즐겁고 쿨하고 섹시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 純一郎·82) 전 총리 아들인 그는 아버지에게 50세 전까지는 총재 선거에 나오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그는 최근 이런 소문을 부인하고 "출마는 스스로 결정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그는 '라이드셰어(자가용에 유료로 손님을 태우는 서비스) 공부회'를 조직하면서 당내 세력을 규합했다. 고바야시 다카유키(小林鷹之·49) 전 경제안보담당상도 최근 TV 프로그램에서 "젊은 정치인이 움직이면 큰 의미가 있다"면서 의욕을 내비쳤다.
'첫 여성 총리론'도 나오기 시작했다. 자민당 관계자는 지지통신에 "여성 후보가 나오면 활력 넘치는 정당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가미카와 외무상이 눈에 띈다. 도쿄대를 졸업하고 일본인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 유학한 후 미국 국회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다카이치 경제안보담당상과 노다 세이코(野田聖子·63) 전 총무상 등도 이번 총재 선거에 출마할 법한 여성 후보로 꼽힌다. 두 사람은 2021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기시다 총리와 맞붙었던 적 있다.
다카이치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온 극우 성향 의원이다. 블룸버그는 "다카이치가 뽑히게 되면 한국·중국과 관계가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후원자였던 아베 전 총리의 사망으로 동력을 잃었다는 평도 듣고 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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