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예술가' 뱅크시, 런던 동물벽화 시리즈 마무리…의미는 "자유"
영국 런던 곳곳에 동물 시리즈 작품을 남기고 있는 '얼굴 없는 예술가' 뱅크시의 벽화 연작 활동이 13일(현지시간) 마무리됐다.
뱅크시는 이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마지막 작품인 9번째 벽화를 공개했다. 런던 북부 캠던에 있는 런던 동물원의 셔터에 한 고릴라가 셔터를 들고 다른 동물들의 탈출을 돕는 모습을 그려냈다. 안쪽에선 탈출 차례를 기다리는 듯한 다른 동물들의 시선이 담겨있다.
일각에선 영국 전역에서 퍼진 극우 폭동 속 자유에 관한 성찰이 담긴 게 아니겠냐는 해석이 나왔다. 의사 샤멜라 다네는 AFP통신에 셔터 안쪽 동물들의 조심스러운 시선은 그들이 자유로워지길 원하는지 확신하지 못하는 듯 보이지만 셔터 밖으로 나온 물개와 새들은 자유롭게 떠나고 있다며 "어쩌면 이것은 자유, 그리고 자유에 대한 의구심에 관한 것일 수 있다"고 짚었다.
"나라가 어지러운 가운데 (뱅크시의) 동물 작품들은 많은 사람의 한 주에 긍정적인 기운을 더했다"고 평가도 나온다. 최근 영국에선 어린이 댄스 교실에서 일어난 흉기 난동 사건의 용의자가 시리아 출신 이슬람교도 불법체류자라는 근거 없는 정보가 온라인을 중심으로 퍼져나가면서 폭동이 발생했다.
아직 뱅크시의 별도 설명은 없지만 뱅크시가 직접 세운 작품 보증 회사인 '페스트 컨트롤'은 대중을 응원하려는 단순한 메시지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뱅크시는 지난 5일부터 런던 각지에 동물 벽화를 공개해왔다. 시간순으로▶첫 번째 작품은 런던 남서부 리치먼드의 큐 브릿지 인근 건물 벽에 그려진 염소 ▶두 번째는 첼시의 한 주택 창문에 그려진 코를 맞대고 있는 두 마리의 코끼리 ▶세 번째는 런던 동부 브릭 레인의 다리 위에 그네를 타는 세 마리 원숭이 ▶네 번째는 런던 남부 페컴의 한 건물 위 위성안테나에 늑대 ▶다섯 번째는 월섬스토의 한 피시앤칩스 가게에 물고기를 잡아먹는 펠리컨 두 마리 ▶여섯 번째는클리클우드 에지웨어 로드의 빈 광고판에 기지개를 켜는 고양이 ▶일곱 번째는시티오브런던 러드게이트힐의 경찰 박스에 물고기 떼 ▶여덟 번째는 찰턴의 한 담장에 자동차를 타고 오르는 코뿔소 그림이었다.
뱅크시는 영국 태생이라고만 알려진 얼굴 없는 그라피티 작가다. 1990년부터 활동을 시작하면서 건물 벽 등에 사회 풍자적인 메시지를 담은 그림을 남겨 주목받았다. 특히 밤중에 소수의 팀과 함께 눈에 띄지 않게 작품을 그리곤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기 작품임을 인증해오고 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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