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 침해 논란’ 교원평가 개편…올해도 유예 검토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 중단됐던 교원능력개발평가(교원평가)가 새롭게 개편된다. 교권 침해 논란이 일었던 학생의 서술형 평가는 없어지고 학부모 만족도 조사도 학교평가로 대체된다.
교육부는 14일 다음 달 확정할 교원능력개발평가(이하 교원평가) 개편 시안을 발표했다. 교원평가는 교육 활동 개선, 교원과 학생·학부모 간 소통을 위해 2010년에 도입됐지만, 교권 침해와 학교 현장의 업무 부담 등을 이유로 개선 요구가 지속됐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해 9월 열린 현장 교원과의 대화 자리에서 “서술형 평가는 폐지하고 현장 교원과 함께 교원능력개발평가 전면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성희롱 논란’ 서술형 문항 폐지
새롭게 개편되는 학생 인식도 조사에는 서술형 문항이 없다. 2022년 세종시의 한 고교 3학년 학생이 만족도 조사에 교사에 대한 성희롱성 문구를 올려 논란이 확산한 데다, 국가인권위원회로 지난해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설문 문항도 바뀐다. 기존에는 교원이 제공하는 교육활동에 대해 학생이 느끼는 만족도를 확인하는 수준이었다면, 앞으로는 교원의 교육활동에 대한 학생 인식을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예컨대 ‘선생님은 수업 시간에 활발하게 질의응답을 한다’는 조사 문항을 ‘선생님의 질문으로 수업에 호기심이 커졌다’는 문항으로 바꿔 교원의 교육활동을 통한 학생의 성장 여부를 파악하도록 한다.
학부모 만족도 조사는 폐지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부모들이 교육활동 경험이 많아야 교원평가에 (제대로) 참여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은 학부모가 의무적으로 평가에 임하면서 평가 객관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대신 교육부는 시도교육감 주관으로 현재 학부모들이 시행하는 학교평가 일부 항목을 통해 교사를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교평가 설문 문항을 보면 ‘우리 학교와 선생님은 더 나은 교육과정, 수업, 평가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등의 문항이 포함돼있다.
동료 교원 평가도 방식이 바뀐다. 과거 동료 교원 평가는 교원 간 친소관계에 따라 주관적으로 이뤄졌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앞으로 동료 평가는 교원업적평가로 대체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기존엔 매 연말에 실적 자료만을 중심으로 평가하던 방식이었다”며 “이를 매 학년 초 계획을 수립한 다음 연중 관찰‧확인된 결과를 기재하는 과정평가 방식으로 바꿀 예정”이라고 했다.
새 개편안은 다음 달까지 의견수렴을 거쳐 확정되며 내년 시범운영 등을 거쳐 2026학년도에 학교 현장에 적용될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올해 평가도 유예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김연석 책임교육정책실장은 “교원이 교육전문가로 존중‧대우받고, 자기주도적으로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교원능력개발평가 개편 방안 마련과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민지 기자 choi.minji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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