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3사 합병 불투명…"90% 반대 예상"
[한국경제TV 이서후 기자]
<기자>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의 합병 여부가 오는 16일 최종 결정될 예정입니다.
앞서 셀트리온은 전체 주주들을 대상으로 찬반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반대표가 90%에 이르는 것으로 예상되면서
합병이 사실상 무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오늘 관련 소식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앵커> 이 기자, 일단 엊그제 마감된 설문조사 결과 반대표가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건가요?
<기자> 셀트리온 주주의 90%, 셀트리온제약 주주의 30% 정도가 반대했을 것이라고 업계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3사 합병은 지난 2020년부터 계획되어온 로드맵입니다.
서정진 회장은 3사를 통합한 뒤 홀딩스의 상장도 검토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었습니다.
지난 1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이 마무리됐고, 6개월 후인 현시점에서 셀트리온제약의 합병도 추진하려는 겁니다.
<앵커> 반대표가 훨씬 많다고 예상되는 이유는요?
<기자> 우선 사업 영역이 각각 바이오의약품과 케미컬의약품(합성의약품)으로 다를 뿐 아니라 기업 가치와 실적 차이가 크다는 지적입니다.
단순 계산하면 지난해 셀트리온의 영업이익은 셀트리온제약보다 18배 더 많은 반면, 주가 차이는 전날(13일) 종가 기준 2.48배에 불과합니다.
주가수익비율(PER)도 셀트리온은 80.97배인데 제약은 195.96배에 달하며 다소 고평가 되어있습니다.
양사가 합병하게 될 경우 기대효과도 분명히 있습니다.
먼저 셀트리온의 바이오와 셀트리온제약의 케미컬 사업을 통합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수 있습니다.
또 자본과 시가총액 등 외형을 키울 수 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 때와는 달리 주주의견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을 고려하면
서 회장도 합병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또 증권가에서는 당장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보다는 유럽 제약사 인수합병(M&A)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앵커> 앞서 추진된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통합 효과는 나쁘지 않다고 들었는데요.
<기자> 일단 상반기 실적에 어느정도 반영된 모습인데, 셀트리온은 올 2분기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매출 8천억원을 넘겼습니다
주력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글로벌 시장 매출이 크게 늘어난 영향입니다.
해외 영업, 유통, 판매를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 시너지가 작용한 겁니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합병에는 제조와 판매의 통합 시너지, 재무 투명성, 일원화를 통한 원가 경쟁력 등 장점이 뚜렷했지만,
셀트리온제약과 합병했을 때 실익이 크지 않다는 분석인거죠.
<앵커> 예상대로 반대표가 많아진다면 합병은 불가능한건가요?
<기자> 합병을 위해서는 출석 주주의 의결권 3분의 2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하는데요.
셀트리온의 개인주주 비중은 34.90%로 셀트리온홀딩스 등으로 구성된 최대주주(27.5%)보다 큽니다.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은 주식매수청권을 발동해 회사 측에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일정 가격에 사 줄 것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되면 회사 입장에서는 대규모 자금 유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합병을 강행하기 쉽지 않게 됩니다.
한편, 셀트리온소액주주연대 대표는 한국경제TV와의 통화에서 "설문조사 결과가 조기에 발표되지 못해 불확실성이 커져 주가가 하락했다"며 "이번에 합병이 무산될 경우 더이상 관련 논의는 없어야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서후 기자 after@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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