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민주당 지지율 부진, 일방통행 국회운영이 낳은 결과
총선후 4개월새 민심 변화 촉각
법안 단독처리 강경노선 대전환을
최근 여론조사들에서 나타나는 더불어민주당의 부진한 지지율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NBS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에서 국민의힘 32%, 더불어민주당 24%, 조국혁신당 10%, 개혁신당 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물론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29%, 부정적 평가는 60%로 윤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별반 달라지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전당대회를 진행하고 있는 민주당이 8%P의 큰 차이로 국민의힘에 뒤지고 있는 것은, 조국혁신당이 갖고 가는 지지율을 감안하더라도, 심상치 않아 보인다. 민주당이 기록한 지지율은 올해 들어 실시된 NBS 결과 중 최저치다.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접전 양상을 보이는 조사 결과도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2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38.5%, 민주당은 36.3%로 나타났다. 진보 성향의 야당인 조국혁신당이 9.4%, 보수 성향의 야당인 개혁신당이 4.3%를 갖고 갔음을 고려하면 대체로 보수-진보 진영의 엇비슷한 지지율이 나오는 셈이다. (이상 여론조사들은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최근 여론조사의 결과에서 두 가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 윤 대통령이 대한 민심의 회복은 여전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는 국민의힘이 앞으로의 방향과 노선을 설정하면서 직시해야 할 부분이다. 둘째, 그런 집권세력을 상대로 하는 민주당이 국회에서 공룡 정당이 되었지만, 막상 민주당에 대한 여론 또한 호의적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특히 지난 4월 총선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음을 생각하면 민주당의 지지율 부진 현상은 스스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문제이다. 집권 세력을 심판하고 야당에 역대급 승리를 안겨준 민심이 불과 4개월 만에 변화하는 징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이 그런 변화의 조짐을 낳고 있는 것일까. 22대 국회에서 보여주고 있는 민주당의 일방통행식 국회 운영에 대한 국민의 피로가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한동훈 대표가 공언했던 ‘제3자 추천’ 수정안 제출에 국민의힘은 시간을 끌고 있는가 하면, 야당이 주도한 법안마다 거부권 행사를 반복하는 윤 대통령의 모습도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묻지마 특검’이라는비아냥이 나올 정도로 특검법안을 남발하고, 거부권 행사가 확실한 법안들에 대해 여당과의 협상과 조정의 과정도 없이 번번이 단독 처리하는 야당의 모습은 정치 본연의 역할에서는 손을 놓아버린 것으로 비친다. 어떻게 하면 여권 세력을 압박하고 궁지로 몰아넣을 것인가만 생각하지, 타협과 조정의 리더십을 발휘하여 합리적인 법안을 합의 처리하려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는 것이 민주당의 모습이다. 22대 총선 과정에서 ‘비명횡사, 친명횡재’ 공천을 하면서 민주당의 온건성향 정치인들이 대거 밀려났고, 대신 강성 ‘친명’ 정치인들이 대거 국회에 진출하게 된 결과가 민주당의 강경일변도 노선을 굳혀버린 것이다.
22대 총선에서 역대급 압승을 거두었다고 하지만, 지금 민주당의 모습은 오만에 도취해서 힘을 절제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런 모습의 반복이 국민의 피로를 낳고 지지율의 부진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2026년 6월에는 지방선거, 2027년 3월이면 다시 대통령선거가 있게 된다. 아무리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저조한들, 민주당이 합리와 균형을 잃은 야당의 모습만 보인다면 그때의 결과들이 어떠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여권 세력의 국정 쇄신이 절실한 것 이상으로 민주당이 매달리는 강경 노선의 대전환도 필요하다.
유창선 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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