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이 '자율주행차' AI반도체 이끄는 시대 열린다

문채석 2024. 8. 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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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AI' 똑똑해지는 만큼 고성능 '車 반도체' 수요증가
설계부터 AI기업 테슬라가 이끈 '온디바이스 ADAS'
SoC는 엔비디아·퀄컴 강세…호라이즌·미디어텍 추격

고대역폭메모리(HBM),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메모리반도체가 서버뿐 아니라 자율주행차에 탑재되는 시대가 빠르면 5년 뒤 열릴 것이라는 업계 전망이 나왔다.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함께 탑재되는 HBM으로 서버용 AI 반도체 시장 리더로 떠오른 것처럼 자율차용 HBM 시장에서도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5일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방문해 SK하이닉스 주요 경영진과 HBM 생산 현장을 점검했다.[사진출처=연합뉴스]

14일 강욱성 SK하이닉스 차세대상품기획 담당 부사장은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서울에서 인공지능(AI)반도체포럼이 개최한 '제7회 AI반도체포럼 조찬강연회'에서 향후 HBM과 SSD가 자율차용 주류 메모리반도체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강 부사장에 따르면 현재 완성차 업체의 차량용 D램 반도체 중 저전력 더블데이터레이트(LPDDR) 4가 가장 많이 채택된다. LPDDR5 비중이 커지고 있으며 향후 5년간은 LPDDR이 메인 차량용 D램 칩으로 채택될 전망이다. 낸드플래시 쪽에서는 범용 플래시 저장장치(UFC)가 3~4년 전쯤 도입됐고 1~2년 전부터는 SSD로 넘어갈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3~5년 뒤에는 HBM도 차량용 메모리반도체의 주역으로 떠오를 수 있다. 아직은 완성차 메이커들이 LPDDR 채택을 선호하지만 향후 자율주행 수준이 높아지면 HBM으로 넘어갈 수 있다. 강 부사장은 "HBM이 하이엔드 완성차 중심으로 조금씩 도입되고 있고 아직 주류는 아니다"라며 "주류로 올라서려면 자율주행이 일반화돼야 한다"고 했다.

강욱성 SK하이닉스 차세대상품기획 담당 부사장이 14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서울에서 인공지능(AI)반도체포럼이 개최한 '제7회 AI반도체포럼 조찬강연회'에서 차량용 아키텍처 진화 과정을 설명하면서 제시한 자료.[사진=문채석 기자]

그동안 차량용 반도체는 상대적으로 저성능 칩을 쓴다는 인식이 강했다. 완성차 업체들이 인포테인먼트, 텔레메틱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 3가지 기능을 강화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제조사들에 큰 기회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테슬라가 차량 설계 초기 단계부터 소프트웨어 중심 차(SDV)를 염두에 둔 '구역별(zonal) 아키텍처' 전략을 쓰면서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테슬라식 구역별 아키텍처는 차 1대당 30~100개 전자제어장치(ECU)를 나열하는 구조가 아니라 '중앙 컴퓨터(Central Computer)' 옆에 '구역별(zonal) ECU' 4개를 두르는 방식이다. PC의 중앙처리장치(CPU) 같은 역할을 하는 고용량·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느는 쪽으로 판이 바뀌었다.

테슬라는 사실상 '온디바이스 ADAS'를 구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별도 네트워크 연결 없이 기기가 알아서 AI 모델에 필요한 연산을 수행하는 '온디바이스 AI'처럼 차량이 알아서 ADAS를 구동할 정도로 칩 성능이 높고 똑똑하다는 뜻이다. 이미 5년 전부터 거대언어모델(LLM)을 도입하며 AI를 고도화한 것이 테슬라의 비결이다.

강 부사장은 "LLM 열풍으로 AI가 대중들에게 알려졌지만 진짜 AI 리더는 오토(자동차) 시장"이라며 "서버용 AI가 서버 구동에 쓰인다고 해서 서버 자체가 움직이는 건 아니지만 자동차는 고속 질주하는 물체기 때문에 차량용 반도체 기술적 난이도도 높다"고 했다.

강욱성 SK하이닉스 차세대상품기획 담당 부사장이 14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서울에서 인공지능(AI)반도체포럼이 개최한 '제7회 AI반도체포럼 조찬강연회'에서 HBM을 비롯한 차량용 메모리반도체 동향에 관해 설명하면서 제시한 자료.[사진=문채석 기자]

HBM은 LPDDR보다 비싸고 사업화하기가 더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HBM은 시스템온칩(SoC)에 한 몸처럼 탑재돼야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는 특징이 있다. 서버용 AI 반도체 구조상 엔비디아 GPU(SoC) 옆에 HBM 반도체가 밀착해 있는 것처럼 차량용 AI 반도체도 SoC와의 호환성이 중요하다.

서버용처럼 차량용 AI반도체도 발열과 소비전력 문제를 뛰어넘어야 한다. 차량용 반도체는 안전기준이 서버용보다 훨씬 높다. 강 부사장에 따르면 -45~125도의 온도를 견뎌야 한다.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서버용 AI반도체에서도 안전성을 검증받은 만큼 차량용도 충분히 납품 가능할 것이라고 강 부사장은 낙관했다.

그는 "HBM도 (데이터센터용과 같은) 실리콘으로 만들었고 데이터센터용 HBM 요구 조건이 워낙 까다로운데, (차량용도) 크게 다르지 않다"며 "(차량) 적용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강 부사장은 차량용 SoC 반도체 시장에서도 엔비디아가 절대강자로 군림할 것으로 내다봤다. 차량용 SoC 시장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콕핏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

ADAS에서는 엔비디아가 절대강자고 중국 자율주행 솔루션 기업 호라이즌이 추격 중이다. 콕핏에서는 퀄컴이 1인자다. 대만 팹리스(설계기업) 미디어텍이 따라오고 있다.

그는 "ADAS SoC 시장에서는 전통적 서버 업체와 GPU 기업이 강세를 보이고 콕핏 SoC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업체가 두각을 보인다"고 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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