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바꿨을 뿐인데…하루만에 주가 25% 폭등한 이 회사

이승호 2024. 8. 1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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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커피전문점 기업 스타벅스가 13일(현지시간) 최고경영자(CEO) 교체를 단행했다. 계속된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CEO 교체 소식만으로 스타벅스 주가는 이날 24.5% 급등했다.

지난 2010년 미국 뉴욕 타임스 스퀘어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 앞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이날 미국 패스트푸드 기업인 치폴레 멕시칸 그릴의 브라이언 니콜 CEO를 차기 CEO 겸 이사회 집행의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이후 스타벅스를 이끌어온 랙스먼 내러시먼 CEO는 17개월 만에 수장 자리에서 내려왔다. 신임 CEO의 취임일은 9월 9일로, 그 전까지는 레이첼 루게리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임시 CEO직을 수행한다.

스타벅스는 최근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달 말 발표된 2024회계연도 3분기(4~6월) 매출액은 91억 1390만 달러(약 12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6% 줄었다. 2분기(1~3월) 매출이 4% 감소한 데 이어 두 분기 연속 감소세다. 3분기 영업이익도 1.8% 줄었다. 특히 중국 내 동일 매장 매출은 14% 급감했다.

인플레이션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이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BBC는 “고물가 여파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스타벅스가 고전 중”이라고 전했다.

스타벅스는 13일(현지시간) 랙스먼 내래시먼 최고경영자(CEO)를 경질한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후 ‘친(親)이스라엘’ 기업으로 낙인찍힌 것도 부진에 한몫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게시물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직원 노조를 고소하면서 불매 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다. 친이스라엘 기업인 스타벅스가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이스라엘 정부와 군에 자금을 댄다는 주장이 퍼졌다. 내러시먼 CEO가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중동지역에서의 잘못된 정보가 매출에 영향을 미쳤다”며 불매 운동은 오해로 빚어진 일이라 해명했지만 큰 소용이 없었다.

이런 여파로 내러시먼 CEO 취임 이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6% 상승하는 가운데 스타벅스 주가는 22% 하락했다. 이에 최근 스타벅스 지분을 확보해 온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 등은 스타벅스 이사회에 경영혁신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FT는 “스타벅스 이사회는 엘리엇과 창업자인 하워드 슐츠 전 CEO가 현 경영진의 전략을 공개적으로 비판하자 내러시먼의 경질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브라이언 니콜 신임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 AP=연합뉴스


스타벅스가 새로 데리고 온 ‘구원투수’인 니콜은 타코벨·피자헛 등 미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일한 베테랑 경영자다. 지난 2018년부터 멕시코 음식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치폴레를 이끌고 있다. 그의 CEO 재임 기간 치폴레의 이익은 약 7배, 주가는 약 800% 올랐다. 슐츠 전 CEO는 “브라이언의 리더십에 오랜 기간 감탄해왔다”며 “그가 전환점에 있는 스타벅스에 필요한 리더라고 믿는다”고 평가했다.

시장도 CEO 교체에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이날 나스닥에 상장된 스타벅스 주가는 전날보다 24.5% 급등한 95.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도 214억 달러(29조2100억원) 늘었다. 반면 수장을 뺏긴 치폴레의 주가는 7.5% 하락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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