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 한 꼭지 다루면서... 김형석 입장 전달 치중한 KBS <뉴스9>

박성우 2024. 8. 1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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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기념관장 논란, SBS·MBC 주요 뉴스로 연이어 보도한 것과 확연한 차이

[박성우 기자]

광복절을 앞두고 '뉴라이트' 성향의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광복회를 비롯한 독립선열선양단체들은 김 관장이 사퇴하지 않는다면 정부가 주최하는 광복절 경축식에 불참하고 자체 기념 행사를 열겠다고 선포했고,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새로운미래 등 야 6당 또한 김 관장의 임명을 항의하는 차원에서 정부 주최 광복절 경축식을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79주년 광복절 경축식이 부적절한 독립기념관장 임명으로 인해 파행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지상파 3사 메인 저녁 뉴스의 보도를 살펴보았다.

SBS "김형석, 백선엽·안익태 옹호하는 등 논란 수그러들지 않아"
 12일 SBS <8뉴스>는 <김형석, '역사관 논란' 회견 자청…"마녀사냥" 반발>, <광복회 "임명 철회하라".. 초유의 '반쪽 광복절' 예고>, <"광복에 대한 인식 차이 커"…'반쪽 행사' 가능성은?>등의 제목으로 김형석 관장과 관련한 보도를 첫 번째 꼭지부터 세 번째 꼭지까지 연속 보도했다.
ⓒ SBS
12일 SBS <8뉴스>는 <김형석, '역사관 논란' 회견 자청…"마녀사냥" 반발>, <광복회 "임명 철회하라".. 초유의 '반쪽 광복절' 예고>, <"광복에 대한 인식 차이 커"…'반쪽 행사' 가능성은?> 등의 제목으로 김형석 관장과 관련한 보도를 첫 번째 꼭지부터 세 번째 꼭지까지 연속 보도했다.

SBS <8뉴스>는 김 관장의 해명 기자회견에 대해 "학자적 소신이라며 논란이 될 발언도 이어갔다", "백선엽 장군이 간도특설대 복무 당시 독립군을 토벌했다는 건 검증이 필요하다며 옹호를 이어갔다"라며 비판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또한 김 관장이 '1948년 건국절 제정에 반대한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에 대해 김 관장이 지난해 12월, '1948년 8월 15일 날 정부를 세우게 되는 것이다. 거기서부터 대한민국이 시작된 것이고 그래서 이제 빛을 되찾았다고 해서 광복이라고 부르는 것이다'라고 발언한 것을 인용하며 "지난해 말 보수단체 강연과는 온도 차가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SBS <8뉴스>는 취재 기자와 관련 보도 내용을 짚어보며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1948년 8월 15일이 대한민국의 시작이라는 김 관장의 과거 주장은 일제 식민 지배를 정당화할 수 있다 라는 게 광복회 등의 시각"이라면서 "친일 인명 사전에 오른 백선엽 장군, 그리고 작곡가 안익태 선생 등에 대해서도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발언까지 나오면서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것"이라면서 김 관장에 대한 비판 여론이 나오는 이유를 상세히 설명했다.

SBS <8뉴스>는 13일에도 두 번째 꼭지로 <이종찬 "반대 서신에도 묵살"... 윤 대통령 "국민에 도움 되나">라는 제목의 보도를 이어갔다. 해당 보도는 이종찬 광복회장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김 관장의 임명이 잘못되었다는 서신을 세 차례 보냈으나 묵살당했다는 주장을 실었다.

MBC "이러다가 '독도는 우리땅'도 못할 판"...김형석 임명 강력 비판
 MBC <뉴스데스크>는 12일 클로징 멘트로 "일제강점기 우리의 국적이 일본이었다고 한다면 독립운동은 뭐가 되는 것이며 위안부나 강제징용에 대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요?"라며 "이러다가 독도까지 우리 땅이라고 못 할 판"이라고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인의 국적은 일본이라고 발언한 김 관장을 전면 비판했다.
ⓒ MBC
12일 MBC <뉴스데스크> 또한 SBS <뉴스8>과 마찬가지로 김 관장 관련 보도를 첫 꼭지부터 세 꼭지 연달아 보도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은 주어진 숙명‥사퇴는 없다">라는 제목의 두 번째 꼭지 보도에서 김 관장이 해명 기자회견에서 "간도특설대 장교로 항일 부대를 토벌했던 백선엽 장군이 친일파가 아니란 주장은 굽히지 않았다"라며 "백 장군 스스로 "동포에 총을 겨눈 것은 사실"이었다고 인정했고, 정부가 발간한 친일·반민족행위자에 이름을 올렸지만 본인 부친과의 인연까지 언급하며 애정을 강조했다"고 김 관장을 비판했다.

또한 MBC <뉴스데스크>는 "뉴라이트가 역사기관장 점령했다?"라는 제목의 일곱 번째 꼭지 보도에서 "논란의 중심에 선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외에도, 역사 관련 기관 요직을 뉴라이트 성향 인사들이 독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라며 동북아역사재단, 국사편찬위원회, 한국학중앙연구원 등 3대 역사기관의 기관장이 "모두 학계에서 뉴라이트 성향으로 분류되는 학자들이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이날 클로징 멘트로 "일제강점기 우리의 국적이 일본이었다고 한다면 독립운동은 뭐가 되는 것이며 위안부나 강제징용에 대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요?"라며 "이러다가 독도까지 우리 땅이라고 못 할 판"이라고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인의 국적은 일본이라고 발언한 김 관장을 전면 비판했다.

이어 "또 백범 김구 선생을 테러리스트라고 하는데 그러면 안중근, 윤봉길 의사는 물론 다른 독립운동가들도 테러리스트라는 소리"라며 "그런데 더 놀라운 건 세계사적 관점 운운하며 이런 소리를 하는 이들을 공직에 앉혀 세금으로 월급을 주는 게 다름 아닌 대한민국 정부라는 사실"이라고 정부 또한 책임이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13일 MBC <뉴스데스크>는 첫 꼭지로 <독립기념관장 어떻게 뽑았나... "경영대·미대 교수가 평가">라는 제목의 단독 보도를 배치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김 관장은 독립기념관장 서류심사 결과 평균 79점으로 차점자를 1점 차로 제치고 1위를 했으며, 역사학과 전혀 무관한 사회복지학, 경영학, 미술대학원 교수 등이 김 관장을 심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도광산 이어 이번에도... KBS, 15번째 꼭지로 관련 보도 단 한 차례
 12일 KBS <뉴스9>의 김 관장 관련 보도는 단 한 꼭지로 그마저도 15번째 꼭지로 보도했다.
ⓒ KBS
그렇다면 KBS <뉴스9>은 어땠을까. 12일 KBS <뉴스9>의 김 관장 관련 보도는 단 한 꼭지로 그마저도 15번째 꼭지로 보도했다.

KBS <뉴스9>은 <"독립운동 폄훼 안 해"… 경축식 쪼개지나>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김 관장의 해명 기자회견과 관련한 내용을 보도했다. SBS와 MBC가 김 관장의 해명 기자회견을 보도하며 김 관장의 발언 중 사실관계가 다르거나 과거 발언과 대비되는 내용을 비판한 것과 달리 KBS <뉴스9>은 그러한 지적이 전혀 없었다.

대신 해당 보도는 "뉴라이트가 독립운동가를 폄훼하고 일제 식민 지배를 옹호한다는 의미라면 자신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건국절' 제정에 반대하며 앞으로 정치적 논쟁에는 개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며 김 관장의 해명을 전달하는 데만 그쳤다.

KBS <뉴스9>은 지난 7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일본 사도광산에 대한 보도 또한 다른 지상파 메인 뉴스와 달리 단 한 차례만 보도한 바 있다. 사도광산에서의 조선인 강제노동에 대한 내용 또한 없었다. (관련 기사: "'강제노동' 뺀 사도광산 등재, KBS는 26초만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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