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무부, 구글 안드로이드·크롬·광고 강제 매각 검토"

광고 플랫폼·데이터 공유 방안도 논의
분할하면 1984년 AT&T 이후 최대

미국 법무부가 구글의 검색 시장 독과점을 막기 위해 주요 사업 강제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매각 대상으로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와 웹브라우저 크롬, 광고 플랫폼 애드워즈 등이 유력하게 꼽힌다.

동시에 이보다 수위를 낮춘 제재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사업 매각 대신 애드워즈가 다른 검색엔진에서도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경쟁사와 검색 데이터를 공유하거나 라이선스를 부여하도록 하는 방안 등이다. 이와 함께 구글 웹사이트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인공지능(AI) 개발에 활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미 법무부가 구글 강제 매각에 나설 경우 이는 20여년 전 MS 분할 시도 이후 독과점으로 기업 분할을 추진하는 첫 사례가 된다. 이보다 앞서 미 정부는 1984년 유선전화사업 독점을 이유로 통신사 AT&T를 8개 기업으로 분할하기도 했다.

이러한 매각 검토는 지난 5일 워싱턴D.C. 연방법원으로부터 구글이 스마트폰 웹브라우저에서 자사의 검색 엔진을 기본값으로 설정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한 것을 두고 독점 금지법 위반이라는 판결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미 법무부는 2020년 구글이 미국 검색엔진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제소했다.

소송 과정에서 구글은 애플에 2022년 200억달러(약 27조원)를 지급하는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에 수백억 달러의 자금을 지급하고 자사 애플리케이션(앱)을 기본 검색엔진으로 탑재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토대로 시장의 약 90%를 차지하는 지배력을 유지하고, 막대한 검색 광고 매출을 창출해온 셈이다. 구글 총 수익의 3분의 2는 검색 광고에서 나오는데, 2020년 기준 1000억달러(약 136조원)를 넘겼다.

법원은 법무부가 분할 등 검색 시장 경쟁 회복을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구글은 이에 협조하라고 명령했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에서 구글 알파벳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대 상승 마감했으나, 장 마감 후 시간 외 거래에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