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서 비자발급→14일 대구행…오피셜 눈 앞 디아즈, '팀 홈런 1위' 삼성의 마지막 퍼즐 될까 [대구 현장]

최원영 기자 2024. 8. 14.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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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가 허리 통증으로 장기간 전력에서 이탈한 루벤 카데나스의 대체 외인으로 르윈 디아즈를 영입했다. AFP/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대구, 최원영 기자) 최후의 승부수다.

삼성 라이온즈는 최근 외국인 타자 교체를 결정했다. 르윈 디아즈와 계약에 합의했고, 디아즈는 13일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타선의 마지막 퍼즐이 돼야 한다.

올 시즌 삼성은 외인 타자 데이비드 맥키넌과 새 출발에 나섰다. 맥키넌은 금세 한국 무대에 적응하는 듯했지만 한계를 드러냈다. 선구안, 콘택트 능력 등 장점을 꾸준히 유지하지 못했고, 슬럼프에 빠졌다. 특히 장타력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타자 친화적 구장인 안방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홈런 4개에 그쳤다.

삼성은 장타력 보완을 위해 맥키넌 대신 루벤 카데나스를 영입했다. 지난달 19일 롯데 자이언츠전서 데뷔전을 치른 카데나스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첫 안타와 비거리 140m에 달하는 첫 홈런은 물론 데뷔 3경기 만에 끝내기 홈런까지 때려내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카데나스는 지난달 26일 KT 위즈전에 출전해 타격하다 왼쪽 허리에 통증을 느꼈다. 비극의 서막이었다.

여러 차례 정밀 검진에도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카데나스는 계속해서 통증을 호소했다. 열흘간 결장한 뒤 지난 6일 한화 이글스전서 복귀전을 치렀다. 후반 대타로 출전했으나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 과정에서 또 허리에 불편감을 느끼는 듯한 장면을 연출했다. 이후 중견수 수비에선 용납할 수 없는 '산책 수비'로 실망감을 안겼다. 단타가 2루타로 둔갑했다.

삼성과 카데나스의 동행은 사실상 이날 막을 내렸다. 카데나스는 이튿날인 7일 또다시 허리 통증을 이야기했고, 삼성은 그를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정밀 검진 결과 여전히 아무 이상이 없었지만 훈련조차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또한 카데나스는 심리적으로도 동요하고 있었다.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비난의 메시지가 쏟아져서다.

삼성 라이온즈 루벤 카데나스가 정규시즌 경기에 출전해 타격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절친한 사이인 선발투수 코너 시볼드는 자신의 SNS 계정에 "라이온즈 팬 여러분, 당신들은 카데나스의 뒷이야기를 알지 못한다. (카데나스를 향한) 댓글과 메시지를 봤는데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불쾌하고 참담하다"며 "이런 푸대접이 정말 실망스럽다. 카데나스는 훌륭한 사람이고, 대우받을 자격이 있다. 누구도 이런 대우를 받아선 안 된다"고 작심 발언을 하기도 했다.

삼성이 기약 없는 카데나스의 회복을 기다린다 해도, 어색한 기류를 해결하긴 어려워 보였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왔던 삼성은 곧바로 대체 외인 계약 작업에 착수했다. 앞서 카데나스가 처음으로 허리에 불편감을 느꼈을 때, 이미 미국 독립리그와 멕시칸리그, 일본 독립리그, 대만 리그까지 두루 살펴 후보군을 추려놓은 상태였다. 그중 올해 멕시칸리그에서 뛰고 있던 디아즈를 대체자로 낙점했다.

변수는 '시간'이었다. 디아즈가 포스트시즌 경기에 출전하려면 오는 15일까지 비자 발급 등을 마친 뒤 선수 등록을 완료해야 했다. 삼성은 현재 10개 구단 중 3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적이다. 2위 LG 트윈스와 1.5게임 차로 순위 경쟁 중이다.

등록 기한이 일주일가량 남은 상황에서 모든 절차를 속전속결로 끝내야 했다. 삼성은 총력전 끝에 디아즈 영입에 성공했다. 디아즈는 멕시코 영사관에서 비자를 발급받고 13일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14일 한국 도착 후 대구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실시한다. 결과가 나오면 구단에서도 계약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 타선엔 희소식이다. 올 시즌 사실상 외인 타자의 도움이 없었음에도 팀 홈런 1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총 134개를 빚었다. 2위 NC 다이노스의 127개를 가볍게 제쳤다. 김영웅이 24개, 구자욱과 이성규가 각 20개, 강민호가 16개, 트레이드 이적생 박병호와 이재현이 각 12개를 터트리는 등 국내선수들이 십시일반 힘을 합쳤다.

삼성 라이온즈 외인 타자 루벤 카데나스가 지난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 출전했다가 교체된 후 더그아웃에서 모자를 고쳐 쓰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에서 20홈런 타자가 3명이나 나온 것은 2021년 이후 3년 만이다. 당시 호세 피렐라가 29개, 오재일이 25개, 구자욱이 22개를 때려냈다.

여기에 디아즈가 합류한다. 디아즈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미국 메이저리그(MLB) 마이애미 말린스 소속으로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3시즌 통산 112경기에 출전해 타율 0.181(321타수 58안타) 13홈런 27타점 30득점을 만들었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선 3시즌 동안 56홈런 179타점을 쌓기도 했다. 삼성에서도 빠르게 적응을 마친 뒤 실력을 발휘한다면 타선에 무게감을 실어줄 수 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체격이 좋고 타격도 괜찮더라. 장타력, 콘택트 능력을 모두 갖췄고 수비 실력도 준수해 보였다"며 "거의 한 달 동안 외인 타자 없이 경기를 치렀는데 디아즈가 오면 큰 힘이 될 것 같다. 좋은 결과를 낸다면 팀 사기가 더 오를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도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서로 믿음이 더 커지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디아즈가 건강하게, 꾸준히 활약해 준다면 삼성은 더 큰 꿈을 꿀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AFP/연합뉴스, 삼성 라이온즈​​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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