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尹 광복절 기념사 때, 통일 위한 '국제 플랫폼' 제안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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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스스로 할 일 발굴"
정부 소식통은 13일 중앙일보에 통일 담론과 관련해 "우리 정부의 공식 통일 방안인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의 뼈대를 유지하되 남북 간 교류가 끊긴 현실과 변화한 국제 정세를 반영해 우리 스스로 먼저 할 수 있는 일을 우선 발굴하고자 한다"며 그 예로 "통일을 위한 국제 협력 플랫폼 창설"을 언급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북한의 '적대적 2 국가론'에 굴하지 않고 헌법적 가치에 의해 자유민주적인 통일을 굳건히 추진한다는 의지를 천명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북한 주민의 인권 증진이 곧 민족 구성원 모두의 자유와 인권을 보장하는 길'이라는 원칙과 함께 대한민국 정부가 헌법 정신에 기반해 통일 한반도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 등이 통일 담론에 종합적으로 담길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더해 윤 대통령은 최근 수해가 덮친 북한을 향해 지난 1일 정부 차원의 제안에 이어 인도적 지원 의사를 재차 밝히고, 언제든 대화에 열려있다는 점도 강조할 전망이다. 취임 첫 해 광복절에 발표한 '담대한 구상'을 통해 밝혔던 투트랙 기조의 재확인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새 통일 담론의 방향성과 관련해 "통일이 되려면 북한 체제의 민주화, 주민의 자유 증진 등 내부 변화가 수반돼야 하는데, 핵심은 인권 개선"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또한 북한 문제가 군사적, 정치적 측면에서 이미 국제 문제화된 상황에서 국제사회를 상대로 한반도 통일 필요성과 관련해 지지와 협력을 구하는 작업도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통일부가 최근 국제사회 차원의 통일 관련 의견 수렴 작업에 착수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통일부는 지난달부터 미국, 일본, 독일, 베트남, 영국, 프랑스 등 한반도 관련국과 분단 경험국을 포함해 8개국 국민 약 9000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통일인식조사를 하고 있다. 앞서 통일부는 유엔군사령부와 통일과 관련해 협력할 수 있는 방안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정부는 북한 인권과 관련한 국제사회·민간 협력 플랫폼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이른바 '한국판 홀로코스트 박물관'으로 불리는 국립북한인권센터가 대표적인 예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국립북한인권센터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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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공동체 통일방안 틀 계승"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월 한국을 "제1의 적대국"으로 선포했고, 통일에 대해선 "현실 모순적인 기성개념으로 완전히 지워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선대의 유훈까지 부정하며 통일 개념을 송두리째 폐기하자 정부는 이에 대응해 '통일'과 '민족'을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올해 초부터 꾸준히 자유, 인권, 국제 협력을 강조한 통일관을 시사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지난 3·1절 기념사의 경우 약 30%를 '통일'에 할애했는데 당시 윤 대통령은 "자유와 인권의 보편 가치를 확장하는 것이 바로 통일"이라고 강조했다. "통일은 우리 혼자서 이룰 수 없다. 국제사회와 함께 통일을 이루겠다"면서다. 당시 윤 대통령은 "3·1운동 정신이 '자유 통일'을 통해 완성된다"고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월 제1회 북한 이탈 주민의 날 기념식에선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북한 이탈 주민 여러분"에 이어 "북녘땅의 동포 여러분"까지 청자로 상정하며 "진정한 자유통일"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 인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한반도 평화와 통일 대한민국을 이루는 중요한 토대"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당초 구상했던 '통일 방안'이 아닌 '통일 담론' 발표로 선회한 건 북한을 과도하게 자극하지 않고 남남 갈등의 소지를 최소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한다. '화해·협력→남북 연합→통일 국가'의 3단계로 이뤄진 민족공동체 통일방안(1994년 발표)을 계승하면서도 달라진 국내외 상황을 유연하게 반영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헌법 3조(영토 조항)와 4조(통일 조항)의 정신을 기반으로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이 표방한 '1민족 1국가의 통일국가 실현'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을 계속 추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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