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폭염이 올린 최대전력

손병호 2024. 8. 14.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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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공장 상점 공공시설 등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일정 시간에 가장 많은 전기를 쓸 때의 전력 부하를 최대전력이라 한다.

통상 예비전력은 나라 전체적으로 전기를 덜 쓰는 주말·공휴일에 많고, 새 주가 시작되면 다시 떨어진다.

진짜 그런 때가 오면 챗GPT나 전기차 같이 전기를 많이 쓰는 소프트웨어나 제품은 예비전력이 많은 주말·공휴일에만 사용하고, 충전해야 할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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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호 논설위원


가정 공장 상점 공공시설 등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일정 시간에 가장 많은 전기를 쓸 때의 전력 부하를 최대전력이라 한다. 최대전력은 1987년에 10GW(기가와트)를 돌파했다. 20년 뒤인 2007년엔 58GW로 다섯 배 이상 늘었고, 다시 16년 만인 지난해 100GW를 넘어섰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12일 오후 2∼3시에 최대전력(총수요 기준)이 102.327GW를 기록했다. 이는 기존 최대치인 지난해 8월 7일(100.571GW)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요즘 전력수요 예측 때 중요한 게 날씨 예보다. 폭염으로 냉방기 가동이 늘면서 최대전력도 증가하고 있어서다. 전력거래소는 전력 사용 예상치를 상정하고 예상치를 넘을 경우를 대비해 예비전력을 확보해 두는데, 최근 예상치보다 전력을 더 쓰면서 예비전력 수준이 크게 낮아질 때가 많다. 특히 지난 5일의 예비전력은 9%로 2년 만에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통상 예비전력은 나라 전체적으로 전기를 덜 쓰는 주말·공휴일에 많고, 새 주가 시작되면 다시 떨어진다. 가령 월요일인 5일은 9%였지만 같은 주 토요일(10일)과 일요일(11일) 예비전력은 30~40%였다.

예비전력이 바닥나지 않도록 전력 당국이 늘 신경 쓰지만 데이터센터 증가와 전기차 보급 증가세, 반도체 시설 투자 확대 추세를 감안하면 결코 안심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최근 정부도 2038년까지 태양광·풍력 설비를 현재의 3배로 확대하고 대형 원전을 최대 3기까지 새로 짓는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탈석탄 계획이 없고, 재생에너지 확대도 미흡하다면서 정부 방침을 백지화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전기는 계속 부족해지는데 에너지 철학이 충돌하면서 미래 에너지원 확보도 쉽지 않은 형국이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지난 2월 AI칩 구동과 데이터센터 운영 때문에 향후 전기 부족 사태가 빚어질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진짜 그런 때가 오면 챗GPT나 전기차 같이 전기를 많이 쓰는 소프트웨어나 제품은 예비전력이 많은 주말·공휴일에만 사용하고, 충전해야 할지 모를 일이다.

손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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